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공원 오대산은 늘 사람들로 붐빈다. 특히 가을이면 단풍인파로 넘쳐난다. 뭐니뭐니 해도 가을 단풍의 대명사는 오대산이기에. 때론 북적이는 사람들 틈바구니에 끼어 세상을 둘러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다.
오대산은 설악산과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설악산이 알싸하고 칼칼함을 지녔다면 오대산은 그 반대로 부드럽고 은근한 멋으로 다가온다. 최고봉인 비로봉(1,563m)을 비롯해 호령봉, 상왕봉, 동대산, 두로봉 등 다섯 개의 준봉이 마치 연꽃잎처럼 솟았고, 부드럽고 여성적인 산세에 울창한 수림이 특징이다.
태백의 준령답게 그 너른 가슴에 숱한 절경을 품고 있는데 월정사지구, 방아다리지구, 병내리지구, 황병산지구, 내면지구, 청학동 소금강지구 등으로 크게 나뉘어진다. 그 중에서도 본류는 월정사지구로 형형색색의 단풍은 오대산의 가을을 황홀하게 수놓는다. 월정사에서 상원사, 적멸보궁에 이르는 10km에는 계곡을 끼고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우거져 색색의 단풍이 눈을 현란하게 한다.
나그네를 맨처음 반기는 곳은 월정사. 매표소를 지나면 하늘을 가린 전나무 숲길이 펼쳐진다. 그 맑고 청정한 기운에 몸을 맡기면 속세의 번뇌가 하나둘 씻겨져 나가는 듯하다.
월정사는 서기 643년(선덕여왕 14년) 당시 신라 고승 자장율사가 중국에서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돌아와 비로봉 아래 적멸보궁을 창건했다. 그 뒤 645년 팔각구층사리탑(국보제48호)과 석조보살좌상(보물 제139호)을 조성해 세운 거찰이다. 팔각구층사리탑에는 37과의 부처님 사리가 봉안돼 있다. 높이 15.2m의 이 탑은 고려시대의 다각다층석탑의 조형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물이다. 팔각구층사리탑 앞에는 한쪽 무릎을 끓고 있는 석조보살좌상이 있다. 온화한 미소와 전신을 흐르는 부드러운 선이 눈길을 끈다.
월정사에서 나와 상원사로 향하면 시원스런 계곡이 펼쳐진다. 유명한 오대천 계곡이다. 오대산의 숱한 계곡 중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절경으로, 월정사에서 상원사에 이르는 10km에 걸쳐 힘차게, 한편으론 그윽하게 흐르고 있다.
오대천 계곡이 끝날 무렵 좁던 도로가 갑자기 넓어지면서 상원사 안내 표지판이 정면에 세워져 있는 3거리가 나온다. 차는 임시주차장에 세워두고 좌측 시멘트 도로를 2km 가량 걸어 올라가면 상원사가 나온다.
신라 성덕여왕 4년에 창건된 상원사에는 국보 제36호인 상원사 동종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종으로 섬세한 모양과 웅장한 소리, 전체적인 안정감 그리고 종신에 새겨진 비천상을 통해 불교예술의 정화를 볼 수 있다.
상원사에서 등산로를 따라 약 3.5km 오르면 깔끔한 청기와가 인상적인 적멸보궁이 눈에 들어온다. 국내 4대 보궁 가운데 으뜸으로 치는 적멸보궁은 부처님의 정골사리를 모신 유서깊은 절이다. 문과 창문 모두 안으로 잠겨 있어 외부인의 출입을 금하고 있다. 보궁 뒤에는 1m 높이의 판석에 석탑을 본뜬 마애불탑이 새겨져 있다.
*등산코스
1) 관대거리 -> 상원사 -> 적멸보궁 -> 비로봉 -> 상왕봉 -> 북대사 -> 상원사(12.5km, 5시간 소요)
2) 연화교 -> 동대산 -> 진고개 -> 노인봉(7㎞, 4시간 소요)
3) 진고개 -> 노인봉 -> 만물상 -> 소금강(14km, 5시간 소요)

4) 방아다리 -> 목골재 -> 이승복기념관(2.4km, 1시간30분 소요)
*맛있는 집, 소문난 집
오대산 가는 길목에 위치한 하진부의 부일식당(033-335-7232 )은 이제 너무나 유명해진 음식점. 낡은 집에 넘쳐나는 손님을 다 받지 못해 이웃에 부일가든을 새롭게 열기도 했다.
전국에 소문난 부일식당의 주 메뉴는 산채정식. 오대산과 계방산, 함배산에서 자생하는 각종 산나물로 차려진 정식은 보기만 해도 눈이 즐겁다. 산더덕, 산도라지, 고사리에 고비, 신선초, 무리싹, 취나물, 참나물, 모시대, 산두릅, 어아리떼 등 일반인에게는 이름도 생소한 갖은 종류의 산나물류가 20여종을 넘는다. 좁쌀, 팥, 콩을 둔 잡곡밥은 장작불을 지펴 짓고, 된장도 재래식으로 집에서 담근 것이다. 봄철부터는 생나물에 강된장으로 된 쌈장으로 쌈을 싸먹게 해 입맛을 돋워준다.
*가는 요령
영동고속도로 진부IC에서 나와 좌회전해 6번 국도를 타고 횡계 방면(오대산 방향)으로 4.4km 가면 월정 3거리(월정주유소)에 이른다. 이 곳에서 좌회전해 4km 정도 달리면 간평교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 왼쪽길을 타고 4.2km 가면 월정사 앞 주차장에 이른다. 이 곳에서 계속해 8.3km 올라가면 상원사 앞 주차장이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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