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사람들이 통상 0→100km/h 도달시간이 빠른 차이면서
쿠페 또는 컨버터블 형태를 지닌 자동차에
\'스포츠카\'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스포츠카는 7초 벽을 넘어야 한다
뛰어난 동력성능과 안정감 있는 차체 그리고 완벽한 제동성능. 통상 스포츠카로 분류되는 자동차를 표현할 때 사용하는 단어들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스포츠카를 얘기할 때 심심찮게 화두로 삼는 것이 \'가속성능\'이다. 그래서 스포츠카를 소개하는 자료에는 언제나 \'0→시속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몇 초가 걸린다\'는 문구가 담겨 있다. 이것을 \'제로백\' 이라고도 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통상 8초 정도면 괜찮은 스포츠카로 분류되지만 현재 국내 시판중인 스포츠카 중 가속성능 \'7초\'는 명함조차 내밀지 못할 만큼 빠른 스포츠카가 즐비하다. 그렇다면 현재 국내에 있는 스포츠카 가운데 가장 빠른 차는 무엇일까.
▲ \'7초\'벽을 넘은 자동차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 스포츠카의 종류는 30여종. 보통 하나의 브랜드에 약간의 선택품목이나 특성만 살짝 바꾼 2∼3개 가지치기모델이 있거나, 많게는 4∼5개 차종을 각각의 고유모델로 판매중인 회사도 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스포츠카메이커로 꼽히는 곳이 독일의 포르쉐와 이탈리아 페라리 등이다. 이들은 설립 때부터 오로지 스포츠카 개발에만 매달려 온 점에서 스포츠카의 대명사로 불린다. 영국의 경우 영화 \'007 시리즈\'에 본드카로 등장하는 \'애스턴마틴\'이 있으나 국내에선 판매되지 않고 있다.
이 처럼 수많은 스포츠카 가운데 0→100km/h 도달시간이 7초 이내인 차는 대략 16종이다. 포르쉐를 포함해 재규어, 페라리, BMW, 벤츠, 닷지, 마세라티의 일부 차종이 그렇다. 이들 차종의 평균 배기량은 4,383cc이며, 평균 최고출력은 356마력이다. 또 순간 가속능력의 기준이 되는 0→100km/h 도달시간은 평균 5.4초다. 이런 점에서 좋은 스포츠카를 △356마력 이상의 최고출력을 갖추고 △0→100km/h 도달시간은 평균 5.4초 이내이며 △배기량은 4,383cc보다 적은 차로 규정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는 단편적인 의미일 뿐, 운전자가 느끼는 감성의 비중 또한 무시할 수 없음을 감안할 때 스포츠카를 명확히 규정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통상 0→100km/h 도달시간이 빠른 차이면서 쿠페 또는 컨버터블 형태를 지닌 자동차에 \'스포츠카\'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닷지 바이퍼 4.0초로 1위
그렇다면 국내에서 가속능력이 가장 탁월한 차는 어떤 모델일까. 단연 현재 경매에 들어간 닷지 바이퍼다. 크라이슬러 산하 회사인 닷지가 개발한 바이퍼의 0→100km/h 도달시간은 불과 4초. 평균에 비해서도 1.4초 앞선다. 독사라는 의미를 지닌 바이퍼는 날렵하고 대담한 스타일의 2인승 쿠페로 지난해 미 공군의 최신예 전투기 F-16 팔콘과 0.8km 구간의 스피드경주를 벌인 바 있다. 이 때 18초의 기록으로 전투기를 물리쳐 \'전투기보다 빠른 차\'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바이퍼는 특히 크라이슬러가 1960년대 미국 스포츠카세계를 주름잡았던 쉘비 코브라를 부활시킨 차로 평가받고 있는데, 쉘비 코브라는 영화 \'식스티 세컨즈\'에서 주인공 니콜라스 케이지가 최후에 훔친 명차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번에 들여 온 바이퍼는 세계적으로 759대 한정 생산된 GTS 모델로 국내에는 5대만 판매된다. 최고출력은 450마력으로 16개 차종의 평균보다 96마력 높고, 배기량 또한 7,990cc로 평균 배기량보다 무려 3,607cc나 크다.
