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뽀 한 번에 2,400만원\'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얼마 전 국내에서 발생했던 일이다. 중고차시세 100만원 안팎의 프린스가 살짝 언 도로에서 미끄러져 10억원대의 마이바흐 뒷범퍼를 가볍게 들이받았으나 수리비는 무려 2,400만원이나 나왔던 것. 불행중 다행으로 프린스 운전자는 S화재 자동차종합보험 대물배상 한도 2,000만원에 가입, 자신은 400만원만 부담했다.

1월말 프린스와 마이바흐 추돌사고 사진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수리비가 최고 1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돌았다. 네티즌들의 추측보다는 가볍게(?) 결말을 맺은 셈. 그러나 상대차가 고급 수입차가 아니었다면 이 운전자가 부담해야 할 돈은 몇 십만원 수준. 상대를 잘못 만나 차값의 4배나 되는 돈을 고스란히 물었으니 운전자 입장에선 억울할 만하다.


프린스 운전자의 피해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대물 보험금 지급으로 보험 갱신 때 내야 하는 보험료도 크게 올라간다. 사진이 실린 사이트 게시판이나 사진 밑 리플란에는 초대형(?) 사고를 일으킨 프린스 운전자를 동정하거나 마이바흐 운전자에게 선처를 부탁하는 글들이 잇따라 게재됐다.

한편 이 사고 사진은 S화재측이 해당 인터넷 사이트 직원에게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직원은 손보사들을 돌아다니면서 수입차 사고 및 도난과 관련된 사진을 제공해줄 것을 끈질지게 요청했다. 여기에 S화재가 고급차관련 사고 증가로 보험사와 가입자의 부담이 늘어나는 걸 예방하려면 대물 가입한도를 높이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이를 알리기 위해 사진을 제공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대물배상 한도를 올리는 가입자들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S화재측으로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최기성 기자 gistar@autotimes.co.kr
<사진출처 : 보배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