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SUV 전성시대다. 올해 상반기 전체 신차등록 중 SUV의 비율은 30%에 달한다. 신차 3대 중 1대 꼴로 SUV가 판매되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SUV의 점유율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자 각 브랜드들은 경쟁하듯 새로운 SUV를 선보이고 있다. 푸조 3008 역시 그런 흐름에 맞춰 새로운 완전변경 모델로 등장했다. 도회적인 디자인으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3008을 소개해본다.

3008의 외관은 최근 출시된 신차들 중에서도 유독 눈길을 끄는 디자인으로, 최신 트렌드와 세련미를 접목시켜 완성도를 높였다. 전면은 적재적소에 사용된 LED가 기능과 디자인 모두를 만족시키고, 독특한 형상의 라디에이터 그릴과도 조화롭게 어울린다. 전체적으로 빼어난 조형미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디자인이 멋스럽다.

간결함을 강조해온 기존의 푸조 스타일과는 다르게 측면 휠하우스에 그려 넣은 디테일한 라인은 스포티하면서도 다부진 인상을 자아내며, 투톤으로 처리된 휠은 디자인의 매력을 한층 배가시킨다. 후면 역시 LED 리어램프와 더불어 좌우로 쭉 뻗은 직선을 강조한 라인이 차체를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연출한다.

실내 인테리어는 외관보다 더 파격적이다. 소재의 질감, 버튼류의 형상과 만듦새 등이 미래지향적이고 독특한 느낌을 준다. 다양한 차별화 요소들로 차를 한층 돋보이게 하며 흥미를 유발시킨다. 항공기 조종석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됐다는 운전석 전면은 운전자 방향으로 살짝 틀어져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아울러 전방시야가 탁 트여있어 운전하기가 상당히 편하다.

1~2열 시트 모두 착석감은 탄탄한 편이며, 포근하게 감싸주는 느낌은 없지만 불편한 부분은 없다. 다소 아쉬운 점은 2열 공간으로, 등받이 각도는 알맞지만 무릎공간은 넉넉한 편이 아니어서 성인 남성 3명이 앉기에는 다소 좁은 감이 있다. 그에 반해 트렁크는 공간을 최대치로 창출해낸 덕분에 활용도가 높다. 조수석까지 완전히 접을 수 있다는 점도 3008의 차별화된 장점이다.

시승한 3008 1.6 BlueHDi GT Line 모델의 파워트레인은 1.6리터 4기통 디젤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으로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30.6kg.m를 발휘한다. 특별할 것 없는 제원 수치지만, 일상적인 주행에서 부족함 없는 충분한 성능을 뒷받침한다.

운전자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수동 기반의 MCP 변속기 대신 일반적인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것은 환영할만한 부분. 덕분에 변속충격 없는 부드럽고 매끄러운 변속반응을 제공한다. 연비 또한 다양한 주행환경에서 평균 13~14km/L의 수치로 무난한 수준을 기록했다.

디젤 엔진의 진동은 일반적인 수준보다 정제되어 있고,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도 거슬리지 않는다. 점진적으로 속도를 높여 가속해보면 대부분의 속도 영역에서 안정감이 꽤나 뛰어나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또한, 탄탄한 섀시와 하체를 비롯해 푸조 특유의 쫀득한 핸들링이 조화를 이루며 전체적인 주행감성의 수준이 한층 높아졌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제동 성능은 무난한 수준이며, 고속에서의 급제동 시에도 안정적인 제어능력을 유지한다.

3008을 시승하며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서스펜션 세팅. SUV의 고질적 단점인 좌우 롤링을 최소화해 안정적인 차체 거동을 유지하면서도 노면에서 올라오는 기분 나쁜 충격들을 대부분 유연하게 걸러준다. 승차감과 운동성능을 제대로 양립시킨 3008의 서스펜션 세팅은 아무리 칭찬해도 아깝지 않은 부분이며, 다양한 차종을 시승해본 운전자에겐 더 크게 와 닿을 것이 분명하다.

종합적으로 푸조 3008은 상당히 완성도 높은 SUV임에 틀림없다. 도시적이며 트렌디한 디자인, 푸조 특유의 탄탄한 주행감성, 활용도 높은 적재공간 등, 전체적인 상품성은 경쟁차종들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흠잡을 데가 없다. 겉모습만 그럴듯하고 내실은 실망스러운 그런 종류의 차들과는 태생적으로 다르다고 보면 된다. 성능과 고급스러움을 강화한 2.0 디젤 모델도 있으니, 일취월장한 상품성으로 무장한 3008이 치열한 SUV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이뤄낼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