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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 기아 슬로바키아 투자로 폴란드 내 한국상품 불매운동 우려


기아자동차가 동유럽공장 부지로 슬로바키아의 질리나를 선정하자 폴란드 현지에서 한국상품 불매운동이 벌어질 우려가 있다고 KOTRA 바르샤바무역관이 지적했다.

바르샤바무역관에 따르면 대우자동차가 폴란드 대우-FSO의 \'파산상태\'에 대해 지난해 하반기 채무 출자전환 등 현명하게 대처함으로써 반한 감정이 상당히 해소됐다. 그러나 이후 진행된 영국 로버 등 신규 투자자와의 투자상담에 대해 그 동안 현지 일부 언론이 \"성공의 열쇠는 FSO의 종전 생산차종인 마티즈와 라노스에 대한 생산허가의 연장에 있다\"고 보도함으로써 은근히 반한 정서를 자극했다.

이 같은 현지민의 분위기도 기아의 신규 투자(약 7억유로) 대상국으로 폴란드가 떠오르면서 점차 완화되는 듯 했다. 특히 폴란드가 외국인 투자자에 대해 1989년의 \'체제전환\' 이래 최대의 투자유치 조건(2억달러 상당의 인센티브 등)을 제시하고 사절단도 한국에 파견했다는 등의 투자유치 활동이 보도되자 폴란드 국민의 기대가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기아가 새 공장부지를 슬로바키아로 정하고 사회간접자본 및 임금 수준 등을 판단기준으로 발표함에 따라 현지 언론은 기아에 제시된 대상 부지 소재지인 코베뤼체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 폴란드 행정부처 간 벌어진 공방전을 보도하면서, 기아의 결정동기가 석연치 않다는 반응을 실었다.

현지 언론은 또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체크,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 중유럽에 공장 신설(투자비 5억달러 상당)을 계획중인 한국타이어가 기아의 새 공장이 슬로바키아로 정해짐에 따라 인근 국가인 체크를 유력 후보국으로 보고 있으며, 체크투자유치청이 이미 한국타이어와 협상중이라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물론 한국타이어측은 투자 적지를 판정하기 위해 3월 중유럽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이를 부인했다고 언급했다.

폴란드 행정부 및 언론 등이 투자유치 실패에 대한 원인을 명확히 분석하지 못하자 기아의 폴란드 투자를 당연시했던 유관 인사 및 현지민들이 반한 정서를 서서히 나타내고 있다. 여기엔 슬로바키아같은 소국과의 투자유치 경쟁에 실패한 데 대한 자존심 손상이 저변에 깔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현지 인터넷 상에는 \"폴란드에 투자하지 않은 현대, 기아차를 사지 말자\"는 \'불매운동\' 주장과, \"기아 교섭자가 폴란드에 뇌물을 요구했다\"는 인신 비방 등의 글이 상당수 올라오고 있다. 특히 지난 시절 대우그룹 투자에 대해 \"여우에게 닭장을 열어준 것\"이라며 \"슬로바키아도 한국에 당할 것이므로 조의를 표한다\"는 한국 비하의 글도 실렸다.

한국 기업을 위해 일했다는 한 네티즌은 \"한국인은 그들이 투자하려는 국가에서 최대한 짜내는 탐욕스러운 자들이며, 슬로바키아로부터 인센티브를 최대한 받아내기 위해 폴란드를 이용했다\"는 의미의 글을 남겼다. 한국타이어의 중유럽 투자에 대해 보도한 일간지 파르끼에트도 행간에 이 네티즌과 같은 시각을 드러냈다.

한편, 일부 경제인들은 기아의 이번 결정에 따른 현지 반한 정서의 유발을 막기 위해 토요타가 새 조립공장을 체크로 정한 직후 엔진공장 및 여타 부품공장을 폴란드에 세운다고 발표하고 이를 이행한 사례를 들면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실제 자동차부품 생산부문은 폴란드의 경쟁력이 상당히 높은 점을 참고해야 하며, 향후 한국타이어마저 새 공장을 체크로 택할 경우 한국상품 불매운동이 촉발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강호영 기자(ssyang@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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