두 번째로 빠른 차는 포르쉐 911 터보와 페라리 575M 마라넬로다. 두 차 모두 4.2초의 기록을 갖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911 터보의 경우 배기량이 3,596cc로 평균에 비해 787cc가 적은 반면 575M 마라넬로는 5,748cc로 1,365cc 크다. 그러나 두 차종 모두 최고출력은 각각 420마력과 510마력으로 평균보다 월등히 높다. 이 점에 비춰 911 터보를 보다 우수한 스포츠카로 꼽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회사마다 차를 개발할 때 책정하는 기술개발정책의 차이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즉 적은 배기량에 갖가지 출력향상 기술을 넣느냐, 아니면 배기량 확대로 출력과 가속성능을 향상시키느냐는 회사마다 정책의 차이로 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따라서 일반인들에게 인식돼 있는 \'스포츠카=빠른 차\' 개념에 비춰 바이퍼를 최고의 스포츠카로 꼽아야 한다는 시선도 굳이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유럽의 경우 좁은 도로사정으로 저배기량 엔진에 각종 첨단기술을 적용해 속도와 출력을 높여 온 데 반해 미국은 드넓고 풍부한 석유자원의 잇점을 살려 속도향상을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인 \'배기량 증대\'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유야 어쨌든 앞서 언급한 바이퍼, 911 터보, 575M 마라넬로 등 세 차종이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스포츠카 중 가장 빠른 자동차 1~3위에 기록돼 있다.
▲배기량 4,000cc 넘어야 5초대 진입
3위권 내 진입은 실패했으나 근소한 차이로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차는 많다. 페라리 360 모데나, BMW Z8, 아우디 RS6, 마세라티 쿠페와 스파이더 등이 5초 이내를 기록하는 빠른 차종들이다. 360 모데나는 4.5초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스포츠카 명가의 전통답게 3,586cc의 평균 이하 배기량으로 394마력의 성능을 자랑한다. 반면 페라리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차종은 모두 배기량이 4,000cc를 훌쩍 뛰어 넘는다. Z8과 RS6가 각각 4,941cc 및 4,172cc로 4.7초의 기록으로 6위와 7위에 올라 있다. 이 중 RS6는 쿠페나 컨버터블이 아닌 평범한 세단이지만 아우디가 \'세단의 고성능화\'를 겨냥해 복합개념으로 내놓은 차로 세계적인 관심을 얻고 있다.
5.6초에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포르쉐 911 카레라 4S와 5.9초의 기록을 가진 BMW Z4가 각각 11위와 12위에 올라 있다. 두 차의 공통점은 배기량이 평균 4,383cc보다 한참이나 적은 3,596cc와 2,979cc라는 것. 이런 점에서 5초 이내의 성능을 내려면 적어도 배기량이 4,000cc는 넘어야 된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2위의 911 터보와 5위의 360 모데나는 모두 3,600cc 배기량으로 초고속 성능을 발휘하고 있어 이 같은 분류도 완벽히 성립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6초대를 기록하는 대부분의 차종이 배기량 4,000cc를 넘고 있는 점도 \'배기량=성능\'의 비례법칙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렉서스 SC430과 재규어 XK8 쿠페가 지닌 6.4초의 기록 그리고 재규어 XJ 4.2와 재규어 XK8 컨버터블이 세운 6.6초의 기록은 모두 7초 이내지만 이들 차종 모두 배기량이 4,000cc를 넘기고 있어서다.
▲가속성능 이외의 기록
가속성능과 관계없이 16개 모델 중 최고출력이 400마력이 넘는 차는 모두 5종이다. 575M 마라넬로가 510마력이며, 바이퍼가 450마력을 발휘한다. 911 터보의 경우 420마력으로 세 번째로 출력이 높다. 0→100km/h 가속성능면에서 1~3위를 차지한 모델이 출력면에서도 1~3위를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음을 볼 때 출력과 가속성능이 비례함을 짐작할 수 있다. Z8과 RS6 또한 400마력 이상의 출력을 갖추고 상위권에 포함돼 있는 점도 이 같은 비례법칙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배기량은 차종별로 가속성능의 기록과 무관하게 들쭉날쭉해 배기량을 가속성능의 지표로 삼기엔 무리가 있다. 16위에 오른 XK8 컨버터블과 2위의 911 터보의 배기량 차이는 600cc로 오히려 XK8 컨버터블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Edited by Monotype (monotype@carisyo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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