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돌이동\'하면 많은 사람들이 안동 하회마을을 떠올린다. 물돌이동이란 강물이 휘돌아 흐르면서 땅덩어리를 감싸안아 마치 섬처럼 만들어진 곳을 말한다. 그러나 땅의 생김새만을 볼 때 하회마을과 이웃한 이 곳 예천 회룡포가 더 전형적인 물돌이동 마을이다.
회령포는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이 350도로 마을을 휘돌아 흐르며 거의 완벽에 가까운 물방울 모양을 만들어내고 있다. 마을 경계의 약 95%는 강물이 쌓아 놓은 모래밭이고 육지와 연결된 부분은 나지막한 산이다. 큰 물이라도 지면 금방 마을이 떠내려 갈 것 같은 느낌마저 들 정도다. 강 건너로는 비룡산, 학당산, 대동산이 마을을 에워싸고 있다.
이 마을은 원래 오지 중의 오지였다. 옛날부터 큰 난리 때면 인근 사람들은 이 곳으로 몸을 피했고, 조선시대에는 귀양지로도 쓰였다 한다. 고종 때부터 경북 의성사람들이 여기에 들어와 땅을 개간하고 자리를 잡게 되면서 ‘의성포’란 이름이 붙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이 곳을 찾아드는 관광객이 늘어나자 예천군에서는 혹 의성군에 있는 명승지로 잘못 알려질까봐 \'회룡포\'란 이름을 새로 지었고, 모든 이정표는 회룡포로 돼 있다. 그러나 현지 사람들에겐 아직도 ‘의성포’란 이름으로 통한다.
마을은 논밭까지 합해 5만평 정도. 한 바퀴 도는 데 2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발바닥을 간질이는 곱고 깨끗한 강모래와 바닥이 훤히 내비칠 정도로 맑은 강에는 물고기들이 휙휙 내달린다.
마을 전경을 보려면 강 건너 앞산인 비룡산 전망대를 찾는 게 좋다. 전망대 가는 길에는 고찰 장안사가 있다. 장안사는 통일신라 때 의상대사의 제자인 운명선사가 세운 고찰로 전해진다. 그러나 최근에 중수해 옛 모습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종루에 비스듬히 자란 아름드리 고목 벚나무가 눈길을 끌 뿐이다. 장안사를 지나 약 400m를 더 오르면 회룡대라는 전망대가 나온다. 회룡대에서 바라보는 마을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다.
▲주변 볼거리
*나일성천문대와 어린이우주과학관
연세대 명예교수인 별똥 나일성 박사의 천문박물관은 동서고금의 대표적 천문도(성도)와 동양·한국의 해시계 등 천문관련 자료 수백 점을 수집 또는 복원해 전시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학습과 일반인들의 교양을 높이는 평생교육장 그리고 세계 학자들의 연구시설로 육성하고 있다. 밤에는 별을 관측하는 시설을 갖춰 놓아 여름과 겨울방학기간과 특별한 우주쇼가 있을 때는 학습장에서 별 관측회도 개최하며, 별자리와 망원경에 관한 궁금증은 오전 10시에서 11시 사이에 \'흠경각\'에서 상담해준다.
천문대 바로 옆에는 예천 어린이우주과학관이 자리하고 있다. 천문우주과학문화 보급을 위해 충북대학교 천문우주학과의 이용삼 교수가 설립했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전시물과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보호자를 위한 상세한 설명으로 천문과 우주에 대한 기본 개념을 학생과 어린이, 일반인들이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석송령
석송령(천연기념물 제294호)은 600년 넘은 반송으로, 석송령이란 나무이름으로 토지를 소유해 매년 세금을 내고 있다. 부귀, 장수, 상록을 상징하는 우산 모양의 이 반송은 지금으로부터 600여년 전 마을 앞 석관천 상류에서 홍수로 떠내려오는 어린 소나무를 어떤 주민이 건져 심었다고 전해 온다. 나무 높이 10m, 흉고 직경 4.2m, 수폭 동서 32m, 남북 22m이며 그늘면적만 300평이 넘는다.
이 나무가 석송령으로 불리게 된 연유는 이 마을에서 자식없이 살던 이수목(李秀睦)이라는 사람이 그가 소유한 토지를 이 나무 명의로 기증하고 세상을 뜨자 주민들이 그의 뜻을 모아 ‘석평동의 영험있는 나무’라는 뜻의 ‘석송령’이라 명명해 등기했다.
*예천온천: 감천면 관현·천향리 일대에 있는 예천온천은 1998년 온천지구로 지정 받았다. 강알칼리인 중탄산나트륨(HCO3-Na) 단순천으로 수질이 매우 부드러운 게 특징이다. 시설은 크게 뛰어나지 않으나 피부미용에 좋고, 피로회복이 빠르며 혈액순환, 항진작용, 진정작용, 신진대사를 도와 신경기능의 활성화, 신경통 등에 효험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문난 맛집
예천읍내에는 ‘전국을 달리는 청포집(054-655-0264)’이라는 재미있는 옥호의 별미집이 기다리고 있다. 50년 넘게 녹두를 갈아 만든 ‘청포묵’ 한 가지만을 만들어 온 집이다. 주 메뉴는 탕평채와 청포묵 정식. 탕평채는 곱게 채친 청포묵에 달걀 지단과 당근, 청채, 김 등 5색으로 꾸밈을 해 참기름과 양념장을 얹어 먹는다. 정식에는 청포묵무침 한 그릇에 밥과 국, 된장찌개, 생선구이, 젓갈, 도라지무침과 물김치 등 10여 가지 반찬이 곁들여진다.
순대와 순대국밥으로 유명한 박달식당(054-652-0522)도 빼놓을 수 없다. 비닐처럼 얇은 막에 당면만 넣어 만든 일반 순대와 차원이 다르다. 실팍한 돼지 창자에 선지를 두둑히 넣어 만든 박달식당 순대는 마니아층이 형성될 정도다. 인근 도시인 안동, 구미, 대구 등지에서도 박달순대를 맛보기 위해 빗속을 달려오는 단골들이 있다고 한다.
▲가는 요령
중앙고속도로 예천 인터체인지에서 빠져 나가 예천읍을 기점으로 삼는다. 회룡포는 예천읍에서 문경 방향 국도 34번을 타고 가다가 용궁면 소재지에서 LG주유소가 있는 샛길로 접어들어 이정표를 따라 움직이면 된다. 5km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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