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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대형트럭 시장 및 업계 동향



지난 수년간 감소 혹은 정체 추세를 보여온 세계 대형트럭(6톤 이상) 수요가 2005년까지 빠르게 증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 침체 속에서 같은 스웨덴 메이커인 볼보와 스카니아가 통합되는 등 그동안 승용차 산업과 유사한 업계재편도 있었으며, 모듈조립을 통한 비용절감 등 자동차산업에 공통된 합리화 경향 역시 관철되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와 볼보 등 대형트럭 메이커들은 수요 확대기를 맞이하여 그동안 추진해 왔던 시장과 생산의 글로벌 통합 작업을 더욱 가속화시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산업 중에서도 대형트럭(차량총중량 ; GVW 6톤 이상) 사업은 높은 부가가치를 낳는 영역으로 알려져 있지만, 산업의 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특히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스웨덴의 두 대형트럭 메이커인 볼보와 스카니아가 99년에 합병하기로 하였다는 점이다. 대형트럭 산업에서도 자동차산업 전반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산업재편과 구조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관측을 불러일으켰는데, EIU는 Motor Business International 1st quater 2000.에서 "A review of developments in the global heavy truck industry"란 제목의 레포트를 발표하였다. 간략히 그 내용을 소개하기로 한다.

경기싸이클이 엇갈리는 신흥시장과 선진시장
전세계의 대형트럭(6톤 이상) 생산 및 수요 규모는 150만대 정도이다. 미국을 포함한 북미 시장이 40~50만대, 서유럽이 30만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시장이 최대 규모인데, 아시아 경제위기 이전인 96년에는 70만대 수준에 달하였으나, 최근에는 40만대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그러나 2004년경에는 다시 70만대 수요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99년은 3대 신흥시장(Emerging Market)인 아시아, 동유럽, 남미의 수요가 모두 최저점에 달한 것으로 기록될 수 있다. 아시아태평양 시장의 경우 95년에 70만 7천대의 판매를 기록한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여왔는데, 특히 98년에는 전년비 29.5%나 줄어든 40만 7천대가 판매되는 데 그쳤다. 여기에 99년에 다시 전년비 1.9%가 감소함으로써 40만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판매실적을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동유럽의 경우도 체제전환에 따른 혼란과 업체들의 자금 부족 등의 영향을 받아 99년에 전년비 9.4%나 감소한 5만 8천대의 대형 트럭이 판매되는 데 머문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95년의 9만 1천대에 비하면 3만 3천대나 줄어든 결과이다. 한편 남미 역시 외환위기의 영향을 받아 99년 수요가 전년비 27.1%나 감소한 6만 3천대를 기록하는 데 머문 것으로 보인다. 이 또한 97년의 8만 9천대에 비하면 2만 6천대나 줄어든 수치이다.

신흥시장의 수요 감소와는 달리 북미와 서유럽 등 선진지역은 수요가 크게 증가하여 명암이 엇갈렸다. NAFTA 3개국 합계로 99년의 대형트럭 수요는 55만 7천대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전년에 비해 16.9%나 늘어난 것이며 96년에 비해서는 17만 2천대나 많은 판매량이다. 장기간 계속 되고 있는 미국 경기 호황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또한 서유럽의 경우도 99년에 30만 9천대가 판매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97년에 비해 6만 4천대나 늘어난 실적이다.
99년에 바닥을 쳤던 3대 신흥시장은 금년부터 수요가 회복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태평양 시장은 2000년에 46만대 수준을 회복하고 이어 2004년에는 70만대를 넘어서서 95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회복의 속도는 국별로 달라서 중국의 대형트럭 수요는 2002년에 이미 과거 수준을 넘어서서 확대 추세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에 일본과 태국은 2005년까지도 과거 수준에 크게 못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인도의 수요가 정체될 것으로 예상되며, 태국, 말레이시아 등은 2005년이 되어야 과거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동유럽도 금년부터 수요가 회복되어 2005년에는 99년의 두 배가 넘는 12만 6천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 체제전환을 비교적 원활하게 추진하고 있는 중부 유럽 국가들의 수요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에 러시아 등은 회복 속도가 빠를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은 세계 최대 대형트럭 공장중 하나인 Kamaz의 리스트럭처링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에 매우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자금과 기술의 부족으로 러시아 업체들의 공급 능력은 회복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한 트럭메이커들은 현재는 사업하기 곤란한 러시아나 중국과 같은 나라에서도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 꾸준히 노력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들에 비하면 부품공급능력까지 갖춘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는 훨씬 사업하기 수월한 지역이다.

