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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컴팩트 SUV의 렉서스식 해석, NX 300h


NX는 렉서스에서 최초로 선보인 프리미엄 컴팩트 SUV로, 후발주자인 만큼 렉서스가 2년 여간 시장조사를 하며 야심차게 출시한 모델이다. 그들이 제시하는 컴팩트 SUV에 대한 해석은 어떤 것일지 차가운 눈빛과 두 개의 심장으로 무장한 NX를 시승하며 확인해봤다.

글 / 강현구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XN는 렉서스 고유의 디자인 언어인 L-피네스를 더욱 과감하게 해석했다. 전면은 차세대 렉서스를 상징하는 대형 스핀들 그릴과 어우러져 강인한 인상을 풍긴다. 면의 흐름이 뒤쪽으로 향하면서 덩어리를 응집시켜 놓은 모습은 역동성이 느껴지지만, 곡선과 직선을 너무 남발한 나머지 면이 흐트러져 조잡스러운 느낌을 주기도 한다. 다만 아이덴티티를 형성하기 위해 렉서스의 L자 형상이 가미된 개성 있는 앞 뒤 램프의 생김새는 높게 평가할 만하다.


인테리어는 한결 차분하다. 센터페시아의 튀어나온 형상 등은 외관의 과감하고 스포티한 디자인과 맥락을 같이 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소재들과 어우러져 안정적인 만족감을 선사한다. 품질이 뛰어난 일본차답게 실내 곳곳에 다양한 질감의 소재를 사용해 시각과 촉각을 모두 만족시키고, 탑승자에게 고급차를 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또한, 무선 휴대폰 충전시스템과 콘솔박스 덮개 뒷면에 감춰진 화장 거울 등 사용자를 배려한 센스 있는 편의장비들은 칭찬하고 싶다.


NX의 휠베이스는 2,660mm로 경쟁차종 대비 짧지만 실내는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편안한 자세가 연출되고, 특히 2열의 무릎공간과 시트의 착좌감이 우수하다. 트렁크 적재 공간도 넉넉해서 2열 시트를 접지 않고 골프백 4개를 수납할 수 있어 레저용 차량으로 사용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다음은 본격적인 시승에 나설 차례. 운전석에 앉아 수차례 시동 버튼을 누르기를 반복했다. 그만큼 시동을 걸어도 진동이나 소음을 전혀 느낄 수 없고, 천천히 가속페달에 발을 옮겨놓자 나지막한 소리를 내며 출발한다.

2.5리터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시스템 최고출력 199마력의 첫 느낌은 굼뜨다는 것. 동력계통의 특성상 페달 반응이 즉각적이지 않고 한 템포 늦게 반응하는 편이다. 출력이 부족하게 느껴질 정도는 아니더라도 감속 후 재가속 할 때 약간의 인내심을 요구한다. 화끈한 성능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강렬한 첫인상에 비해 NX 300h는 너무나도 평범한 주행성능을 보여준다. 스티어링의 반응은 SUV답지 않게 꽤나 직관적이며, 크루징 시에는 편안한 승차감과 안정된 시야가 돋보인다.


하이브리드 모델이기 때문에 시승코스에서 연비테스트도 함께 진행했다. 인천 영종도와 송도 구간을 왕복하면서 확인한 연비는 약 16.8km/L로 공인연비 12.6km/L을 훨씬 웃돌았다. 에코 버튼과 EV 모드를 활용했지만 성인 3명이 탑승하고 에어컨을 작동시킨 상태에서 적당한 가속으로 주행한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수치다.


트렌드에 대처하는 렉서스의 자세

하루 동안 NX 300h를 시승하면서 느낀 점은 역시 ‘렉서스답다’는 것이었다. 정숙함과 편안한 승차감, 꼼꼼한 조립 마감과 실내 품질 등, 이러한 요소들로 렉서스는 큰 성공을 거뒀고 2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렉서스다움을 놓치지 않고 있다. 그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너무나도 과감해진 디자인 정도. 마치 데뷔 20년차 유명가수가 어떤 노래를 불러도 대중들의 귓가엔 비슷하게 들리는 것처럼, 렉서스는 그들만의 특색을 고집스럽게 유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과 고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여러 제조사들이 제시한 정답은 디젤 엔진이었다. 그러나 렉서스는 시종일관 하이브리드 엔진으로 대답했고, 결과적으로 그들이 제시한 해답이 결코 오답은 아니었다. 다만 쟁쟁한 경쟁차종들이 포진해 있는 컴팩트 SUV 시장에서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렉서스의 답을 선택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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