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최근 계속된 고가행진을 접고 나흘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런 유가 강세가 당분간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정부는 7일 경제장관회의를 열어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천정을 모르고 치솟았던 국제유가가 다소 진정됐다.
4알 뉴욕 석유시장에서 9월에 인도될 미국 서부 텍사스유는 1배럴에 무려 1달러 32센트나 떨어지면서 42달러 83센트로 최고가 경신 나흘만에 다시 42달러선으로 내려앉았다.
런던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9월 인도분 역시 배럴당 94센트 떨어진 39달러 70센트에 장이 끝났다.
그렇지만 미국 서부텍사스유는 한때 사상 최고치인 44달러 34센트까지 오르는 등 여전히 불안요인을 안고 있다.
서부텍사스유 한때 배럴당 44달러 34센트까지 치솟아
일단 4일의 급락 요인을 분석해 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입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현재 OPEC 의장인 인도네시아 석유장관인 푸르기노 유스기안트로는 OPEC국가들은 하루에 100만배럴에서 150만 배럴씩 산유량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증산가능성 시사 발언에다 최근 유가가 크게 오른데 따라 이익을 챙기려는 투기세력의 물량도 나오면서 유가가 내린 것이다.
이렇게 최근 유가 급등과 급락에는 수급 요인 외에 투기세력도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석유시장에 대한 공급 여력이 불충분한 가운데 정세불안을 틈타 투기세력이 움직이고 있다는 얘기이다.
공급 여력 불충분한 가운데 투기세력 가세
일단 유가가 내렸으나 국제유가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국제 석유시장의 대표적인 유종인 미국 서부 텍사스유가 배럴당 45달러에서 최고 50달러까지도 될 것으로 전망하는 분석가들이 많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원유를 도입하는데 기준가로 사용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역시 35달러를 넘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해 석유공사 구자권 팀장은 "단기간에 유가를 내릴 요인이 없다"고 전망했다.
이유는 공급부족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유코스 사태나 이라크의 정정불안, 알카에다의 공격설에 다음달 중순경에 베네주엘라의 중간평가가 있는데 이 시기를 전후해 공급불안이 야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불안요인들은 이미 현재 유가에 충분히 반영됐기 때문에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30달러를 조금 넘는 쪽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강한 힘을 받고 있다.
"국제유가 당분간 강세 이어갈 것"이 대체적인 전망
이런 고유가 상황이 지난해말부터 계속되면서 무엇보다 기름 소비가 많은 기업들이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항공업계와 석유화학업계 등이 바로 그 예이다.
항공업계는 지난해말부터 고유가가 계속되면서 이미 비상 경영 사태를 선포하고 각종 비용절감, 운항노선 조정 등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몹시 힘겨워 하고 있다.
또 기름을 많이 쓰는 석유화학업계는 공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회수해 다른 공정에서 재활용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화섬업계도 원료가격이 급등하면서 생산제품의 가격을 올리고는 있지만 원가 인상에는 못미쳐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이밖에 극심한 내수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유통업체들은 매장의 냉방이나 옥외광고와 에너지 절감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항공업, 석유화학업 직격탄 "비상경영사태" 선포
이에 따라 교통세를 내려 국내 기름값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SK와 LG, 현대 오일뱅크 등 정유 3사는 5일 새벽 0시부터 휘발유 값을 6원에서 12원씩 올려서 공장도가가 최고 1307원까지 됐다.
현재 휘발유에는 교통세 559원과 이를 기준으로 붙는 교육세와 주행세, 부가세 등이 더해져서 세금이 기름값의 70% 가까이 된다.
업계는 이 세금,특히 덩치가 큰 교통세를 낮추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석유협회 주정빈 부장은 "임시적으로라도 세금을 내려서 부담을 낮춰줘야 한다"고 밝혔다.
물론 유가상승시 대책에 따라 관세나 수입부과금을 낮출 수는 있지만 이것은 국내 시장유가 하락에 큰 효과가 없다는게 주장의 이유이다.
기름 값의 70% 가까운 세금, 임시라도 내려야
이에 대해 정부는 무척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물론 교통세법에는 국민경제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면 현행 교통세를 30% 이내에서 조정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긴급 조정이나 지난 4월에 내놓은 두바이유 기준 35달러를 넘으면 내국세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그야말로 6개월 이내에 한시적으로 하는 경우만을 생각한 거라는게 정부 판단이다.
그런데 현재의 고유가가 한두달 안에 진정되는게 아니고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당분간은 30달러 밑으로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세금을 내릴 경우 한시가 아니라 상시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따라 7일 열리는 경제장관 회의에서 현재의 고유가에 대해 어떤 처방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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