신흥시장들과는 달리 선진국 수요는 대체수요 싸이클에 따라 금년부터 당분간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미 수요는 금년에 11.2%나 줄어들고 2002년까지 이러한 감소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3년 이후에 트럭경기 회복이 이루어져도 2005년이나 되어야 50만대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서유럽의 경우도 금년부터 2년간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이후 다시 상승하는 경기 변동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역시 99년 수준에 도달하는 것은 2005년이나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금년부터는 신흥시장의 수요회복과 선진시장의 침체가 엇갈리면서 2000년에는 전세계 대형트럭 수요가 미소하게 감소하고, 내년부터는 신흥시장들의 수요 회복이 본격화되어 판매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수요 추세 속에서도 일본과 일본메이커들의 주요 수출국인 몇몇 아시아 국가들의 시장은 침체가 계속되어 일본업체들의 계속적인 고전이 예상된다. 따라서 대형트럭 산업의 구조재편 논의는 일본업체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1위 다임러크라이슬러에 도전하는 볼보-스카니아 합병
전세계 대형트럭 산업을 업체별 생산 판도를 통해 알아보자. 트럭의 풀 라인 메이커인 1위 업체 다임러크라이슬러는 2위 업체 Navistar의 거의 두 배에 가까운 25만대 수준의 생산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북미, 유럽, 남미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특히 미국에서는 기존 자회사인 Freightliner에 더하여 포드로부터 인수한 대형트럭 부문을 Sterling으로 회사명을 바꾸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선진 시장의 호황에 따라 99년까지 호조를 보였으나, 향후 몇 년간은 선진시장의 침체로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트럭 세계 2위 업체는 Navistar인데, 이는 단일 국가 시장으로는 최대인 미국이 주요 활동지역인 점에 크게 힘입은 것이다. Paccar 역시 주로 북미시장에 기반하고 있지만 최근 Daf를 인수하면서 유럽사업에 진출한 것이 5위로 도약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어느 메이커보다 주목을 끄는 것은 99년 1월의 통합에 따라 세계 3위로 뛰어오른 볼보-스카니아이다. 볼보는 스카니아의 인수로 대형트럭의 생산량이 연간 13만대 수준에 달하게 되었다. 전반적으로 최근에 순위변동이 많았는데, 이는 일본 및 아시아 여러 나라들의 심각한 경기침체로 일본업체들의 순위가 아래로 밀렸기 때문이다. 또한 볼보-스카니아에서 보이듯이 업체간 합병 및 제휴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형트럭산업의 구조조정과 볼보-스카니아 합병
한마디로 대형트럭 산업 역시 공급과잉과 글로벌 경쟁, 각국의 환경규제 강화로 인하여 업체들이 몸살을 앓고 있으며, 이에 따라 승용차 사업과 유사한 업체간 통합과 제휴 협상, 그리고 외주조달(Outsourcing) 확대와 모듈 조립을 통한 비용절감, 배기가스 감소를 위한 기술개발 노력 등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또한 인터넷판매와 홈쇼핑이 확산됨에 따라 6~15톤급의 중형트럭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 차급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볼보는 자동차산업의 환경이 급변하는 데 대응하여 승용차 부문을 포드에 매각하고 대신에 같은 스웨덴 대형트럭 메이커인 스카니아를 인수하여 스웨덴 내에서는 대형트럭 사업의 독점체가 되었다. 그러나 일국에서의 독점 여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유럽의 환경기준이 Euro3에서 Euro4로 강화되는 데 대응해서 두 메이커는 모두 새로운 엔진을 개발해야 했는데, 여기에 소요되는 기술개발 비용을 감당하기 위한 것이 합병의 주요 요인중 하나였다. 과거 사브-스카니아 그룹에서 사브를 89년에 GM에 매각하고 대형트럭 사업만을 수행해온 스카니아 역시 북미와 아시아 사업이 취약하여 글로벌화에 제대로 대응하기 곤란했기 때문에 볼보와의 통합을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두 업체간의 통합에 따라 연구개발과 조달 부문에서의 비용절감이 상당히 진척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메이커가 많은 공을 들여온 캡 디자인 부분은 이제 볼보가 수행하고 약간의 수정만으로 제품차별화를 하여 스카니아 브랜드로 판매할 계획이다. 액슬 사업부문은 이미 볼보가 Meritor라는 전문 액슬 업체에게 매각한 바 있기 때문에 스카니아 역시 아웃소싱할 예정인데, 이렇게 두 업체는 외주조달 확대를 통하여 비용절감을 더욱 가속화할 예정이다. 문제는 유럽과 남미 사업에서 두 업체들의 시장이 겹친다는 것인데, 이 부분에서 두 메이커는 당분간 독립 브랜드를 유지하며 기존의 판매체제도 그대로 운영하기로 했다. 다만 두 업체는 A/S와 A/S용 부품판매에서는 긴밀한 통합 과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제품라인업 역시 두 업체가 모두 15톤 이상으로 특화되어 있어서 중형트럭 부문이 취약한데, 이 약점은 볼보가 미쓰비시와 제휴하여 돌파해 나간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의미와 시사점
대형트럭 사업 역시 많은 자본이 소요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 효과가 작용한다. 그러나 대형트럭 시장은 그동안 국별, 지역별로 많이 세분화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규모의 경제 효과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쳐온 것은 아니었다. 이는 각국이 대형트럭 산업을 군수산업과 연관된 국가 기간 산업으로 여기고 보호, 육성해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국별로 운송사업과 트럭 사양에 대한 규정 등이 달랐던 것도 일정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대형트럭 산업에 대한 국별 규제는 점차 수렴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대형트럭 산업에서도 글로벌 경쟁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결국 각 지역 진출에 의한 생산, 판매의 글로벌 전개를 통하여 규모를 키우는 업체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이러한 규모 키우기는 외주조달 확대와 결부되면서 특히 부품조달의 비용절감을 겨냥하면서 이루어지고 있다. 볼보와 스카니아로 대변되는 업체간 통합도 일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볼보가 미국의 Navistar나 아시아 메이커중 하나를 추가로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한데, 타당성이 충분한 예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MAN, Iveco, RVI가 인수 대상으로 꼽아지고 있으며, Daf를 인수한 바 있는 Paccar도 추가적으로 인수합병 경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 자동차산업의 구조재편이 차종, 차급을 불문하고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자동차산업의 활로는 어떻게 개척되어야 하는지 여러 관계자들이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출처 : 한국자동차 산업연구소, 자동차경제 2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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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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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2020-03-05 14:30 | 신고
육공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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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bo***** 2017-09-01 15:59 | 신고
17년전 기사인가? 봐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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