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서 쉽게 갈 수 있는 경기도 광릉은 연인들에게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는 곳이다. 그 동안 광릉이라고 하면 먼저 수목원을 떠올릴 만큼 광릉은 그 그늘에 가려졌던 곳이나 사실 수목원은 광릉으로 인해 조성된 숲이었다.
남양주군 진접읍 부평리 운악산 남쪽 기슭에 자리한 광릉은 조선조 제7대 임금인 세조와 그의 비 정희왕후 윤씨의 능역이다. 광릉의 숲은 세조가 재위 때부터 이미 이 곳에 묫자리를 정해 놓고 일체 채벌을 못하도록 보살폈던 곳이다. 덕분에 드넓은 숲에는 500년 내외의 고목을 비롯해 울창한 숲이 광활한 밀림을 이뤘다. 온갖 야생초와 조류들이 서식하는 낙원으로 특히 천연기념물 제11호인 크낙새 서식지로 유명하다.
이 곳에 우리에게 잘 알려진 국립수목원이 자리하고 있다. 1987년 문을 열어 일반인에게 개방된 수목원은 개방 10년만인 지난 1997년부터 숲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삼림욕장을 폐쇄하고 관람객들의 출입을 제한했다. 주말이면 주차장을 방불케 할 만큼 밀려드는 자동차와 관람객들로 인해 수목원의 산림이 심각한 영향을 받아서였다.
그래서 지금은 토, 일요일, 공휴일, 국경일에는 수목원을 폐쇄하고 평일에는 5일 전에 예약한 단체나 개인에 한해서만 입장할 수 있다(1일 5,000명한 선착순 마감. 예약접수처 : 031-540-1114)
그런 만큼 요즘은 예전에 비해 호젓한 광릉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 특히 광릉으로 오르는 오솔길은 아늑한 분위기가 그만이다. 맑은 공기를 가슴 깊이 호흡하면서 잘 꾸며진 산책로를 따라가면 잘 단장된 능이 나타난다.
광릉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봉선사를 찾는 즐거움도 있다. 봉선사의 역사는 고려시대부터 시작된다. 원래 봉선사 자리에는 고려 광종 20년(969년) 법인국사가 창건한 운악사라는 절이 있었는데 여러 차례 난리를 겪으며 폐허가 된 것을 1469년(조선조 8대 임금 예종 원년) 정희왕후 윤씨(7대 세조의 왕비)가 세조의 영혼을 봉안코자 다시 일으켜 세운 뒤 봉선사라 개칭했다. 이후 봉선사는 임진왜란, 병자호란,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소실과 증건을 거듭했다.
봉선사에 가면 가장 먼저 찾아볼 것이 대웅전 처마 밑에 걸린 현판이다. 대웅전이라 하지 않고 ‘큰법당’이라고 한글로 쓴 게 이채롭다. 1970년 운허선사(춘원 이광수 사촌)가 대웅전을 세우면서 써서 달았다. 또한 경내에 봉선사 대종(보물 제397호)이 있는데 임진왜란 이전에 만든 동종 중에서 몇 개 남지 않은 것으로 예종 원년(1469)에 왕실의 명령에 따라 만들었다. 조선왕조 전기 동종 연구에 귀중한 자료다.
*고모리 카페촌
광릉수목원에서 의정부, 포천 방향으로 이어지는 길목에서 고모리 방면 이정표를 보고 샛길로 접어들면 카페마을이 눈앞에 펼쳐진다. 고모산과 죽엽산을 좌우에 거느린 ‘고모리산성 문화거리’가 조성돼 있는 것. 갤러리를 겸한 카페나 전통찻집, 이벤트가 베풀어지는 레스토랑 등이 줄지어 있다.
고모리저수지 바로 옆에 위치한 카페 \'고모리 691\'(031-542-3691)은 고모리에 제일 먼저 터를 닦은 곳. 그래서 가장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 수시로 크고 작은 행사를 여는 작은 문화공간으로, 벽면이 모두 통유리로 돼 있어 바깥 풍경을 맘껏 구경할 수 있다. 가격이 다소 비싼 게 흠.
‘아빠 어렸을 적에\'(031-542-1135)는 70~80년대 \'점방\'에서 사용하던 물건들을 그대로 재연,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이밖에도 \'허브마당\'(031-543-8884)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민속품을 만나볼 수 있는 \'푸른하늘 모퉁이\', 고향집 할머니의 정겨운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욕쟁이 할머니집\', 뉴욕의 어느 레스토랑에 앉아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파노라마\' 등 다양한 카페들을 만나볼 수 있다.
*가는 요령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여러 코스를 잡을 수 있다.
1) 의정부에서 포천 방향 43번 국도로 8.2km 가 축석령 검문소에서 우회전, 314번 지방도를 타고 6km 가량 달리면 직동리 3거리를 거쳐 국립수목원에 이른다.
2) 퇴계원을 거쳐 47번 국도로 진접을 지나 부평교에서 좌회전, 314번 지방도를 타고 가면 봉선사를 지나 광릉을 거쳐 수목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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