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심란하게 마음을 두드리는가. 사는 것이 스산하게 느껴질 때면 충남 공주로 떠나라.
공주의 첫인상은 따뜻하고 다감함이다. 이는 이웃한 부여의 온갖 정한과 신산함이 느껴지는 첫인상과 전혀 다른 느낌이다. 소박한 표정 속에 담긴 그 따뜻함과 다감함은 낯선 이방인의 마음을 금방 풀어놓게 한다.
삼국시대 때 백제(문주왕1)가 웅진으로 천도함에 따라 60여년간 백제의 도읍이었던 공주는 아직도 곳곳에 왕도의 기품과 흔적이 남아 있다.
공주시 금성동의 송산리 고분군과 무령왕릉이 대표적이다. 송산리 고분군은 백제 웅진 도읍지의 왕과 왕족의 무덤이 군집된 곳이다. 이 무덤들은 일찌기 거의 다 도굴꾼에 의해 파헤쳐져 부장품이 도난당한 반면 무령왕릉은 도굴꾼이 침범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견됐다.
지난 71년 송산리 5호와 6호분에 물이 새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공사를 벌이다가 답사팀은 엄청난 개가를 올렸다. 백제25대 무령왕과 왕비를 합장한 무덤을 발견한 것이다. 무령왕(462~523)은 재위기간동안 민생을 안정시키고 국력을 신장해 국제적 지위를 강화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큰 업적을 이룩, 그의 아들 성왕대에 백제 중흥을 열게 했다.
무령왕릉은 남쪽으로 비탈진 언덕에 있었는데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봉분이 깎여 도굴꾼과 일본사람들의 눈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왕릉에서 출토된 유물은 108종 2,906점에 달해 국립공주박물곤에 진열, 전시되고 있으며 이 중 12점이 국보로 지정됐다.
그런데 송산리 고분(사적13호) 가운데 무령왕릉과 5, 6호분(왕릉)은 영구 폐쇄됐다.
이는 1,400여년이나 된 무령왕릉이 발굴 후 25년간의 공개에도 남조류 등 미생물이 서식하고 빗물이 스며드는 등 원형보존을 어렵게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00년 고분군 경내 지하에 원형과 똑같은 모형 고분을 별도로 만들어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공주 나들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 중의 또 한 곳은 공산성. 사적 제12호인 공산성은 총연장 2,600m의 고대성곽으로 해발 110m의 능선에 위치하고 있다. 동서로 약 800m, 남북으로 약 400m의 장방형을 이루고 있는데 원래는 백제시대의 토성이었던 것을 조선시대 때 석성으로 다시 쌓은 것이다.
성 안에는 웅진 도읍지로 추정되는 왕궁지를 비롯해 백제시대 연못 2개소, 고려시대 때 창건한 영은사, 조선시대 인조대왕이 이괄의 난을 피해 머물렀던 쌍수정과 사적비, 남문인 진남루, 북문인 공북루 등이 남아 있다. 동문과 서문은 근래에 복원했고 주변에는 유유히 흐르는 금강과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가는 요령
경부고속도로 천안 인터체인지에서 빠져 1번 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향한다. 천안공원묘지 입구에서 23번 국도로 옮겨 타고 30km 남짓 가면 공주시에 이른다. 혹은 호남고속도로 유성 인터체인지에서 32번 국도를 따라 공주시로 입성한다. 공주시내에서는 이정표를 따라 움직이면 어렵지 않게 유적지를 찾을 수 있다.
*맛집
공주시내 박물관 4거리에 있는 이학식당은 오랜 역사와 손맛을 자랑하는 공주의 명물이다. 무슨 특별한 메뉴가 있는 게 아니라 이학식당의 \'따로국밥\'은 공주뿐 아니라 전국에서 으뜸임을 자부한다. 공주사람들도 \"이학식당의 따로국밥을 먹지 않고서는 공주를 다녀갔다고 말할 수 없다\"라고 할 정도였다. 세월이 흘렀다. 공주에는 새이학가든(041-855-7080)이 이학식당의 뒤를 잇고 있다. 1954년부터 이학식당을 지켜온 시어머니의 손맛을 며느리가 전수받아 새이학가든을 연 것이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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