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뉴스

[여행] 시원한 물줄기에 더위가 썩 물러난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거대한 물줄기가 장쾌하게 아래로 내리꽂히며 하얗게 물보라를 일으키는 폭포는 무더운 여름날, 그저 보기만 해도 더위가 저만큼 물러앉는 듯하다. 시원한 폭포의 물줄기를 찾아 떠나보자. 특히 장마 뒤끝에 찾아가는 폭포는 늘어난 수량으로 풍성해진 물줄기가 더욱 시원한 볼거리를 준다.


강원도 철원과 경기도 연천 일대에는 다양한 형태의 폭포가 서로 이웃해 있어 한 걸음에 이 모두를 찾아 볼 수 있다. 직탕폭포, 삼부연폭포, 재인폭포 등이 바로 그것.


*재인폭포
경기도 연천에 있는 재인폭포는 신비하고 아름다운 물줄기를 자랑한다. 물결 무늬의 검은 석벽에 둘러싸인 풍성한 물줄기와 에머랄드 빛깔의 넓고 깊은 소(沼)는 신비감마저 깃든다. 검은 석벽은 제주도 등지에서 볼 수 있는 것인데, 화강암 침식곡에 현무암이 분출하여 이루어진 것이라 한다.


재인폭포에는 이 고장의 줄타기에 뛰어났던 재인(才人)의 한과 그 부인의 절개에 관한 전설이 깃들어 있다. 옛날 이 고을 원이 절색의 미모를 가진 재인의 아내를 탐해 재인으로 하여금 이 폭포 위에서 줄을 타게 했다. 재인이 줄을 타고 폭포 중간쯤 갔을 무렵 원은 줄을 끊어 그를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다. 그 후 재인의 아내에게 수청을 들게 하자 그 아내는 원의 코를 물어뜯은 뒤 혀를 깨물고 자결하고 말았다. 이 때부터 사람들은 재인의 한이 서린 이 폭포를 재인폭포라 하고, 이 고을을 코문리라 했는데 후에 고문리(古文里)가 되었다.


재인폭포 아래쪽으로는 야영장과 낚시터가 자리잡고 있다. 이어지는 한탄강 줄기 따라 곳곳에 쉴 만한 공간이 많아 가족나들이에 좋다.


*삼부연폭포
강원도 철원군에 있는 삼부연폭포는 대부분 폭포가 산중 깊이 자리잡고 있는 데 반해 길가에 위치해 있다. 암벽을 타고 3단으로 내리꽂히는 장쾌하고 단아한 물줄기는 기품마저 느껴진다. 마지막 큰 물줄기는 10여미터에 이르는데 바로 소에 쏟아져 그 물소리가 계곡을 쩌렁쩌렁 흔들어 놓는다. 용이 승천했다는 등 이 폭포에 얽힌 여러 전설을 절로 실감나게 한다. 삼부연(三釜淵)이란 이름은 층암으로 된 바위벽을 3번쯤 걸쳐 내려올 때마다 물이 고이는 못이 마치 가마솥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가뭄에도 삼부연폭포의 수량이 풍부한 것은 계곡 안쪽에 저수지가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8만여평에 이르는 용화저수지는 한 때 잉어가 잘 잡히는 낚시터로 유명했으나 지금은 낚시와 취사가 금지되었다. 암벽을 뚫은 오룡굴을 지나면 용화저수지의 넓은 수면이 모습을 보인다. 인적 드문 호젓한 숲길이 산책로로 더없이 좋다.


*직탕폭포
직탕폭포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특이한 형태의 폭포다. 흔히 폭포라 하면 깊은 산골짜기에서 아래로 길게 떨어져 내리는 것을 연상하지만 직탕폭포는 그런 폭포의 개념을 깨뜨린다. 즉 \'밑으로 길게\'가 아니라 \'옆으로 길게\' 물줄기가 떨어진다. 그래서 \'한국의 나이아가라\'라고 불리기도 한다.


한탄강을 가로지르며 형성된 직탕폭포의 높이는 5m에 불과하지만 너비는 80m에 이른다. 가뭄 때는 물이 줄어들어 여울 비슷한 모양이지만 장마 뒤에는 요란한 굉음과 함께 웅장하고 호쾌한 모습을 드러낸다.


직탕폭포 주변에는 임꺽정의 전설 어린 고석정을 비롯해 순담계곡, 철의삼각전적관 등 다양한 볼거리가 기다린다. 고석정은 정자 자체보다도 강에 우뚝 솟은 거대한 암벽과 바윗덩어리가 압권이다. 임꺽정의 소굴이었다는 바위에 오르면 굽이치는 한탄강 줄기와 온갖 기암괴석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수영은 금지되어 있으나 보트와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이 일대는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어 있다.


*찾아가는 요령
서울 미아 4거리를 출발해 북쪽으로 의정부-동두천-연천을 잇는 국도 3번을 탄다. 혹은 서대문 방향에서 불광동-구파발-송추를 거쳐 의정부로 가는 국도 39번을 달리면 동두천-연천으로 이어지는 국도 3번과 만난다.


의정부-동두천-전곡읍을 지나 통현 3거리. 이 곳에서 우회전해 7.8km 들어가면 고문초등학교를 지나 재인폭포 주차장에 닿는다.


삼부연 폭포는 의정부- 포천-운천을 거쳐 신철원으로 이어지는 국도 43번을 탄다. 신철원 4거리에서 우회전해 2.3km 들어가면 왼쪽으로 폭포가 보인다.


직탕폭포는 신철원 4거리에서 계속 국도를 타고 김화 방면으로 4.2km 북상하면 문혜리 남부 3거리다. 여기서 좌회전, 지방도 463번을 타고 이정표를 따라 움직이면 승일교-고석정을 지나 오른쪽으로 직탕폭포 입구가 나온다. 주차장까지는 1.5km.

이준애(여행 칼럼니스()

Copyright © CARISYOU. All Rights Reserved.

토크/댓글|0

0 / 300 자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인기매거진

2025-10-13 기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