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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뜨거운 감자\' 두산, 어떻게 하나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자사 최대 딜러인 두산의 처리 여부를 놓고 고민중이다. 두산이 혼다코리아의 서울 강남지역 딜러로 내정됨으로써 양다리를 걸치게 됐기 때문.

볼보 관계자는 \"두산이 혼다 딜러로 확정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발표가 안됐고 두산이 정확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전달하지 않아 결론을 유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두산이 구두 상으로는 볼보와 혼다 딜러를 같이 하고 싶고 성수동 정비공장을 함께 사용하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며 \"12월 정도 되면 볼보나 두산의 갈 길이 명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산은 볼보측에 밝힌 대로 두 브랜드의 딜러를 모두 맡는 쪽으로 밀고 나간다는 계획이다. 어차피 혼다가 자사 딜러로 독립법인을 원하기 때문에 두산과 볼보 간 맺은 계약에는 법적 문제가 없어서다. 그 경우 볼보도 제재를 가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볼보는 두산이 혼다 딜러가 되면 자사의 판매권을 내놓을 것으로 판단하고 서울지역 판매전략을 짰기 때문이다.

실제 두산이 입주하고 있는 도산대로변에 두산 철수를 전제로 전시장을 내겠다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중에는 기존 딜러도 있으나 새로 시장에 진출하는 업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만큼 두산이 알짜시장을 차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볼보의 불만은 그러면서도 두산이 일정 실적을 못내주고 있다는 것.

볼보측은 \"두산이 양다리를 걸치며 볼보 판매에 전력을 기울이지 않는 게 우리가 생각하는 최악의 상황\"이라며 \"그 동안에도 가장 큰 시장인 서울에서 두산이 어정쩡하게 버티면서 판매증가에 걸림돌이 됐다\"고 설명했다. 볼보는 따라서 두산이 혼다 딜러가 된 이후 볼보사업에서 제몫을 해준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 거라면 이번 기회에 차라리 깨끗이 손을 털어주길 바라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서울지역 볼보 딜러들 사이에서도 충분히 감지된다. 최근 볼보 딜러가 된 원익의 사업계획은 상당 부분 두산의 결정과 연동돼 있다. 원익측은 \"내년에 2급 정비공장을 짓는다는 게 회사 방침이지만 두산이 있다면 문제는 달라진다\"고 말했다. 두산이 성수동에 정비공장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정비공장을 또 짓는 건 무리가 아니냐는 얘기다.

두산은 성수동공장의 경우 혼다와 같이 쓰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공장 명의는 혼다 판매를 위한 별도법인이 갖고 두산이 볼보를 위해 절반 정도를 임대하는 방식이다. 볼보는 이에 대해 \"혼다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혼다가 승락하더라도 우리측에선 출입구를 따로 두고 공장의 반을 자르는 등의 요구를 분명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산이 볼보의 딜러가 된 이후 볼보측에 기여한 부분도 적지 않다. 대기업이 파는 브랜드란 점에서 고객에 대한 신뢰를 얻는 데 유리했고 지방의 중소 딜러들은 이런 점을 적극 활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볼보 판매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두산이 계속 한눈을 판 데다 덜컥 혼다의 딜러십을 획득하면서 지금은 볼보에 \'뜨거운 감자\'가 됐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앞으로 볼보의 판매실적과 딜러정책 등은 상당 부분 두산의 결정에 달려 있다. 볼보측은 \"볼보가 정리해야 할 과제\"라는 말로 향후 나아갈 방향을 시사했다.

강호영 기자(ssyang@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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