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본고장이라는 미국에서 하이브리드카의 물결이 일고 있다.
그런데 그 물결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정작 미국이 아닌 일본업체들이다.
시장변화에 민감한 일본업체들이 환경보호론과 유가상승의 대세를 등에 업고 발빠르게 시장선점에 나서고 있는 것.
하이브리드카란 유류를 사용하는 기존의 연료계통에 새 에너지원을 더해 추진력을 얻는 차를 말한다.
현재로선 가솔린엔진에 전기모터를 병용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세계적 이슈인 환경문제와 함께 환경친화기술이 자동차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각 업체들이 개발에 매달리고 있는 부문이다.
바로 이 환경친화적 승용차 중 올해 북미시장에서 가장 많은 판매대수를 기록한 차가 혼다 인사이트다.
1갤런에 65마일의 연비를 자랑하는 2인승 인사이트는 올 상반기중 미국에서만 1,600여대가 팔렸다.
혼다측은 올 판매대수를 원래 예상치보다 2배 이상 늘린 7,000~8,000대로 잡고 있다.
토요타도 지난 8월 2만달러 수준의 5인승 프리우스를 선보였다.
이미 97년 이후 일본에서만 3만5,000대가 팔린 프리우스는 연간 500달러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1만2,000대 판매를 목표로 삼고 있다.
미국업체들도 이 분야에서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힘있는 차가 선호되는 자국 시장에서 생각했던 것만큼 실적을 거두지 못했다.
일례로 GM이 3년 전 전기차 EV-1을 출시했으나 지금까지의 판매대수가 인사이트의 올 상반기 판매실적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국업체들은 전통적인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SUV 등 경트럭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포드가 2003년까지 연비를 25% 이상 개선한 고연비 SUV 개발계획을 발표하자 뒤질세라 GM 역시 획기적으로 연비를 높일수 있는 하이브리드형 경트럭 사업계획을 내놨다.
다임러크라이슬러도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경트럭은 미국시장에서 승용차 판매대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요 모델이다.
그런데 근래들어 이 부문에서도 고연비의 컴팩트형 SUV를 앞세운 일본업체들의 거센 추격이 시작되면서 미국업체들이 수성에 나선 것이다.
포드는 2003년까지 에스케이프 SUV의 하이브리드버전을 내놓을 방침이고 GM과 다임러크라이슬러 역시 GMC 시에라 픽업과 듀랑고 SUV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각기 선보일 예정이다.
어찌 보면 결국 일본업체들이 미국 빅3의 연비전쟁에 불을 당긴 꼴이다.
아무튼 환경보호론과 자원고갈 등 시대적 요구에 따라 하이브리드카의
물결은 거스를 수 없는 하나의 조류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한 전문가는 "향후 10년 내로 하이브리드카가 시장의 2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극복해야 할 과제는 많다.
우선 차량개발에 비용이 많이 들고 덕분에 차값이 비싸진다.
혼다의 경우 인사이트 한 대를 팔 때마다 8,000달러씩 손해보고 있다.
기술적인 어려움도 지적받고 있다.
아직 하이브리드카의 기술적 완성도가 기존 차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안전성과 성능에서 개선돼야 할 측면이 상당 부분 있다.
그러나 이런 점들이 개선된다면 앞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은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클린 테크놀로지와 강하고 멋진 차체의 결합.
바로 모든 자동차업체들이 망설임없이 추구해야 할 과제다.
<강호영 기자 ssyang@hanch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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