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자동차가 생산·판매하는 쏘렌토가 제작결함 문제로 몇차례씩 자발적 리콜이 실시되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 특히 일부 쏘렌토 구매자들은 이러한 결함 등을 문제로 오는 23일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그룹 앞에서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이어서, 제작사와 소비자간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쏘렌토의 수난은 지난 3월 25일부터 시작됐다. 기아차는 당시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2003년 12월 24일∼26일, 2004년 1월 12일∼2월 10일까지 제작된 차량 2682대에 한해 자체무상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기아자동차(주)에서 생산·판매한 쏘렌토 승용차(5단 A/T,4X2) 중 일부 차량에서 TCU(변속기 제어유닛) 리프로그램시 오류 데이터 입력으로 인하여 D레인지 주행시 가속불량 및 변속지연이 발생하며 스포츠모드 선택시 D레인지 램프가 점등되는 것이 확인됨에 따라 자체무상점검을 실시한다.
하지만 이후 쏘렌토 자가운전자들을 비롯한 시민단체, 한국소비자보호원 등은 쏘렌토와 관련 \"회전수가 높은 상태에서 변속돼 가속력이 저하되고, 변속시점이 늦어 엔진소음이 큰 사항과 후진 때 출력이 저하된다\"고 지적하며 담당 부처인 건설교통부의 조사를 요구했다.
건교부는 소비자들의 이러한 목소리를 받아들여 지난 6월 8일 쏘렌토 2004년식 자동 5단 모델에 대한 자체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건교부는 당시 \"빠른 시일내에 2004년식 쏘렌토 구조장치에 대한 전반적인 정밀조사를 실시하고, 조사결과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시정명령 등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교부가 자체 조사에 돌입한 지 나흘만에 쏘렌토에 대한 첫 리콜이 실시됐다. 2003년 12월 13일∼2004년 4월 6일까지 제작·판매된 쏘렌토 자동5단 2만1850대가 리콜 대상이었다. 건교부는 자발적 리콜 사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금번 리콜사유는 자동5단 변속기 내부 케이스에 부품을 정위치에 유지시키는 홈이 설계내용대로 파이지 않아 후진 작동용 클러치를 제어하는 링(스냅링)이 이탈돼 후진시 동력이 잘 전달되지 않거나 동력이 갑자기 전달될 수 있는 결함이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12일 뒤 건교부는 쏘렌토 2004년식 자동5단 모델의 리콜 범위를 확대한다고 밝힌 것이다. 기아자동차쪽이 \"차량의 변속기를 제작하여 공급하는 부품업체의 관리부실로 리콜대상 변속기 일부가 추가 납품된 사실이 확인됐다\"며 리콜 계획을 변경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04년 4월 7일∼4월 21일 사이에 제작된 쏘렌토 5단 변속기 장착차량 2768대가 추가로 리콜 대상에 포함됐다. 즉 스냅링 이탈로 리콜이 실시되는 차량이 2만4618대로 늘어난 것이다.
세차례에 걸친 자체시정조치에도 불구하고 10일 또 한차례의 리콜 결정이 내려졌다. 이번에는 디젤 엔진의 발전기에 결함이 발생했다는 이유에서다. 건교부는 이날 2002년 2월 4일부터 2003년 12월 30일까지 제작·판매된 쏘렌토에 12만5290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사유를 밝혔다.
\"금번 리콜 사유는 2.5ℓ 디젤엔진의 발전기(Alternator : 발전·진공펌프 기능)의 부품에 측면하중이 과다하게 작용해 내부마모 및 그리스 누출과 발전능력 및 제동력이 떨어지는 결함이다.\" 자동차 내부 핵심부품에서 결함이 발생해 네차례에 걸쳐 자체 시정조치를 내린 것으로 종합할 수 있다.
건교부 \"자발적 리콜 관계없이 정밀 조사 계속 진행\"
건설교통부는 이처럼 쏘렌토와 관련한 결함 발생이 잇따르고 소비자들의 불만이 가중되자 부담을 느끼고 있는 눈치다. 지난 3월부터 자체 조사에 착수해 차량점검을 시행중인데, 정밀조사를 요하는 문제라 단기간에 결과를 내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건교부의 한 관계자는 \"기아차의 자체 리콜에 관계없이 계속 쏘렌토 차량에 대해서는 정밀 조사를 진행중에 있다\"면서 \"강제리콜을 권고할 때는 충분한 증빙자료가 있어야 하는데 하루이틀 안에 될 수가 없어 난처하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비하면 늦을지도 모르지만 1∼2년씩 걸리는 선진국에 비해 우리들은 빨리 하는 편\"이라며 \"왜 빨리 결과를 안내놓느냐고 독촉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기아차 \"리콜에 대한 인식변환 필요...고객들의 선택이 품질 반증\"
기아차는 리콜에 대한 인식의 변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잇단 리콜조치에 대해 \"쏘렌토에 엄청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들 하는데, 현재 수출도 잘 되고 내수에서도 잘 팔리고 있다\"면서 \"미국에서처럼 리콜이 긍정적으로 인식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객분들은 냉철하고 냉혹하게 선택을 하지 않느냐\"고 반문 한 뒤 \"그럼에도 선택을 받는다는 것은 품질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반증을 하는 것이 아니냐\"고 덧붙였다.
한편 쏘렌토의 제작결함으로 피해를 본 구매자들이 모인 \'04년식 쏘렌토미션 정식리콜 추진카페\' 회원들은 오는 23일 기아자동차 본사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기아차의 리콜 조치에도 불구하고 변속지연 등의 문제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오히려 이들은 \"리콜조치로 갑작스런 후진불능 현상에 대한 응급조치만 취했을 뿐, 운전자가 실제 운행하면서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그 무엇도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대단한 선심을 베푸는 듯한 마케팅 광고를 일삼고 있다\"고 기아차쪽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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