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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서킷을 점령한 AMG, 고성능 프리미엄의 진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는 고성능 라인업이 따로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BMW의 M.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고성능 AMG 라인업을 따로 분리해 메르세데스-AMG라는 서브 브랜드를 만들었고, 이를 기념이라도 하듯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서킷에서 국내 판매되는 AMG 모델들을 총 동원해 AMG 서킷 데이를 진행했다.

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One Man-One Engine

특별한 삼각별의 심장 AMG 엔진은 일반 대규모 생산 라인에서 만들어지지 않고 한 명의 AMG 엔지니어가 한 개의 엔진을 책임지고 제작한다. 엔진 블록의 크랭크샤프트 설치부터 캠샤프트 조립, 케이블 연결, 오일 완충까지 모든 과정이 포함되며, 마지막엔 담당 엔지니어의 이름이 새겨진 엠블럼을 엔진 플레이트에 부착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러한 제작 방식은 AMG가 고집하는 1인 1엔진 철학에 기인한 것이다.


평범한 C클래스들의 우상 – AMG C63 S

A, CLA, GLA의 45 AMG 모델들로 슬라럼 코스를 달리며 몸을 푼 다음 본격적인 서킷 주행을 시작했다. 지난 서울모터쇼에서 마주친 이후 서킷에서 다시 만난 AMG C63의 모습은 가슴을 설레게 했다. 차체는 이전 세대 W204 모델 대비 더 넓고 길어졌으며, 상당한 경량화로 무게를 덜어낸 것이 특징. 전반적인 외관은 일반 C클래스 모델과 비슷하지만 근육질 몸매에 더해진 디테일한 요소들로 차별화를 꽤한다. AMG 레터링이 들어간 라디에이터 그릴과 V8 바이터보 로고가 새겨진 펜더, 쿼드 타입 배기구와 핀 타입의 리어 디퓨저는 단숨에 AMG 모델임을 알아챌 수 있게 한다.


이전의 6.3리터 V8 자연흡기 엔진은 4.0리터 V8 바이터보 엔진으로 다운사이징 됐다. C63 S 모델의 최고출력은 510마력, 최대토크는 71.4kg.m이며 AMG 스피드시프트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결합된다. 0-100km/h 가속시간은 4.0초, 퍼포먼스 패키지가 적용된 최고속도는 290km/h다.


실내로 들어서자 블랙과 레드, 실버의 조합이 화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다이아몬드 패턴의 퍼포먼스 버킷 시트와 알칸타라로 둘러싸인 스티어링 휠, 금속으로 된 부메스터 사운드 시스템의 스피커, 카본 무늬 센터페시아와 중앙에 박힌 AMG의 상징 IWC 시계 등이 인상적이다. 기어레버는 일반 C클래스와 마찬가지로 스티어링 컬럼에 달린 방식이어서 아쉬움을 준다.


이전 세대 모델에서는 퍼포먼스 옵션으로만 주문 가능했던 차동기어 잠금장치 LSD가 이번엔 전 모델에 기본 장착된다. 서킷을 질주하는 AMG C63 S는 이전 세대와 확연하게 달라진 감각을 전한다. 무거웠던 몸놀림이 한층 가볍고 날카로워졌으며, AMG 라이드 컨트롤 스포츠 서스펜션은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각각의 주행 모드에 따라 충실하게 반응한다. 브레이크 또한 AMG다운 강력한 제동력을 꾸준하게 선사하는 실력이 일품. 한정 판매되는 C63 S 에디션 1 모델에는 퍼포먼스 가변 머플러까지 장착되어 거친 소리를 토해내며 질주본능을 일깨운다.


프리미엄 퓨어 스포츠카 – AMG GT S

낮게 깔린 차체, 길게 늘어진 보닛과 짧은 오버행, 롱노즈 숏데크 스타일의 전형적인 스포츠카 형상. 국내 판매 중인 AMG GT S 에디션 1 모델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강한 인상을 연출하는 전면의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은 고성능을 표현하고, LED 인텔리전트 헤드램프를 따라 두툼하게 부풀어 오른 펜더와 카본으로 구성된 루프가 인상적이다. 후면에는 가변식 리어스포일러 대신 우뚝 솟아 있는 고정식 리어스포일러가 귀여운 카리스마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2인승 모델인 AMG GT는 철저하게 스포츠카의 구성을 갖추고 있지만 카본과 가죽으로 뒤섞인 실내는 메르세데스-벤츠 특유의 고급스러움을 발산한다. 낮은 시트 포지션이 인상적이며, 센터페시아와 센터콘솔에는 각종 제어장치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기어레버는 크기가 굉장히 작아서 앙증맞다.


4.0리터 V8 바이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510마력, 최대토크 66.3kg.m를 발휘하며 AMG 스피드시프트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조화를 이룬다. AMG C63 S 모델과 같은 파워트레인을 사용하지만 효율적인 무게배분을 위해 변속기가 후륜 구동축과 함께 결합된 점이 인상적이다. 0-100km/h 가속시간은 단 3.8초, 최고속도는 310km/h에 이른다.


서킷에서 AMG GT S는 모든 잡념을 사라지게 한다. 가속페달에 힘을 더하자 폭발적인 굉음과 함께 노면을 박차고 나간다. 낮은 회전수부터 터지는 강력한 토크와 기분 좋은 변속 충격이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다. 변속과 동시에 폭발하는 배기음은 역시 AMG다운 우렁찬 소리를 퍼트린다.


낮은 무게중심으로 인해 좌우 롤링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커다란 카트를 타고 달리는 기분. 핸들링은 상당히 치밀하고 타이트한 즉각적인 반응을 전달한다.

전후륜 더블위시본 구조의 전자식 서스펜션은 빠르게 노면을 읽어내며 각각의 주행 모드에 따라 부드럽거나 단단하게 댐핑 압력을 조절한다. 전륜 19인치, 후륜 20인치 휠에 장착된 미쉐린 파일럿 슈퍼스포츠 타이어는 노면과 강하게 밀착되어 자세가 흐트러질만한 여지를 쉽게 허락하지 않고, 높은 속도에서도 강력한 제동력을 발휘하는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는 반복된 괴롭힘에도 페이드 현상을 나타내지 않는다. AMG GT S를 타고 달리는 내내 입가엔 미소가 가득할 수밖에 없었다. 빠르고 안정적인 고급스런 퓨어 스포츠카의 느낌이 온 몸에 새겨졌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AMG의 우수한 기술력과 뛰어난 성능을 많은 이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10일이 넘는 기간 동안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AMG 서킷 데이를 진행한다.

지금껏 다양한 차종들이 모여드는 일반적인 트랙 데이에서 AMG 모델의 모습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었다. 뛰어난 출력에도 불구하고 서킷에서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는데, 무거운 중량과 이상적이지 못한 무게 배분 등으로 인해 핸들링을 비롯한 밸런스적인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AMG C63과 AMG GT의 성능을 직접 느껴본 결과, 앞으로는 서킷을 주름잡는 AMG 모델들의 활약을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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