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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유럽을 평정한 컴팩트 SUV, 닛산 캐시카이


닛산의 첫 컴팩트 디젤 SUV 캐시카이가 우리나라에 출사표를 던졌다. 국내에는 처음 출시됐지만 이미 2세대로 진화한 모델이다. 7년 전 1세대 캐시카이가 출시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어왔으며, 1세대와 2세대를 합친 누적 판매대수는 이미 200만대를 넘어섰다. 특히 2세대 캐시카이는 2014년 상반기 유럽시장 SUV 판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본거지인 유럽에서 비견되는 차종들은 BMW X1, 벤츠 GLA, 아우디 Q3, 폭스바겐 티구안, 혼다 CR-V, 기아 스포티지, 현대 투싼 등이다. 캐시카이는 뛰어난 연비와 내구성 등을 앞세워 치열한 유럽 시장의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글 / 박혜연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2세대 캐시카이는 1세대보다 낮고 넓고 길어졌으며, 공기저항계수 0.32cd의 날렵한 바디라인을 가졌다. SUV지만 묵직하거나 두툼하기보다는 전체적인 라인이 매끈하다. 여기에 닛산의 차세대 패밀리룩인 V-모션 그릴과 부메랑 형태의 LED 리어램프 등이 더해져 날렵한 인상을 더욱 강조한다. 동급에서 가장 긴 휠베이스 덕분에 옆모습은 꽤나 길어 보이는데, 이는 실내공간을 넓히는 데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실내로 들어서면 일단 높은 시트 포지션과 넓은 시야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계기판 중앙의 5인치 컬러 디스플레이는 직관적인 그래픽으로 각종 차량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며, 캐시카이가 자랑하는 섀시컨트롤 시스템의 작동 상황도 표현된다.


작은 SUV지만 뒷좌석 공간은 결코 좁지 않고, 시트의 착좌감도 불편함이 없다. 또한 뒷좌석을 접어 트렁크 공간을 확장할 수 있으며 2개의 매트를 이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공간을 나눌 수 있어 활용도가 굉장히 뛰어나다.


시승은 고속도로와 굽이진 와인딩 코스에서 진행했다. 시동을 걸자 우려했던 엔진 소음이 거슬리지 않는다. 디젤 엔진임을 감안하면 훌륭한 수준. 스티어링 휠과 시트로부터 전해지는 진동도 상당히 억제되어 있다. 주행 중에도 동승자와 대화하기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외부 소음이 적절하게 차단된다.

캐시카이는 최고출력 131마력, 최대토크 32.6kg.m의 1.6리터 디젤 엔진과 7단 매뉴얼 모드를 지원하는 엑스트로닉 CVT 무단변속기를 탑재했다. 강한 토크가 특징인 디젤 엔진과 내구성이 부족한 무단변속기를 함께 적용하는 것은 드물지만, 이러한 조합을 위해 체인벨트로 내구성을 높이고 기어비를 확장해 마찰 저항을 줄이면서 가속성능도 끌어올렸다. 그에 따라 연비 효율을 10%가량 높이는 효과도 가져왔다.


초반 가속은 다소 무겁고 더딘 편이다. 하지만 최대토크가 낮은 회전수인 1,750prm부터 발휘되기 때문에 일단 속도가 조금이라도 붙고 나면 고속에 이르기까지 금세 탄력을 받아 뻗어나간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가속페달을 깊게 밟자 속도계의 바늘이 가리키는 숫자가 높아져도 몸으로 크게 와 닿지는 않는다. 변속 충격 없는 부드러운 무단변속기의 감각과 정숙성이 더해져 체감상으론 실제 속도와의 괴리감이 상당하다. 캐시카이의 주행은 그만큼 매끄럽고 안정적이다. 고속에서도 수준급의 직진 안전성을 비롯해 흔들림 없는 실력을 보여준다.


다음은 구불구불한 와인딩 코스로 들어섰다. 스티어링 휠을 잡은 손에 힘을 들이지 않고 편안하게 조작해도 원하는 만큼 돌아나간다. 조향감각이 스포츠 세단처럼 민첩하거나 예민한 건 아니지만 SUV로서는 수준급이다. 하체는 무르지 않고 단단한 편으로 노면 상황을 또렷하게 전하면서도 전달되는 강도는 최대한 완화시킨다. 빠른 속도로 과속방지턱을 넘어도 휘청대지 않고 사뿐하게 넘어나가는 거동이 만족스럽다.

캐시카이에는 코너에서 각 바퀴에 실리는 브레이크 압력을 조절해주는 액티브 트레이스 컨트롤, 노면 상태가 고르지 않을 때 차체 상부의 흔들림을 억제해주는 액티브 라이드 컨트롤, 브레이크를 밟을 때 엔진 브레이크가 함께 작동되는 액티브 엔진 브레이크 등으로 구성된 섀시컨트롤이 적용되어 안정적인 주행을 위해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브레이킹 성능. 브레이크의 담력이 초반부터 끝까지 꾸준하고, 울컥하거나 밀리는 현상이 상당히 억제되어 있다. 급제동을 반복해도 네 바퀴가 땅을 움켜쥐는 듯한 실력을 보여준다. 결국 캐시카이의 전반적인 주행성능은 기대했던 예상치를 웃돌았다.


캐시카이의 공인연비는 15.3km/L로, 굳이 연비를 신경 쓰지 않고 도로 흐름에 맞춰 달리면 무난하게 공인연비 정도를 기록한다. 오른발에 힘을 주며 거칠게 달려도 평균연비는 12km/L 이상을 나타냈다. 연비주행에 공을 들인다면 공인연비 이상의 실제 연비를 쉽게 맛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닛산 캐시카이는 국내에 S, SL, 플래티넘 등의 3가지 트림으로 라인업을 구성해 출시됐다. 최상위 모델인 플래티넘에는 7인치 터치스크린, 내비게이션과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운전자 주의 경보, 어라운드 뷰 모니터, 이동 물체 감지 시스템, 인텔리전트 파크 어시스트 등의 호화로운 각종 첨단 장비들이 추가된다. 가격은 S 3,050만원, SL 3,390만원, 플래티넘 3,790만원이다. 어느덧 3천만원대의 가격으로 이 정도 내실 있는 수입 SUV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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