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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이왕이면 다홍치마, 폭스바겐 뉴 시로코


폭스바겐 시로코 R-라인 모델을 시승했다. 출시 이후 시간이 꽤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시승하는 내내 많은 이들의 눈길을 받았다. 진한 보라색 시승차의 묘한 분위기 때문인지, 아니면 개성 강한 디자인 탓인지 모르겠지만 신호대기 중에 굳이 창문을 내리고 고개를 돌려 샅샅이 살펴보는 운전자도 있었다.

글 / 박혜연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시로코는 3년 전 국내에 처음 출시됐으며, 지난해에는 새롭게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였다. 전체적인 생김새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디테일을 손봐 인상을 보다 스포티하고 세련되게 바꾼 정도. 신형 바이제논 헤드램프가 장착되고 선명한 인상을 만드는 LED가 주간주행등과 리어램프에 적용됐다. 앞 뒤 범퍼에는 공기배출구 형상의 장식이 포함됐으며, 둥글었던 안개등은 각진 모양으로 바뀌어 보다 역동적인 인상을 만든다. 휠은 18인치로 이전보다 한 치수 줄었지만 차체에 비해 결코 작아보이지 않는다.


엄연한 해치백임에도 불구하고 폭스바겐은 시로코를 스포츠 쿠페라고 소개한다. 골프를 바탕으로 쿠페의 특징을 살짝 가미해 실용성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스타일을 챙겼다. 크게 굴곡진 리어 펜더가 낮고 넓게 자세를 잡아주는 것이 특징. 스타일에 대한 호불호는 갈릴지 몰라도 그만큼 더 개성 있고 특별하다는 건 분명하다.


실내는 6세대 골프와 비슷하지만 뒷좌석에 딱 두 명만 앉을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쿠페 같은 스타일을 위해 2열 공간이 희생됐다. 3스포크 멀티펑션 스포츠 스티어링 휠과 스포츠 기어노브, 스포츠 인스트루먼트 다이얼 등에는 가죽과 메탈 포인트가 들어가 고급스럽고 스포티한 느낌이다. 스포츠 인스트루먼트 다이얼은 1세대 시로코에 대한 오마주로 적용됐다고 한다. 오일 온도계, 크로노미터, 터보 부스트 게이지로 구성돼 있다. 양 옆의 버튼으로 모드를 바꿀 수 있으며 스톱워치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시로코 R-라인 모델에는 골프 GTD와 같은 파워트레인이 들어간다.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8.7kg.m를 발휘하는 2.0 TDI 엔진에 6단 DSG 변속기가 조합된다. 0-100km/h 가속시간은 이전 모델보다 0.4초 빨라진 7.5초를 기록하고, 최고속도 역시 228km/h로 늘어났다.

인스트루먼트 다이얼 덕분에 왠지 스포츠카를 타는 듯한 기분이다. 여기에 조금은 억지스럽지만 그래도 있어서 나쁠 건 없는 사운드 제너레이터가 흥을 돋아준다. 패들시프트를 사용해 변속하다보면 더 신나게 달리라고 부추기는 듯하다.


D 모드에서 급가속 할 때는 반응이 한 박자 늦다. 하지만 S 모드를 쓰면 확연히 달라진다. 부드럽고 빠르게 가속한다. 중저속 구간에서의 가속은 물론, 최대토크가 나오는 영역대가 넓어져서인지 고속에서도 답답하지 않다.

고속주행 시 안정감은 상당히 만족스럽다. 속도를 높일수록 차체가 노면에 낮게 깔리면서 안정적으로 달린다. 강하고 견고한 차체, 탄탄하면서도 융통성 있는 하체는 노면 상황을 고스란히 전달하면서도 차체가 튀지 않게 적절히 조율한다.


서스펜션은 단단한 편이지만 시종일관 딱딱한 건 아니다. 반응할 때는 살짝 부드러워졌다가 버텨야할 때는 탄탄하게 버틴다. 승차감이 편안한 정도는 아니지만 일상 주행이 불편하진 않다. 스포츠 주행만을 위해 세팅된 차가 아닌데도 운전하는 재미는 살렸다.

스티어링 감각은 적당히 묵직하면서 야무지지만 예리함은 조금 부족하다. 브레이크의 성능은 출력과 운동성능 대비 조금은 아쉬운 수준이다.


시로코 R-라인 모델은 개성 강한 디자인과 스포티한 주행 능력을 갖췄지만 효율도 놓지 않았다. 국내 기준 복합연비는 14.8km/L로 준수하다. 실제론 이보다 우수한 연비를 아주 쉽게 경험할 수 있다. 빼어난 스타일과 달리는 재미를 챙기면서 실용성도 포기할 수는 없는 사람에게 적절한 대안이 아닐까.

아쉬운 점이 있다면 현행 모델은 2008년에 출시된 3세대 시로코로, 부분변경을 거치긴 했지만 이미 출시된 지 7년이 지났고 6세대 골프를 기반으로 만든 모델이다. 현재 판매중인 골프는 7세대 모델이며 플랫폼도 다르다. 시로코는 이제 곧 완전변경 모델이 등장할만한 시기. 실제로 2017년에 4세대 신형이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국내 도입 시기까지 감안한다면 4세대 시로코의 등장은 아직 먼 이야기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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