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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관을 통해 마신 물 - 연료전지 이야기



\'배기관을 통해 마신 물\'
 
1994년 처음 소개된 다임러 벤츠의 연료전지 전기차인 네카(Necar)1의 공개는 자동차의 대체구동시스템과 대체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시켜준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그 뒤 1996년 발표된 네카2와 1997년 공개된 네카3 그리고 네버스(Nebus) 등 연료전지차의 프로토타입이 눈부시게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네카2는 미니밴으로 68마력에 최고속도가 시속 110km에 달하고 최고운행거리는 250km로 출력과 동력성능에서 기존 피스톤엔진에 버금가거나 우수했다. 1996년 네카2는 연료로 가스 형태의 수소를 압력탱크에 저장해 지붕에 얹고 독일 베를린시를 동서로 관통하는 도로를 힘차게 질주한 뒤 베를린 한복판에 있는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각 언론에 공개됐다.

\'배기관에서 나온물 마셔도 될만큼 깨끗해\'

당시 모 방송국의 사회자가 시동이 걸려 있는 네카2의 배기가스관 끝에다 컵을 대고 있자 몇 분만에 컵 안에 물이 가득 찼다. 벤츠의 네카 개발담당자가 컵 안의 그 물을 시청자들이 지켜 보는 가운데 직접 마셔 보임으로써 벤츠가 개발한 네카2 연료전지차가 완벽한 무공해차라는 걸 보여줬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 때의 신선한 충격을 잊지 못한다. 

\'수소를 저장하는 과정에서 오염물질 생길수도. 폭발위험, 큰 부피의 문제\'

그러나 순수한 물만이 배기가스관을 통해 나오는 완벽한 연료전지차도 사용하는 연료에 따라 간접적으로 환경을 오염시킨다. 수소를 생산하고 저장, 운반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환경오염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가스 형태의 수소는 자동차에 휴대하기가 아주 불편하다. 고압으로 밀봉된 수소탱크는 교통사고 시 폭발 위험은 물론이고 부피도 커서 공간을 많이 점유하는 약점이 있다.

 지금까지 사회적인 연료공급 시스템도 그렇거니와 자동차에는 아직까지 액체 형태의 연료가 가스 형태의 연료보다 공급은 물론 휴대하기에 이상적이다. 그래서 1997년에 선보인 네카3는 액체 상태인 메틸알콜에서 수소를 뽑아 연료전지의 연료로 사용한다는 개념을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 선보인 게 바로 메틸알콜, 즉 메탄올을 분해하는 메탄올 리포머다. 메탄올을 쪼개 수소를 얻는 과정에서 필히 발생되는 이산화탄소와 리포머를 돌려 전체적인 출력의 저하가 발생하기는 하지만 이 시스템을 잘 개량한다면 연료전지차의 실용화는 향후 8년 이내에 실현되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높은 효율의 장점을 가진 연료전지, 디젤엔진보다 효율 높아\'

연료전지차의 가장 큰 장점은 높은 효율이다. 수소가 갖고 있는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운동에너지로 변환해 자동차를 움직이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연료전지차는 현재 디젤엔진보다 효율이 높다. 특히 부분하중에서는 기존 피스톤엔진보다 효율이 훨씬 좋아 자동차에 아주 이상적이다. 

오늘날 디젤승용차가 10km를 주행하는 데 평균 5,7리터의 디젤유를 소비한다면 이에 상응하는 수소의 양은 대략 1.68kg 정도다. 이 수소에너지가 연료전지차의 중간에너지 변환과정에서 손실되는 양과 기타 에너지 손실량을 빼고 직접 바퀴에 전달되는 에너지는 28.8%다. 같은 경우 디젤엔진은 바퀴에 전달되는 에너지는 24% 정도이니 연료전지차가 현존하는 디젤엔진보다 효율이 좋은 건 확실하다. 

\'연료전지 자체에서는 순수한 물만이 배기관으로 방출\' 

뿐만 아니라 배기가스가 현저히 적어 지극히 환경친화적이다. 메탄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미량의 몇몇 가스를 제외한다면 연료전지 자체에서는 순수한 물 이외에는 나오지 않는다. 이 물을 다시 연료전지 내에서 전기분해하는 과정에서 전기를 얻으니 어찌 보면 만화나 공상영화에 등장하는 맹물로 가는 자동차라고도 할 수 있다. 

연료전지는 여러 종류가 있으나 현재 자동차 구동용으로는 양자-교환-막 연료전지(Proton-Exchange-Membran-fuelcell)가 가장 각광 받고 있다. 아주 얇은 백금으로 만들어진 막을 사이에 두고 이온화된 수소와 산소분자가 교차함으로써 전압이 발생되는 원리로, 작동되는 PEM-연료전지는 그러나 아직은 기존 내연기관에 비해 부피가 크고 무거우며 값이 비싼 게 큰 결점이다. 

\'넓은 실내공간 확보와 가격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

현재 연료전지차를 실용화하기 위한 개발과 연구의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연료전지가 크고 무거우므로 아무래도 같은 급수나 소형일 경우 기존 내연기관에 비해 출력밀도가 떨어진다. 따라서 기존 시스템과 경쟁할 수 있도록, 혹은 고객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출력밀도를 높이고 더불어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하는 일이다. 두 번째로는 생산단가를 현재의 디젤차와 경쟁할 수 있도록 낮추는 일이다.

현재 연료전지차 개발은 각국이 모두 치열하다. 미국은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이 연합해 개발에 한창이고, 연료전지차 분야에 가장 앞서 있다고 자부하는 벤츠는 미국과 캐나다 등의 각 전문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실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료전지차는 기존 엔진 시스템과 전혀 다른 패러다임이 적용돼 후발주자도 조금만 노력하면 바로 따라잡을 수 있는 분야다. 더구나 요즘은 각국이 컨소시엄 형태로 서로간의 이익에 따라 이합집산을 거듭하면서 연구와 개발을 하는 게 유행이다. 이는 앞으로 기술만이 기술을 사고 팔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될 것을 의미한다.

조만간 결코 돈으로 살 수 없는 기술의 시대가 온다. 때문에 기술만이 또 다른 기술을 살 수 있는 유일한 지불수단이 되는 21세기에는 그에 맞는 전문 기술인력을 기르고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폴리그롯을 확보해 보다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보가 돈으로, 기술이 권력으로 이어지는 21세기의 자동차시장에서는 결코 살아남기 어렵다. 

[이경섭 : 베를린 공과대학 자동차공학과 박사과정]

Edited by Monotype

자료제공 : 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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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댓글|1

0 / 300 자

asoz*** 2019-12-17 14:56 | 신고
수소차의 가능성을 본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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