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DCK) 딜러들이 긴장했다. 고만고만한 아이들 경쟁에 어른이 끼어들어서다. DCK는 지난 9월 렉서스 딜러였던 SK네트웍스와 서울지역 딜러십 계약을 체결, 대기업을 딜러로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전국 DCK 딜러들은 SK의 사업 전개방향을 주목하고 있다. SK가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출 수도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때맞춰 나온 DCK의 홀세일제로의 전환을 딜러망 재편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까지 있다. 원종건 SK네트웍스 수입차사업부장(상무)을 만나 사업방향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크라이슬러 딜러로 변신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는 지.
\"전체적으로 아직 준비가 미흡하다. 아직도 렉서스를 파는 줄 알고 찾아오는 고객이 많을 정도로 제대로 알리지도 못했다. 갑자기 진행된 일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 따라서 예전처럼 고객과의 대화채널을 확대하는 게 시급하다\"
-크라이슬러차를 팔게 된 소감은.
\"SK사태로 한국토요타와 딜러십 유지를 놓고 협의하는 과정에서나, 계약이 종료된 후 지금까지 수입차에 대해 많은 공부를 했다. 거기엔 다임러크라이슬러(DC)도 포함돼 있다. 다른 브랜드도 그렇겠지만 특히 DC의 경우 세단에서 상용차까지 매우 다양한 모델을 갖고 있다. 이런 게 결국 장기적인 성장측면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크라이슬러가 렉서스에 비해 고급성이 떨어져 판매가 어려울 것이란 얘기가 많은데.
\"자동차시장은 계속 변하고 있고 결국엔 효용성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차를 소비자들이 타는 시대가 올 것으로 판단한다. 예를 들어 지금은 비싸거나 남들이 많이 타는 차 그리고 주로 세단이 많이 팔리지만 출퇴근용, 레저용, 드라이브용 등 자신의 용도에 맞는 차를 살 때 가치가 가장 커진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다양한 고객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DC가 유리하다. 그리고 고급차의 정의가 무엇인 지 묻고 싶다. 첨단 기술은 시기만 차이있을 뿐 결국 모든 메이커가 공유하게 된다\"
-그럼 고급차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고 있는 지.
\"고객이 그 차를 산 것으로 인해 어떤 서비스를 받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고 본다. 유통업체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애프터서비스는 물론 개인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관리를 통해 생활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따라서 고객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면 그 차가 곧 고급차 아니겠는가. 그러기 위해선 완벽을 추구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 있는 고급차 브랜드 역시 그런 상황에 못다다랐다. 고급차 여부는 차를 타는 사람이 판단할 일이다\"
-SK가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수입차사업을 계속 하는 이유는.
\"SK의 목표는 운전고객 중심의 종합 마케팅회사가 되는 것이다. SK의 근간이 되는 사업은 석유다. 전국 3,800여개 주유소의 모든 고객이 운전자다. 차는 필수품이 됐고 석유판매 외에 다양한 아이템을 고객에게 제공할 필요성이 있다. OK마트, 스피드메이트, 엔카, 카티즌 등도 그래서 탄생했다. 우리의 고객에게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라이프타임 케어\'를 모토로 서비스한다는 점에서 자동차유통은 매우 적절한 아이템이다\"
-SK가 갖고 있는 자동차관련 사업을 크라이슬러사업과 어떻게 연계시킬 계획인 지.
\"전국 250여개 스피드메이트에서 긴급출동서비스를 제공키로 했고 DCK와 상의해 각 지역별로 크라이슬러 고객이 많은 곳부터 정비를 시작할 예정이다. 중고차사업을 위해선 엔카에 크라이슬러전용 코너를 만드는 걸 생각중이다. 렌터카사업을 하는 카티즌을 통해서는 다양한 차를 공급, 고객들이 크라이슬러차를 많이 경험할 수 있게 하겠다. SK가 펼치고 있는 온라인 상의 네이트 드라이브와 오프라인 상의 엔트랙을 묶어 향후 크라이슬러차에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또 OK캐쉬백의 축적된 고객자료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즉 고객이 무엇을 어디서 즐기는 지를 아는 데 도움이 된다. 궁극적으로는 차를 사면 캐쉬백 포인트를 주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판매목표는.
\"초기단계여서 아직 그런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그 보다 먼저 우리가 크라이슬러사업을 한다는 걸 널리 홍보해야 한다. 또 SK가 크라이슬러사업을 하면 어떻게 다른 지를 준비하는 데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요즘도 그 때문에 계속 회의를 하고 있다\"
-전국 DCK 딜러들이 SK의 판매망 확대에 관심이 많은데.
\"판매망 확대는 결국 성장성이나 수익성에 달려 있다. 그 것이 확인돼야 가능하다. 따라서 반포전시장을 얼마나 잘 운영하느냐가 중요하다. 또 강남과 서초구에서 전국 판매의 60% 가까이가 이뤄지는데 굳이 대기업으로서 지방딜러의 몫까지 뺏어서야 되겠는가.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 대기업 중 수입차사업을 하는 곳이 많은데, 그런 대기업을 개인딜러들은 잘 활용해야 한다. 대기업이 나서면 시장을 확대시키는 효과가 있지, 기존 고객을 뺏는 건 아니다. 또 대기업은 자사가 다루는 품목이 더 큰 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연구개발하는 것이므로 궁극적으로는 다른 딜러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DCK의 경우 서울에 3개 딜러체제여서 할인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데.
\"다른 딜러를 경쟁자가 아니라, 협력자라고 생각해야 한다. 주유소의 경우 본사 직영점과 대리점이 공존하지만 다툼이 없다. 이 분야에서도 시너지효과가 생길 것이다. 만일 다른 딜러가 가격으로 승부를 건다면 고객에게 우리가 왜 가격을 지키고, 그 것이 고객에게 장차 어떤 혜택으로 돌아갈 지를 설득시키겠다. 서로 손해를 보는 경쟁은 하면 안된다. 대기업이 할 일도 아니다\"
강호영 기자(ssyang@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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