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등 자동차 선진국에서는 정비 엔지니어들이 타 업종에 비해 좋은 대우를 받고 있다. 우리와 유사한 문화권인 일본의 경우도 서구 선진국보다 다소 미흡하지만 긍정적인 모습을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국내 정비업계의 현실은 어떤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주5일 근무(주 40시간)제 도입이 추진되고 있는 요즘 상황에서도 마치 경제성장의 그늘에서 희생하던 70~80년대와 같은 노동환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종합정비업체(1， 2급)를 제외한 많은 소형부분정비업소는 법정노동시간 주48시간에 비해 약1.5배에 이르는 주 70시간이 넘는 근무시간과 상대적으로 열악한 임금， 미흡한 복지제도에 놓여 있다. 이는 정비업에서 필요로 하는 신규인력의 유입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창업의 열기는 높아지고 있다. 국내 정비업계는 그동안 기술 위주의 편중된 영업방식에서 최근 대기업이 참여하면서 기술과 더불어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경영전략을 도입해 과거와 달리 고객에게 친숙하고 쾌적한 이미지로 호응을 얻고 있다. 새롭게 창업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환경변화를 이용해 우수한 업소를 만들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같은 환경변화에 따라 정비업을 창업하고자 하는 예비창업자들과 현업종사자들에게는 기회요인과 위협요인〈표〉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으므로 사업계획에 있어 많은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까지도 정비업 창업정보 수집은 먼저 창업한 경험자에게 도움을 받거나 정비업과 관련된 장비판매업체에 장비판매와 연계해 자문을 받는 실정이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체계화된 전문업체보다는 비전문적인 업체 및 개인이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하며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하다보니 실제 영업개시 후 운영환경이 계획과 달리 비효율적으로 유지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창업의 과정이 우리가 옷을 입을 때 하나씩 끼게 되는 단추와 같다면 철저한 사전창업계획의 수립은 첫 단추다. 잘못된 사업계획의 무리한 추진으로 투자자금과 기대수익의 손실을 경험하고 실패하는 많은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창업 전에 반드시 전문가에게 의뢰해 체계적인 사업 및 타당성 분석을 받고 사업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정비업은 다른 업종과 달리 몇 가지를 중점적으로 확인을 철저히 해야 한다. 첫째는 상권이다. 정비업은 사업장주변에 일정한 상권(주택가， 아파트단지， 상가， 공업지역 등)을 형성하고 있어야 한다. 대규모의 종합정비업 또는 전문성있는 업종은 예외일 수 있다.

두번째는 법규이 충족이다. 정비업의 특성상 면적， 시설， 용도， 인력 등 허가 및 등록기준이 있으므로 이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이러한 법적 제한은 최소기준을 의미하므로 특히 면적과 시설규모 부분에서는 주변 환경을 분석해 가급적 넓은 면적과 많은 전문장비 등을 보유해 운용하는 것이 경쟁력을 높여준다. 최근 업소의 규모가 전문화， 대형화되는 추세로 일정규모 이상의 면적(작업장， 주차공간， 휴게공간 등)이나 시설이 확보되지 않은 업소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해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번째는 적성과 전문성의 확보다. 정비업은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전문업종으로 경험이 풍부한 전문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자신의 적성과도 일치해야 한다. 창업자가 기술력이 없다면 능력있는 엔지니어를 고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 창업자는 엔지니어에게 상대적으로 부족한 영업， 고객관리， 마케팅， 광고홍보에 많은 노력과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엔지니어에 의한 창업은 소자본으로도 유지될 수 있지만 비엔지니어의 창업은 이러한 이유로 다소 많은 투자가 소요된다.

정비업은 기술적 바탕 위에 체계적인 경영마인드를 갖춘다면 일하는 재미와 보람과 함께 장기적인 수익을 유지할 수 있는 사업이다. 정비 외에 덴트^광택， 튜닝， 렌트， 보험， 용품， 오디오^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사업기회가 존재하는 것은 또다른 매력이다.

최성희〈한국자동차경영컨설팅그룹 대표 컨설턴트ㆍafcsh@hotmail.com 02-991-8522〉

*이 글은 한국자동차경영컨설팅그룹에 속해 있는 6인의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집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