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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태곳적 신비의 모습 그대로!!

땅끝전망대에서 본 갈두리 마을(땅끝)포구 전경.
어느새 높아진 하늘틈새로 선선한 바람이 새어 나온다. 미처 치우지 못한 해수욕장의 경계선이 그저 물 속에 홀로 남아 바다를 위로할 뿐이다.

# 한반도의 끄트머리로 순례의 길을 떠나다
올해는 유난히 비가 많다. 서둘러 꼼꼼히 배낭을 꾸미고 이른 아침 우산을 벗삼아 길을 나섰다. 해남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오랜동안 비가 소리없이 차창을 적신다. 두꺼운 빗줄기에 몸을 맡긴 어느 이름모를 들풀의 몸짓에 외로운 나그네의 마음은 이내 설렌다.
초의선사의 모습 뒤로 서산대사의 호국정신을 기린 표충사가 보인다.

서울을 출발한지 여섯 시간쯤 지났을까. 해남에 도착한다. 해남읍에서 땅끝까지 가려면 40여분이 더 걸린다. 토말(土末)이라 불리는 땅끝마을은 해남의 ‘갈두리’라는 작은 어촌이다. 긴 여정 끝에 땅끝마을이 새겨진 돌로 만든 비를 지나 마을에 도착한다.

다른 어촌마을과 마찬가지로 평화롭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기는, 조용하지만 조금은 외진 곳이라는 느낌이 든다. 잠시 부두에서 오가는 크고 작은 어선들을 들여다 보며 기나긴 여정을 멈춘다. 바위틈에 걸터앉아 일정도 꼼꼼히 챙겼다. 해남에서 땅끝을 거쳐 대흥사를 돌아보는 것으로 땅끝나들이 일정을 잡았다.


# 땅끝전망대와 땅끝탑에는 외로운 안개비만 내리고...
백두대간의 맨끝 봉우리 사자봉 정상에 자리한 전망대에 가장 먼저 오르기로 했다. 이 곳에선 땅끝마을 전체를 볼 수 있다. 전망대 바로 아래까지 차로 갈 수도 있다.


주차장에서 가파른 나무계단을 따라오르기 시작한다. 오른쪽으로는 바다가 금방이라도 덮칠 것처럼 여과없이 펼쳐진다. 맺힌 땀방울이 흐르기 전 이내 말라버리는 걸 보니 바다에서 부는 바람은 영락없는 가을바람이다. 10여분쯤 흘렀을까. 전망대에 도착했다.

전망대와 봉화대가 모이고 그 바닥에 돌방석이 깔려 있는데 걸터앉아 바다가 몰아내는 안개를 그대로 맞을 수 있다. 상쾌하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한 것이 신선이 부럽지 않다. 전망대에 오르면 다도해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어용도, 백일도, 보길도 등 옹기종기 사이좋게 어우러진 작은 섬들과 그 사이를 헤집고 달려 나가는 여객선, 수를 놓은 듯 해안에 몸을 드리운 양식장 풍경까지 한 폭의 동양화가 따로 없다. 기암괴석과 벼랑 그리고 포구가 빚어낸 아름다운 바다 그대로가 예술이다.


전망대에서 바다쪽으로 계단길을 따라 600m만 내려 가면 땅끝임을 알리는 토말탑(땅끝탑)을 볼 수 있다. 높이 10m의 뾰족한 삼각탑이 다도해의 절경과 어우러져 눈부셨다. 땅끝의 외로움을 위로하는 어머니의 품에 안긴 듯, 다도해에 잠긴 삼각탑은 포근하기만 하다.

# 대흥사 십리 숲길을 거닐다
대흥사까지는 해남에서 10분 정도 걸린다. 대흥사는 신비하고 화려한 자연경관을 뽐내기로 유명한 두륜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아침 이슬이 가시지 않을 때쯤 대흥사를 찾았다. 휘어진 산세를 따라 대흥사까지는 아름드리 나무로 그득한 숲길이 터널을 이루는데 그 길이가 10여리나 된다. 한 가닥 맑은 물줄기의 소리가 귀를 맑게 하고 한 발 한 발 내딛노라면 속세에서 묻어온 시름은 오간 데 없다. 삼재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이 곳은 때이른 가을햇살조차도 범할 수 없는 듯 희미했다.


일주문을 지나 승려의 사리나 유골을 모셨다는 부도밭이 보인다.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이끌고 왜군을 무찌른 서산대사의 부도가 모셔져 있는데 모르는 사람이 봐도 정성이 묻어 있다.

어느 새 해탈문을 지나 대흥사 경내로 들어선다. 연꽃 가득한 무염지라는 연못이 눈에 띄는데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그대로 느껴지는 것이, 그 깊이를 가히 상상할 수 없다. 다시 삼진교를 건너 천불전에 이르면 경주 옥돌로 만들어진 천불상이 있다. 천불전 돌담을 끼고 돌아서면 오른쪽으로 서산대사의 초상화 등 유품들이 전시된 성보박물관이, 그 위로 서산대사의 호국정신을 기리는 표충사가 나온다. 그 옆으로 대광명전을 지나 산길을 오르면 일지암 등 암자에 이르게 되며 고행의 길도 끝난다.


댓잎 스치는 바람소리와 차향 그윽한 숲길을 따라 걸어 내려가는 길목에는 진분홍으로 핀 백일홍의 향이 그 깊이를 더한다.

# 가는 길

* 승용차 : 1. 호남고속도로 광산나들목/88고속도로 광산나들목 영암-강진-해남
2. 남해고속도로 광양나들목/순천-보성-장흥-강진-해남
*해남 - 완도방면 13번 국도 20km지점 오른쪽 1번 군도를 따라 13km 송지면->813번 지방도 7km지점 우측에 송호해수욕장->땅끝마을 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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