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를 굳이 고집하지 않겠습니다\"
현대오일뱅크 레이싱팀 고위 관계자의 말은 이 팀이 외국차도 타겠다는 뜻이나 마찬가지여서 국내 모터스포츠에 엄청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즉 토요타, 혼다, BMW 등이 국내 레이싱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오일뱅크팀까지 외제차를 탄다면 현대차가 누렸던 제왕적 권위가 한 순간에 곤두박질칠 수도 있어서다.
오일뱅크팀은 94년 용인 에버랜드에서 열린 연습경기부터 현대차만을 고집하며 96년부터 현재까지 \'국내 최강\'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 오일뱅크팀이 그 동안 축적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수한 미캐닉과 윤세진 등 톱드라이버에 외제차까지 선택할 경우 단숨에 서킷을 점령하리란 건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현대차가 국내 모터스포츠에 뿌리를 제대로 내릴 수 있었던 데에도 속내를 들여다 보면 오일뱅크팀의 공이 크다. 이 팀은 현대로부터 경주차와 일부 부품을 지원받긴 했으나 기술적인 부분들은 직접 해결해가며 현대차가 서킷을 누빌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서다. 오일뱅크팀은 국내보다 앞선 기술을 보유한 일본 레이싱전문업체 NOVA 등에 엔진 세팅을 의뢰했고, 이 같은 기술을 국내 레이싱에 전파하기도 했다.
오일뱅크팀 관계자는 \"현대는 팀에 차와 부품을 준 것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그 동안 현대차를 고집했던 건 타이틀 스폰서인 현대오일뱅크와 현대차와의 관계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오일뱅크팀의 이 같은 발언배경을 놓고 모터스포츠 관계자들 사이에선 의견이 분분하다.
한 관계자는 \"오일뱅크팀이 렉서스 IS200이나 혼다 인테그라 등 외국차를 탄다면 국내 레이싱에 끼치는 영향력이 엄청날 것\"이라며 \"현재 독주하고 있는 투스카니의 덜미를 그 어느 팀보다 단시간에 낚아챌 수 있는 기술력을 오일뱅크팀이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대오일뱅크에서 정몽혁 사장이 손을 뗀 만큼 현대차와는 사실상 별개의 회사가 돼 이 같은 발언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이와 달리 \"팀원들이 라이벌팀인 인디고에 밀리는 걸 극복하기 위해 외제차란 카드를 내놨을 수 있겠지만 실행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정몽혁 사장도 현대차와 등을 지게 되는 걸 껄끄러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오일뱅크팀 관계자의 발언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어떤 경로를 통해서도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만약 발언이 사실이라면 상황에 따라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종 기자(kls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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