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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 기아 쏘렌토 5단 AT 한국형으로 개선


기아자동차가 2004년형 쏘렌토 5단 자동변속기의 리콜 후유증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격심한 내수부진 속에서도 기아차 중 유일하게 백오더(재고가 부족해 출고하지 못하는 계약물량)가 밀려 있던 쏘렌토마저 리콜 소동 이후 판매가 급감하고 있어서다.

기아는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면승부’를 걸었다. 기아는 6월초순부터 스냅링의 기계적 결함과 관련, 자동변속기를 무상으로 교환해주는 리콜을 실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동안 소비자들이 제기해 온 변속패턴과 소음 등 감성적 불만사항까지 모두 개선했다. 쏘렌토 5단 자동변속기가 국내 소비자의 취향에 맞게 ‘한국형’으로 다시 태어난 셈이다.

기아는 지난 7월1일부터 시승차 168대를 마련, 전국 판매지점에서 개선된 차의 체험시승회를 진행중이다. 최근에는 화성공장에서 전문기자단과 인터넷 동호회원들을 대상으로 정밀 시승회를 갖는 등 리콜과 관련한 부정적 이미지를 씻기 위해 애쓰고 있다.

◆어떻게 바뀌었나
지난해 12월 출시된 2004년형 쏘렌토 5단 자동변속기는 △1~5단까지 변속하는 과정에서 각 단의 변속 rpm이 높고 △특히 5단으로의 변속 타이밍이 너무 늦으며 △경사로에서 후진 등판성능이 약한 데다 △가속 때는 엔진소음이 심하다는 등의 지적을 받아 왔다.


기아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5단 자동변속기의 변속패턴과 토크를 조정, 국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4단 자동변속기의 변속패턴과 비슷한 수준으로 각 단의 변속 rpm을 낮췄다. 또 이전에는 시속 100km를 넘어야 5단으로 넘어갔으나 이를 시속 80km(액셀 페달 밟힘량 40% 이하 기준)로 단축, 5단 변속지연에 대한 불만을 해소했다. 경사로 후진성능 문제는 공회전 rpm과 토크를 높여 해결했으며 연료분사시기를 최적화, 엔진연소음도 2∼3㏈ 감소시켰다.

결국 개선된 쏘렌토 5단 자동변속기의 변속패턴은 국내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전반적으로 동력성능 개선에 초점이 맞춰진 것. 반면 5단 자동변속기 고유의 장점인 연비면에선 그 만큼 불리해졌다.

이와 별도로 스냅링 이탈로 전후진이 잘 안되는 것으로 드러난 현상은 스냅링의 폭과 두께를 보강한 변속기로 교체하는 리콜을 실시함으로써 개선했다.

◆상품성 문제였나, 전반적인 결함이었나

쏘렌토 5단 자동변속기와 관련, 지금까지 최대 쟁점이었다. \'안티 쏘렌토\' 사이트 등의 소비자들은 \"기아측이 쏘렌토 5단 자동변속기의 전반적인 결함을 알고도 숨기다가 결국 스냅링의 문제로 축소시켜 리콜을 실시했다\"며 기아의 도덕성을 문제삼고 있다. 그러나 기아는 \"스냅링의 기계적 결함은 인정하지만, 나머지 불만사항은 제품특성의 문제\"라며 \"이 두 가지 문제를 분리해서 봐달라\"는 입장이다.

기아 관계자는 “변속패턴 등과 관련해 굳이 쏘렌토 5단 자동변속기의 문제를 들자면, 고속주행과 연비에 유리한 유럽형에 가깝게 개발됐다는 점”이라며 “국내 도로와 운전여건 상 소비자들이 5단 자동변속기 고유의 변속패턴에 익숙하지 못한 게 불만제기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수용과 같은 엔진과 변속기를 쓰는 유럽시장 수출차는 국내와 같은 소비자 불만제기가 전혀 없다\"며 \"국내의 경우 제품결함은 아니지만, 극소수가 아닌 상당수의 국내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해 온 만큼 상품성을 개선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내에서 리콜을 실시중인 스냅링 이탈현상의 경우도 유럽에선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어 의아할 정도\"라며 \"다만 유럽에서도 향후 스냅링 이탈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일부 개선되지 않은 차에 대해 무상수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왜 \'JATCO\'를 선택했나
기아측이 원가를 아끼기 위해 값싼 제휴선을 택했다가 결국 결함있는 변속기를 만들게 됐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쏘렌토의 5단 자동변속기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인 현대파워텍이 일본 자트코의 기술을 이전받아 생산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자동변속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일본의 아이신과 협상을 벌이다가 결국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기술이 뒤지는 자트코를 택해 변속기에 결함이 생기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기아 연구개발본부 김재만 부사장은 이에 대해 “아이신과 먼저 접촉한 건 사실이나 아이신측이 기술이전을 거절함에 따라 자트코와 협상을 벌여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켰고, 5단 자동변속기를 국산화할 수 있었다”며 “단순히 비용절감을 꾀했다면 아이신의 요구대로 완제품을 수입하는 게 훨씬 더 유리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또 “대일 무역역조가 심화되는 국내 경제상황과 자동변속기 기술에 취약한 한국 자동차산업의 현실을 고려할 때 5단 자동변속기의 국산화는 중요한 과제여서 막대한 금액을 투자한 것”이라며 “자트코의 5단 자동변속기는 일본 닛산차 등에 장착되고 있으나 품질문제가 제기되지 않고 있는 제품”이라고 해명했다.


*\'쏘렌토 5단 자동변속기 개선현황\' 자료실에 있음.

김기호 기자(kh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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