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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한국차, 한국에선 일본차


나라마다 선호하는 차종이 확실히 다르기는 한 모양이다. 최근 미국 컨슈머 리포트가 발표한 소비자 신뢰도를 보며 드는 생각이다. 미국 내에서 가장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은 컨슈머 리포트의 발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쏘나타는 자동차 신뢰성 조사에서 혼다 어코드, 닛산 맥시마 등을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쏘나타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가 그 만큼 향상됐다는 말이다.

그런데 한국 소비자들은 다른 것 같다. 자동차 품질만족도 조사기관인 에프인사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소비자만족도가 가장 높은 차종은 르노삼성자동차의 SM5다. SM5는 스트레스가 가장 적은 차로도 선정돼 한국 소비자들의 제1 선호차종이 됐다. 그런데 SM5는 이미 알려져 있듯이 닛산의 맥시마가 원형이다. 스타일만 조금 다를 뿐 거의 모든 부품이 똑같은 동일차종으로 봐도 무방하다. 같은 차종을 두고 미국과 한국 소비자들의 생각이 다른 셈이다. 아마도 이는 시장의 특성이 아닌가 싶다.

국내 자동차회사들은 \'OOO 차종이 어느 국가에서 만족도 1위로 선정됐다\' 또는 \'OOO 차종이 어느 국가 소비자들이 꼽은 최고의 차에 선정됐다\'고 경쟁적으로 내세운다. 기아자동차 쏘렌토의 경우 최근 미국 자동차전문기자들이 최고의 SUV로 뽑았다고 강조했으며, GM대우자동차도 라세티가 중국 내 자동차전문지가 뽑은 최고의 승용차에 올랐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반면 수출이 없는 르노삼성은 국내 만족도 조사기관의 결과를 인용, 최고의 품질이라고 자부한다.

그런데 미국 소비자나 국내 소비자나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유독 일본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점이다. 사실 SM5가 승승장구한 데는 일본차라는 인식이 큰 몫을 한 게 사실이다. 오히려 르노삼성은 품질저하를 우려해 부품국산화를 하지 않는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혹자는 SM5를 두고 부품 국산화율이 60%를 넘기지 않으니 국산차가 아닌, 수입차로 봐야 한다고 강변하기도 한다.

일본차 선호경향은 수입차시장에서도 뚜렷히 나타난다. 혼다는 판매 5개월만에 1,000대를 넘게 팔았고,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자리는 렉서스와 혼다 차종이 독식했다. 미국시장에서 유럽메이커가 고전하는 대신 아시아메이커가 뜨고 있는 현상이 국내에도 그대로 나타난 셈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자동차기업 현대는 자신들의 목표로 \'토요타 따라잡기\'를 내세웠다. 결국 일본차를 잡아야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 약진중인 혼다의 행보를 현대가 관심있게 지켜 보는 이유도 결국 일본차를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현대가 토요타를 잡을 수 있을 지, 아니면 오히려 다른 메이커에 잡힐 지 모르지만 적어도 이제 생존경쟁의 대상은 분명 일본차임이 명확해진 셈이다. 두 나라의 경쟁양상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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