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과 맞닿아 아득히 펼쳐지는 방조제, 그 끝에 매달린 바다 바다, 그 바다를 뒤덮는 철새들의 황홀한 몸짓과 숨막히는 해변 드라이브가 기다리고 있는 곳.
군살처럼 붙은 겨울날의 무료와 권태를 훌훌 털어내고 싶은 이들, 일상의 게으름과 짜증에서 탈출을 꿈꾸는 이들은 서산해안으로 떠나라. 그 곳에는 바람이 불 때마다 몸 눕히는 소리가 서정적인 갈대밭과 하늘을 뒤덮는 철새들의 무리, 작은 고깃배를 띄운 어부가 첨벙첨벙 그물을 던지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천수만은 국내 최대의 철새도래지로 11월중순부터 이듬해 2월말까지 120여종 210만여 마리의 겨울 철새가 날아든다. 바다같은 호수 위로 날아오르는 수만 마리의 철새떼와 어우러진 이 곳의 일몰은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몽산포와 청포대 해안은 영화의 한 장면같은, 숨막히는 해변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곳. 조개껍질이 듬성듬성 뒹구는, 바닷물이 빠져 나간 해변은 평지만큼 굳기가 단단해 자동차가 달리기에도 무리가 없다. 그래서 이 곳에서는 자주 카레이스가 열리기도 한다.
그러나 자칫 낭만적이고 무드 넘치는 분위기에 들떠 바닷물이 덜 빠진 곳까지 차를 몰고 들어갔다가는 봉변당하기 십상이다. 또 서툰 솜씨로 호기를 부리다가 모래펄에 빠지는 낭패도 당한다. 모래펄을 달릴 때는 항상 일정한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 급작스럽게 가속하거나 급정거하게 되면 차바퀴가 모래에 빠져 애를 먹는다.
안면도로 향하면 서해안의 낭만은 절정에 이른다. 물 빠진 갯벌, 작은 어선들이 정박해 있는 포구에 어슬렁거리는 누렁이, 그리운 거리에서 안타깝게 마주 서 있는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의 전설은 겨울 추위마저 훈훈하게 녹여준다.

신라 때 금슬 좋던 승언장군 부부가 주위의 시샘을 견디지 못해 바다에 떨어져 있는 두 개의 바위섬에 각각 떨어져 살게 됐다. 그러던 중 승언장군은 해상으로 쳐들어오는 당나라 군사를 쫒기 위해 출정하게 됐고 오매불망 낭군을 기다리던 부인은 그만 바위가 되고 말았다. 이 바위를 할미바위라 부르고 마주 선 바위섬을 할아비바위라 부른다고 한다.
애절한 사랑의 전설을 떠올리며 달리는 서해안 드라이브는 겨울 낭만의 으뜸이다.
*가는 요령
서해안고속도로 서산 인터체인지나 홍성 인터체인지 어느 곳을 이용해도 좋다. 서산 인터체인지를 빠져 나올 경우 서산-태안을 거쳐 안면도로 향한다. 홍성 인터체인지를 이용할 때는 29번 국도를 타고 서산, 삽교로 방향을 잡아 달리면 갈산 3거리에 이른다. 이 곳에서 좌회전, 662번 지방도를 타고 서산간척지 방면으로 향한다. 서부(40번 지방도)→서산간척지 방조제→원청 3거리(좌회전-77번 국도의 안면도 방면)→안면교를 건너면 안면도이다.
*별미
이 맘 때면 서해안 일대가 맛있어진다. 특히 충남 홍성-보령을 잇는 서해안 일대는 빨갛게 익어가는 대하구이며 감칠맛 나는 굴밥, 조개 샤부샤부, 농익은 젓갈, 고소한 조선김 등 갖가지 향토 미각이 줄을 잇는다.
안면읍 내 수협건물에 있는 나드리식당(041-673-3118)은 해물탕과 꽃게탕이 유명하다. 여러 매체를 통해 유명세를 치른 집. 남다른 맛을 즐기고 싶다면 다리품을 조금 팔자.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보령시 천북면 앞바다에서 채취한 굴이 특히 요즘 제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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