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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용품] 유럽 자동차부품업체 자체 마크로 승부


자동차 생산에서 부품업체의 역할이 점점 커지면서 부품사들이 자체 마크를 유통시키는 추세가 늘고 있다. 이는 대형 자동차메이커들의 횡포에서 벗어나는 한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 어느 정도 지명도를 갖춘 부품업체들의 경우 독자 마크가 유리한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고 한델스블라트가 최근 보도했다.

타이어업체인 콘티넨탈이나 스포츠용 자동차 좌석으로 유명한 리카로는 이미 프리미엄 마크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프랑스의 자동차 조명업체 발레오도 자체 마크를 붙여 납품하고 있다. 보쉬도 다임러크라이슬러같은 메이커에 납품하는 미끄럼방지장치 ESP에 자사 마크를 붙이고 있다.

자동차부품업체들이 자체 마크를 다는 데 대해 EU 위원회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뿐 아니라 지원하고 있다. 브뤼셀 EU 위원회는 일찍부터 EU시장의 자동차 유통이 훨씬 더 유연해져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런 차원에서 EU 위원회는 지난 가을 이미 부품사들이 일반 시장에 제품을 팔 수 있게 했다. 이와 함께 자동차메이커들의 부품 디자인에 대한 특허권을 제한할 예정이어서 자동차부품업체들의 사업영역이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세계 자동차부품산업의 구조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향후 10년 내 자동차 생산에서 부품업체들의 역할이 70%를 넘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 현재 1대의 자동차가 생산되는 데 완성차메이커의 역할은 35%로 줄었다.

완성차메이커들은 핵심 기술과 차체부문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연구개발까지 시스템 납품업체들에 떠맡기는 추세다. 프라운호퍼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현재 자동차 산업의 기술혁신 중 30%는 부품업체들의 손에서 나왔다. 그럼에도 부품업체, 특히 중소기업들은 뒷전에 익명으로 머물러 있어야 하는 게 지금까지의 실정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부품업체들은 최종소비자들과 직접 승부를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길이라고 인식하게 됐다. 소비자들도 프리미엄 마크에 높은 가격을 지불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게 자동차중소기업협회의 판단이다. 신뢰도가 높은 고급 부품을 쓰게 되는 완성차메이커도 동반 이익을 얻으므로 반대할 이유가 없다. 물론 새로 장착되는 모든 부품에 부품업체의 로고를 붙인다는 건 실현성이 없는 일이다.

자동차산업에서 부품사들의 역할이 커지는 것과 함께 중소부품사들의 경영난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는 부품산업의 집중화와 모듈화에 따른 것으로 대기업들은 더욱 대형화되는 반면 중소기업들은 문을 닫아야 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약 5,500개로 추정되는 세계 자동차부품업체들이 10년 내에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강호영 기자(ssyang@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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