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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완성도 높은 명작, 혼다 뉴 어코드


혼다를 대표하는 중형 세단 어코드. 40년 동안 9세대에 걸쳐 진화를 거듭한 전통을 지녔으며, 탁월한 완성도와 우수한 내구성 등을 인정받아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려왔다. 이번에 시승한 어코드는 9세대의 부분변경 모델. 작지만 큰 변화로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린 모습이다.

글, 사진 / 김상준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혼다의 익사이팅 H 디자인이 반영되어 세부적인 디테일이 달라진 외관은 부분변경 이전 모델과 확연하게 다르다. 특히, 미래지향적인 느낌의 LED 헤드램프와 크롬이 확대된 라디에이터 그릴의 형상은 이전 모델보다 날카롭고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를 선보이는 동시에 고급스러움을 한층 배가시켰다.


LED 라인이 활용된 리어램프와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크롬 라인의 끝이 뾰족하게 다듬어진 후면부도 마찬가지. 작은 디테일 변화로 상당히 다른 이미지를 선사한다. 최근의 일본차들은 공상과학만화에 등장할법한 괴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어코드 부분변경 모델은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에도 잘 부합하는 고급스럽고 세련된 안정적인 이미지를 지녔다. 부분변경 이전 모델과 비교하면 차의 급이 한 단계 높아진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실내는 이전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온통 우드그레인으로 도배되어 고리타분한 느낌이 강했던 이전과 달리, 부분변경 모델은 곳곳에 블랙 하이그로시 소재를 가미해 젊은층에게도 거부감이 덜한 차분하고 안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탁 트인 전면 시야는 쾌적한 주행환경을 조성하고, 센터페시아 상단과 중단의 듀얼 모니터는 화면 하나를 온전히 내비게이션으로 사용할 수 있어 다시 봐도 굉장히 편리하다.


실내에서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은 부분은 여전히 넉넉한 공간. 넓고 푹신한 시트와 부족함 없는 헤드룸 및 레그룸을 갖추고 있어 5인 가족의 패밀리카로도 충분하다. 특히 뒷좌석은 대형 세단 못지않을 정도로 여유롭기 때문에 앞좌석을 원하는 만큼 뒤로 밀어도 뒷좌석 탑승자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작은 아쉬움이라면 코끝을 불편하게 만드는 신차냄새.


3.5리터와 2.4리터 두 가지 배기량의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 라인업을 갖춘 어코드. 시승차는 최고출력 188마력, 최대토크 25.0kg.m의 2.4리터 엔진에 무단변속기 CVT를 탑재한 모델이다. 터보차저 등의 과급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최신의 엔진들에 비하면 배기량 대비 출력은 초라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비즈니스 또는 패밀리 세단의 성격에 맞게 자연흡기 엔진의 매끄러움과 더불어 일상적인 주행에서 부족함 없는 무난한 힘을 발휘한다.


다양한 도로환경에서 달려본 결과, 무난한 출력과 무단변속기의 부드러운 반응으로 딱히 흠잡을 곳 없는 여유롭고 쾌적한 주행감각을 제공한다. 빠른 추월가속이 필요한 순간엔 약간 답답하게 느껴지다가도, 주행을 거듭할수록 느긋한 운전을 즐기게 되는 그런 타입이다. 더 높은 출력을 원한다면 스포츠 세단 못지않은 3.5 모델을 선택하면 된다.

코너에서는 이질감 없이 정직하게 반응하는 스티어링 감각이 인상적이며 무게감도 적당하다. 앞이 무거운 전륜구동 방식의 특성상 코너를 과하게 돌아나갈 경우 언더스티어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우수한 차체 강성과 의외로 끈끈한 서스펜션 덕분에 불안감을 안정감으로 바꾸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


수치상으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없는 차체 강성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전반적인 거동과 승차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눈으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님을 깨닫게 해준다. 다만 제동성능은 일상적인 주행에서 만족스럽다가도 급제동 시에는 예상보다 밀리는 성향이 있다.

공인 복합연비 12.6km/L인 어코드 2.4 모델을 시승하며 에어컨을 상시 작동하고 정체된 도심과 한적한 고속화도로 등 다양한 환경을 주행한 실제 평균연비는 9.4km/L를 기록했다. 덩치 큰 중형 세단임을 감안하면 결코 나쁘지 않은 효율이라 할 수 있다. 연비 좋은 디젤 세단과 비교할 수 없는 정숙성 등을 감안하면 만족도는 더 높아진다.


어코드 2.4 모델의 판매 가격은 10년 전인 2006년에 3,490만원이었고, 2016년 현재 3,540만원이다. 10년 동안 불과 50만원 인상에 그친 것. 반면 국내 모 제조사의 중형 세단 가격은 10년 동안 500만원 가량 인상되어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결국 10년 동안 동결되다시피한 가격 하나만으로도 어코드의 가치는 계속해서 높아진 것이다. 최고수준의 만족도를 자랑하는 애프터서비스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어코드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웰메이드’라 칭하고 싶다. 두터운 화장 같은 화려한 옵션들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것이 아닌, 차의 기본기와 본질에 초점을 맞추고 집중한 흔적이 확연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현재 판매 모델은 완벽한 한글 지원이 가능한 안드로이드 OS 기반의 디스플레이 오디오, 애플 카플레이, 3D 내비게이션, 2열 열선시트, 스마트폰 무선 충전장치 등의 다양한 장비들로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색안경을 끼고 봐도 단점을 찾기 힘든 차가 바로 혼다 어코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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