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부품메이커 델파이가 한국과 중국에 연구소를 세운다. 고객이 있는 곳으로 간다는 취지에 따른 것. 델파이가 말하는 고객은 완성차 메이커들이다. 자사 제품을 구매하는 메이커들의 지근거리에서 밀착 지원하겠다는 의도다. 델파이코리아가 연구소를 세우는 곳은 경기도 용인군 마북리다. 현대자동차 마북리연구소 근처로 한 시간 안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연구소와 공장에 닿은 수 있는 요지다. 현대자동차 연구소장에서 델파이코리아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2년이 지난 이대운 사장을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한국에 연구소를 세우는 이유는.
“한국은 이미 세계적인 시장이다. 델파이는 이미 GM대우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현대기아차와의 비즈니스도 많다. 한국에 연구소를 세우는 것은 이들 파트너들을 보다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다. 연구소를 지으면 현재 진행중인 업무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중국에서는 향후 가능성을 보고 연구소를 짓지만 한국에서는 아니다. 당장의 비즈니스에 필요한 부분이다. 업무가 잘 풀려가면 장기적으로도 발전가능성이 높다”
-17년간 현대자동차 연구소장으로 근무했는데, 연구소를 직접 챙길 것인가.
“물론이다. 확실하게 챙길 것이다. 업무는 디비전 위주로 가고 서포트를 할 것이다. 엔진과 변속기 위주로 연구소를 운용할 계획이다. 델파이는 특히 전기 전자가 강한데 이를 한국에 맞게 적용해가는 역할을 할 것이다”
-2년동안 델파이에 근무했는데 이전에 근무했던 현대자동차와의 차이점을 꼽는다면.
“현대는 책임범위 안에서 모든 것을 알아서 할 수 있었다. 때문에 일을 잘하고 못하는 게 개인의 역량에 따라 분명하게 차이난다. 델파이는 개인 역량보다 팀워크로 일하는 분위기다. 누구 누구가 일을 잘한다 혹은 못한다 라는 소리를 하기 힘든 구조다”
-원가절감은 부품사들의 숙명인데.
“기술이 있어야 원가절감을 할 수 있다. 기술없는 원가절감은 사상누각이다. 모듈은 원가절감의 좋은 방법이다. 모듈을 적용하면 10개 부품이 필요한 부분을 7-8개 부품으로 줄일 수 있고 그만큼 원가절감을 이룰 수 있다. 설계 기술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기술이 원가절감으로 직결되는 것이다. 델파이는 그런 면에서 유리하다. 품질을 유지하되 원가는 낮추려는 노력은 당연하다. 하지만 부품업체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적정선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무조건 적인 원가절감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의 자동차 부품 관련 기술수준을 평가한다면.
“업계는 그동안 엄청난 투자와 인력확보를 해왔다. 이미 한국의 기술 수준은 세계적이다. 완성차가 미국시장을 비롯한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이 있다면 부품 경쟁력도 있는 것이다”
-부품업계의 당면 문제라면.
“한국 차가 기술은 떨어지고 임금은 비싸다고 말하는데 나는 다르게 본다. 일본과 비교했을 때 기술 수준은 상당히 근접해 있다. 하지만 가격면에서는 월등히 유리하다. 중국은 우리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지만 기술이 확연히 떨어진다. 아무리 싸다고해도 품질이 확보되지 않으면 곤란하다. 하지만 한국차의 이같은 경쟁력은 길어야 7~8년이다. 그동안 일본보다 미흡한 부분은 보완해가야 한다. 하지만 중국 인도 등으로 업체들이 빠져나갈 뿐 장래에 대한 투자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다. 지금이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다”
오종훈 기자(ojh@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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