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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스포츠] [포뮬러BMW 연습 참가기]\'올해는 챔피언에 도전한다\'


갑신년 새해가 밝은 지 몇 일 후 필자를 포함한 이레인팀의 스텝 5명은 말레이시아의 세팡 서킷을 향해 떠났다.\'포뮬러BMW 아시아2003\' 루키 챔피언으로 새해 챔피언에 도전하는 유경욱과 고등학생(1987년생)이면서 작년 F1800에 참가했던 안석원 선수도 함께 갔다. 포뮬러BMW아시아2004 첫 공식연습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작년 경기 때와 마찬가지로 기온은 40도를 넘어 이에 적응하기 못한 안석원 선수와 미캐닉 중 한명이 일사병으로 구토를 하며 쓰러졌다. 나머지 사람들은 별 탈 없이 건강하게 테스트를 무사히 마쳤다.

이번 테스트에는 각 팀들이 아직 드라이버들과 계약을 마치지 않은 관계로 10명의 드라이버만이 참가했다. 이 중에는 프랑스F3 와 AF3 출신의 마키 리, AF3 출신의 조나단찬, AF2000 챔피언 출신의 케네스 찬, 2002년 영국 F3 출신으로 일본 GC21(F3에 카울을 덮은 차로 경기하는 일본에만 있는 경기) 2003 챔피언 야마자키 신수케 등이 들어있다.

포뮬러BMW가 1,200cc 140마력의 바이크 엔진을 사용하는 클래스임을 고려한다면 왜 F3까지 경험이 있는 많은 드라이버들이 이 대회 참가를 원하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BMW 모터스포츠가 이 포뮬러BMW아시아에 갖는 관심과 작년 챔피언인 호핀 퉁이 전세계로부터 받는 관심을 생각한다면 의문은 쉽게 풀린다.

작년 유경욱 선수가 거둔 결과를 본다면 우리나라 드라이버들의 잠재능력은 대단하다고 말하고 싶다. 다만 몇 가지만 뒷받침이 된다면...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드라이버들의 약점을 두 가지를 말하고 싶다. 첫 번째는 적응력이다. 경기장에서 매일 연습한다면 적응력은 좋아질 수 없다. 물론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는 저속 코너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의 경기장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스피드웨이에서 경기의 경험이 있는 선수들은 외국의 F3에 참가하고 있으면서도 가끔 다시 스피드웨이에서 연습을 하고 싶다는 뜻을 필자에게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고속 코너가 없는 것이 정말 아쉽다. 차에 대한 적응도 마찬가지이다. 외국의 차량에 비해 기본적인 면(엔진, 섀시, 기어박스 등)에서는 훨씬 뒤떨어지면서 트레이닝에 방해가 되는 다운포스, 서스펜션의 우월함 등으로 다져진 차량으로 연습을 하는 우리의 꿈나무들에게 높은 클래스와 같은 기어박스, 섀시를 쓰는 새로운 차량으로의 적응은 역시 시간이 걸린다.

두 번째는 언어다. 우리나라의 드라이버 중 과연 몇 명이 자신의 뜻을 외국의 엔지니어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드라이버가 인터뷰 때 외국기자가 물어보는 말에 답할 수 있을까.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역시 하루라도 빨리 국제 경기에 참가해 경험을 쌓는 것이 최우선 책인 것이다.

이번 공식 연습에서 유경욱 선수는 2003년 포뮬러BMW아시아 라운드3 예선에서 호핀 퉁이 세웠던 세팡 서킷 레코드인 2분12초908에 거의 근접한 2분13초338을 기록했다. 경험이 부족한 편인 안석원 선수는 2분15초730을 기록하며 새로운 차와 새로운 경기장에 빠르게 적응했다. 안 선수의 기록은 작년 세팡 경기장에서 열린 라운드3의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새로운 차로, 새 서킷에서 단 이틀의 연습 중에 이런 기록을 뽑아냈다는 것은 무한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안 선수는 우리나라 선수들의 취약점인 고속코너에서 역시 약한 모습을 드러냈으나 어린 나이 와 타고난 적응력 덕분에 매 타임 달라지는 면모를 보여주었다. 앞으로 몇 번의 연습을 더 갖는다면 당장에라도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선수이다. 이번 연습으로 유 선수는 2004 챔피언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고, 안석원 선수는 자신뿐만이 아닌 우리나라 어린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주었다.

필자는 지금이 더할 나위 없는 기회라고 말하고 싶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나라에는 정말 스피드를 느낄 수 있는 고속코너가 갖춰진 경기장이 아직은 없다. 1년 정도 국내서 경험을 쌓았다면 이제는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 여기서 더 머물러 있으면 그대로 주저앉고 만다. 외국어는 하루라도 어렸을 때 시작해야 하는 것처럼 ‘드라이빙이란 것이 이렇게 저속코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잠재의식 속에 주입되기 전에 나가서 고속코너에 적응해야 한다.

필자는 작년 12월 오스트리아에서 있었던 BMW 모터스포츠 파티에서 내년엔 이 파티에 챔피언과 루키 챔피언을 동행하겠다고 BMW 고위 관계자에게 장담했었다. 그 말이 실현되기를 바란다.

올해 포뮬러BMW아시아는 4월4일 바레인과 9월26일에 상하이에서 F1 그랑프리가 처음으로 열리는 데 이 두 경기의 서포트 레이스로 치르기 위해 BMW 모터스포츠가 FOM과 막후 접촉 중이어서 스케줄이 나오지 않고 있다. 만약 두 군데 모두 확정될 경우 포뮬러BMW아시아는 전 세계 모터스포츠로부터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런 경기에서 대한민국 선수가 시상대 가운데에 우뚝 서 환호하는 모습을 볼 날도 멀지 않았다. 이러한 장면이 몇 년 내에 F1에서 이어지길 바란다.

글=이레인팀 전홍식 부장(bigfoot69@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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