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GTS 모델을 경험한 이후 다시 새로운 GTS 모델을 만나게 됐다. 997에서 991로 진화한 911의 스페셜 버전. 예전과 마찬가지로 카레라 S와 GT3의 간극을 채우기 위해 만들어졌다. 설레는 마음으로 어렴풋한 옛 기억을 되새기며 911 카레라 4 GTS와의 데이트를 시작했다.
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GTS 패키지로 중무장한 이 모델은 기본적으로 카레라 4의 와이드 바디를 갖추고 있다. 카레라 S 대비 더 낮고 넓은 차체로 인해 안정감 있는 밸런스를 선보인다. 공력성능을 위해 디테일도 가다듬어 날렵한 마스크를 가졌으며, 스모크 베젤이 가미된 포르쉐 다이내믹 라이트 시스템 플러스 헤드램프는 마치 서클렌즈를 낀 듯 선명한 눈망울을 비춘다.
펄이 가득한 매력적인 GT 실버 색상과 대비되는 무광 블랙 20인치 터보 S 휠은 은은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휠 안쪽의 붉은색 브레이크 캘리퍼가 포인트 역할을 해준다. 봉긋한 헤드램프를 따라 미끈한 루프를 지나 리어에 접어들면 떡 벌어진 골반처럼 두툼한 펜더를 만나게 된다. 날렵한 디자인의 LED 리어램프와 카레라 4의 상징인 라이트 바, 무광 블랙 앰블럼과 배기 파이프는 GTS 모델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수수한 겉모습과 달리 그 속은 매우 정열적이다. 시승차는 GTS 모델 본래의 블랙 가죽과 알칸타라, 붉은색 스티치 대신 인디비주얼 오더를 통해 화끈한 카레라 레드 색상으로 물들어 있다. 전반적인 실내 재질은 온통 천연가죽과 알칸타라의 향연. 997 시절 다소 복잡하고 정돈되지 않아 보였던 실내가 991에서는 정갈하고 깔끔한 분위기다.
시트에 앉자 부드러운 가죽 질감이 전해진다. 18웨이 전동 어댑티브 시포츠 시트는 열선과 통풍 기능을 갖췄고, 허벅지와 옆구리를 잘 잡아주면서도 굉장히 편안한 느낌이 인상적이다. 모든 게 완벽해 보이지만 수납공간은 꽤나 부족한 편. 도어포켓을 사용해도 틈이 좁아 실용적이진 않다. 하지만 그런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차가 아닌 만큼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911 카레라 4 GTS는 수평대향 6 기통 3.8리터 자연흡기 엔진으로 최고출력 430마력, 최대토크 44.9kg.m를 발휘한다. 이 수치는 지난 세대 GT3에 버금가는 출력이다. 여기에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인 PDK가 결합되어 환상의 궁합을 이룬다. 네 바퀴에 힘을 전달하는 카레라 4 GTS의 0-100km/h 가속시간은 카레라 S 보다 0.1초 빠른 4.0초. 최고속도는 302km/h에 달한다. 복합연비는 8.2km/L이며, 성능 대비 실제 연비는 훌륭한 편이다.
주행을 시작하자 낮고 거친 소리를 내뱉으며 어서 빠르게 달리라고 재촉한다. 스포츠 배기 옵션이 들어가 버튼으로 가변 플랩을 여닫는 조작이 가능하고, 기본적으로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스포츠 배기가 활성화된다. 중저음의 낮은 배기 사운드가 한층 더 증폭되어 카랑카랑한 음색을 들려준다. 가속페달을 밟았다 뗄 경우에는 배기에서 버블음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 소리는 상당히 중독성이 강한 편이다.
스포츠 버튼을 누르고 패들시프트를 조작해 기어 단수를 내리자 180도 돌변하는 카레라 4 GTS. 거친 엔진음과 배기음이 정신없이 뒤섞이면서 아드레날린이 분비되기 시작한다. 회전수는 7천rpm을 넘어서고 기분 좋은 충격과 함께 뒤통수가 헤드레스트에 파묻히며 튀어나간다. 속도계의 바늘이 거침없이 상승곡선을 그려나가며 전방 시야는 점차 좁아진다.
속도를 높일수록 낮아진 전고와 가변 리어스포일러는 에어로 다이내믹 효과를 증폭시키며,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PASM)는 노면 상황을 계속해서 읽어내 안정적인 주행에 일조한다. 전륜 6피스톤, 후륜 4피스톤 브렘보 브레이크의 성능은 가히 일품. 속된말로 발 냄새만 맡아도 제동을 시작하고 반응이 상당히 부드러우면서도 답력이 즉각적이다. 직선 구간을 지나 굽이진 도로가 나타난다. 제동과 동시에 기어단수를 낮추자 PDK가 빠르게 작동하며 레브 매칭을 자연스럽게 이뤄낸다.
전동식 스티어링은 속도에 따라 변하는 무게감과 피드백을 정확하게 전달한다. 네 바퀴 굴림이다보니 코너에서의 한계점은 확실히 카레라 S 보다 높고, 돌아나가는 속도 또한 더 빠르다. 마치 레일 위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돌아나가는 느낌. 와이드 바디와 305mm의 폭넓은 후륜 타이어는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리드미컬한 탈출에 성공한다. 더 빠르고 가혹하게 밀어붙이고 싶지만 공도에서는 한계가 존재한다.
911 라인업에서 GTS는 S와 GT3의 간극을 채우는 모델이지만 그 성능이 공도에서는 차고 넘친다. 외계인을 고문해 만들어낸 기계를 제대로 탐구하기 위해서는 서킷 데이트가 필수. GTS는 일상과 서킷을 아무렇지 않게 넘나들 수 있는 팔방미인이다. 인상적인 부분은 카레라 S를 선택해 GTS급으로 옵션을 추가하다보면 GTS보다 가격이 높아진다는 것. 결국 GTS는 단순한 가지치기 모델이 아닌, 존재 이유가 뚜렷한 가장 매력적인 91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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