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전벽해라는 비유가 이 경우 적절할까. 관광객들로 붐비는 인천 무의도와 실미도를 보면 세상 참 많이 변했다는 걸 절감한다. 영종도 남쪽에 위치한, 인적 드문 이 작은 섬에 꼬리를 무는 관광인파가 이어지리라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요즘 이 곳은 단연 화제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인기리에 방영됐던 SBS TV 드라마 <천국의 계단> 무대였던 무의도는 말할 것도 없고,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한 영화 <실미도>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은 무의도와 지척에 위치한 비극의 섬 실미도까지 뜨겁게 달구고 있다.

*<천국의 계단> 촬영한 무의도
인천 영종도의 남쪽에 위치한 작은 섬 무의도는 영종대교가 개통되기 전까지만 해도 찾아가는 길이 꽤나 번거롭고, 시간낭비가 심했다. 경인고속도로를 경유해 월미도까지 가서 그 곳에서 차를 배에 싣고 영종도에 도착해, 다시 용유도 잠진포구에서 카페리를 타고 무의도로 건너가야 했다. 그러나 영종도 인천공항까지 단숨에 이어지는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서울에서 1시간이면 천혜의 자연미를 간직한 무의도에 도착할 수 있다.

‘춤추는 무희의 옷처럼 아름답다\'는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는 무의도에서 맨처음 만나는 명소는 실미 해수욕장. 초승달 모양의 해변 백사장에는 허리 굵은 늙은 소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뤄 두터운 그늘을 만들어준다. 노송숲을 사이에 두고 자연과 더불어 쉴 수 있는 산림욕장과 텐트야영장이 가능해 해변을 바로 앞에 두고 오토캠핑을 즐길 수 있다.

무의도 서쪽에 위치한 하나개 해수욕장은 일렬로 늘어선 방갈로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곳에 화제의 드라마 <천국의 계단> 세트장이 있다. 하나개 해수욕장은 서해 바다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넓고 깨끗한 백사장이 2km에 걸쳐 펼쳐진다.

백사장이 끝나는 부분에는 얇고 부드러운 갯벌이 이어지는데, 밀물 때면 갯벌이 사라지고 방갈로 바로 앞까지 물이 차 오른다. 그 때 방갈로 속에 있으면 마치 수중가옥에 있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하나개’란 하나밖에 없는 큰 갯벌이라는 뜻으로, 썰물 때면 끝없이 넓은 갯벌이 나타난다.

무의도는 작은 섬이지만 호룡곡산(264m)과 국사봉(236ｍ) 등 2개의 산봉우리를 거느리고 있다. 이들 등산코스는 험하지 않고 체력단련을 위한 트레킹 코스로 손색없다. 정상에 오르면 뭍과 다리로 연결된 영종도와 용유도뿐 아니라 승봉도, 자월도, 팔미도, 영흥도 등 인천 앞바다의 섬들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실미도
무의도의 실미 해수욕장 바로 앞에 위치한 섬이 실미도다. 바닷길이 열리면 걸어서도 섬으로 건너갈 수 있다. 북파공작을 위해 1968년 창설된 실미도 부대원들이 1971년 서울 도심에서 난동을 부리다가 자폭한 사건을 그린 영화 <실미도>로 인해 그 동안 잊혀졌던 섬 실미도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영화를 촬영하던 세트장은 모두 철거돼 바다 외에 특별한 볼거리는 없다.

바닷물이 빠져 나간 갯벌에선 생생한 생태현장. 낙지, 민챙이, 칠게, 고동이 살아 숨쉰다.

*맛집
실미식당(032-889-7778~9) : 실미도가 바로 건너보이는 실미 해수욕장 송림에 자리하고 있다. 안주인의 깔끔한 솜씨가 더해진 여러 밑반찬과 싱싱한 활어회를 맛볼 수 있다.

*가는 요령
올림픽대로에서 김포공항 방면으로 가다 보면 방화대교 즈음에서 인천국제공항이 표시된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를 따라 가면 영종대교에 진입하게 된다. 외곽순환도로에서 노오지 JCT 방면, 남부순환도로에서 김포공항 방면으로 가면 영종대교에 진입한다.

영종대교를 건너 계속 직진하다 보면 \'화물터미널\', \'공항신도시\', \'화물터미널\'이 적힌 이정표가 나온 뒤 ‘용유, 무의’라고 적힌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 해안고속도로- 잠진도 선착장- 페리- 무의도에 도착한다. 포구에서 600여m 떨어져 있는 무의도까지 카페리로 10분이면 닿는다.

<여객선 안내 : 032-751-3354~6(무의도해운)>

*숙박
무의도 안에 펜션 ‘무의도 아일랜드캐슬(032-752-5114)\'이 있다. 민박안내는 실미 해수욕장 032-889-3636, 2255, 하나개 해수욕장 032-889-2091, 5588을 이용한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