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차 시장 전쟁의 서막

쉐보레가 신형 말리부를 공개함으로서 국산 중형 세단 시장의 판도가 새롭게 개편됐다. 쏘나타와 K5의 대안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출시된 SM6와 말리부는 대단히 반가운 존재다. 가격대비 상품성에서 뛰어난 평가를 받고 있는 SM6와 말리부를 디자인부터 파워트레인까지 비교해봤다.


익스테리어 – 유럽차와 미국차의 서로 다른 감성

새롭게 출시된 SM6는 모기업인 르노의 탈리스만과 사실상 엠블럼만 달라졌을 뿐 외관 디자인은 거의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중형 세단 같지 않은 날렵한 선을 강조한 SM6는 기존의 동급 차종들보다 전체적으로 세련된 인상을 준다. 헤드램프와 데이라이트 디자인은 기존에 볼 수 없던 새로운 형태로 신선함을 주며, 리어램프 또한 안쪽으로 길게 뻗어있어 SM6만의 멋스러운 모습을 완성시켰다. 도로에서 마주칠 때마다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낸다.


말리부는 완전변경 되면서 거의 모든 부분이 새롭게 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기존 말리부 대비 길이 60mm, 휠베이스 93mm가 늘어나 차체 크기가 더욱 커졌다. 준대형 세단인 현대 그랜저보다도 5mm 더 길다. 그에 따라 거주공간이 좀 더 여유로워졌으며, 전체적으로 웅장한 느낌을 주면서도 스포티한 느낌을 부각시키기 위해 전면부가 상당히 낮아진 것도 특징이다. 전면 디자인은 독창적이며, 후면은 임팔라와의 패밀리룩이 연상되지만 디자인적으로 더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인테리어 – 모던함과 중후함의 차이

SM6는 자회사인 르노와 함께 개발한 차답게 실용성과 모던함을 부각시킨 실내 디자인을 선보인다. 추가 옵션에 따라 나파가죽 시트 및 퀼팅 인테리어를 적용할 경우 차급을 뛰어넘는 고급스러움을 보여준다. 다만 중간 트림인 LE 모델 이상을 선택해야만 해당 옵션을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말리부의 실내 디자인은 기존보다 간단명료하면서 중후한 디자인으로 변경됐다. 대시보드의 경우 이전 모델보다 단정하게 정리되어 시각적인 안정감을 준다. 2열 공간도 늘어난 전장으로 인해 여유로워졌으며, 유아용 카시트를 설치하고도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해 패밀리카로서의 장점이 부각됐다.


파워트레인 – 전혀 다르지만 세련된 구성

SM6에 적용된 두 가지 파워트레인 중 구매 고객들의 선택은 대부분 2.0 모델일 것이다.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20.6kg.m는 무난한 힘이지만 독일 게트락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좋은 궁합을 보인다. 그러나 달리기를 즐겨하는 운전자라면 1.6 터보 모델이 만족도를 높여줄 것이다. 단, 트림별로 250~400만원 가량 높아지는 가격은 감수해야 한다.

토션빔을 장착한 후륜 서스펜션은 차급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단점을 보완하고자 탈리스만과 다른 AM 링크 방식을 적용해 안정감을 높인 노력은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말리부에는 1.5 가솔린 터보, 2.0 가솔린 터보 2가지 엔진이 적용되며, 추후 디젤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의 주력인 1.5 터보 모델은 최고출력 166마력, 최대토크 25.5kg.m를 발휘한다. 2.0 터보 모델은 최고출력 253마력, 최대토크 36.0kg.m로 상당한 고출력을 자랑한다.

말리부는 흔히 ‘보령 미션’ 이라고 불리는 GENⅢ 6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했다.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성능이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긴 하지만 말리부와의 궁합과 내구성이 중요하다. 아쉬움을 꼽자면 이전 세대 모델과 마찬가지로 수동변속 시 기어노브에 달린 토글키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다름의 미학, 새로운 대안 또는 대세

SM6와 말리부 중 어떤 차가 낫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두 차종은 정말 다르다”고 대답할 것이다. 르노와 쉐보레의 브랜드 특성과 맥을 같이하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결국 현명한 선택을 위해서는 전시장에 방문해 직접 경험해볼 것을 추천한다. 경험을 통해 서로 ‘다름’을 느껴보는 것이 중요하다.

중형 세단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두 차종의 등장에 따라 새로운 대안이 늘어났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독과점 시장은 소비자에게 이로울 것이 단 하나도 없다.

김상준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