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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로그 오기사건\' 현대차는 적반하장?


국내 자동차 생산량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고객에게 판매하는 차량 안내 카탈로그에 실제와 다른 제품을 표기해 소비자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하지만 정작 현대차는 오기를 인정하면서도 오기로 인해 차량의 판매량에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공식적인 사과나 보상을 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대기업이 회사의 이름을 걸고 개발·판매한 자사 차량에 대한 무책임한 답변과 대응에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의 이번 사건을 두고, 정직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건전한 기업정신이 점점 쇠퇴하고 있다는 걱정스런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는 잘못된 표기의 카탈로그를 통해 뉴아반떼XD를 지난해만 무려 37만 대 이상을 판매했다.

현대차가 뉴아반떼XD 카탈로그의 엔진룸 속 TCS 모듈을 사양이 더 높은 것으로 표기해 놓고, 정작 실제 차량에는 낮은 사양의 TCS 모듈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문제는 차량은 현대자동차가 지난 2003년 5월 국내 첫 출시한 뉴아반떼XD 모델. 이 모델은 준중형급 스테디셀러로 소비자들에게 각광을 받아왔다.

카탈로그 표기보다 한 단계 낮은 장치 사용

회사원 장아무개로부터 밝혀진 현대차 카탈로그 오기 사건의 전모는 이렇다. 장아무개는 동절기 장거리 운행을 앞두고 소유 차량을 점검하다가 엔진룸 속 TCS(Traction Control System) 모듈에 찍혀 있던 \'BTCS(브레이크 제어 시스템)\' 문구를 보게 됐다. \'TCS\'란 ABS(잠금방지 제동장치)에서 파생된 것.

이 장치는 자동차 구동바퀴의 헛돌림을 막아 사고를 방지해 주는 제어장치의 일종이다. 그 일종인 BTCS는 브레이크 압력을 조절하는 장치로 엔진과 미션, 브레이크 제어를 동시에 수행하는 \'FTCS(Full Traction Control System)\'보다는 한 단계 아래인 시스템으로 통한다.

이상하게 여긴 장아무개의 확인 결과, 그가 차량을 구입할 당시 회사로부터 받은 카탈로그엔 뉴아반떼XD가 \'BTCS\'가 아닌 \'FTCS\'으로 표기돼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는 이를 현대차 고객상담실에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처음에는 제품 광고가 잘못 나갔을 리 없다는 입장으로 그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수 차례 확인 결과 장아무개의 착각이 아닌 현대차 쪽의 실수로 결론이 난 것. 현대자동차가 영업용 온·오프라인 카탈로그에 오기를 범한 것이 밝혀진 셈이다.

현대차는 이에 대해 \"두 시스템이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는 입장과 함께 몇 마디의 사과로 일을 무마하려고 했다. 장아무개가 현대차에게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 공지를 요청하자,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

소보원 현대차 오기사건은 \'허위광고\'

장아무개는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이번 일을 고발·접수, 필요할 경우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이다. 적어도 소비자가 제품 구매시 제품관련 정확한 정보를 인지할 의무가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현대차 홍보실 관계자는 \"표기를 잘못한 것은 고객들에게 죄송할 뿐이다. 잘못 표기한 것도 인정한다. 하지만 회사서 공식적인 사과 계획은 정해진 게 없다\"며 \"피해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피해 대상도 적다\"고 입장을 덧붙여 전했다.

이 같은 사연이 온라인 신문사들을 비롯,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면서 현대차에 대한 네티즌들의 성토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 네티즌은 \"지난해 아반떼XD는 37만여 대가 팔려 나가 국내외 통틀어 가장 많이 판매된 국산 차종으로 꼽혔는데 현대차는 이 차량을 구입한 고개 모두를 기만한 셈이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소비자들이 이 문구 때문에 차량을 구매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고객을 대하는 기업의 기본적인 양심은 정직해야 한다\"라며 \"표기가 제대로 되어 있는지도 확인하지 않고 카탈로그를 만들었으면서도 정작 문제를 제기한 고객을 유별난 고객으로 취급하는 것은 비도덕적인 기업이나 할 짓이다\"고 비난했다.

소보원은 이와 관련 광고 문구의 오기도 명백한 허위 광고에 해당한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소비자가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는 사안이라고 전했다.

현대차 입장…\"판매엔 영향 없었던 오기사건\"

현대차는 사과문 게재를 비롯한 보상 계획은 아직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홍보실은 \"오기된 문구가 포함된 온라인의 e-카탈로그는 현재 실무자들이 변경 조치작업에 들어갔으며, 새로 제작될 오프라인 카탈로그에도 그대로 반영할 계획\"라고 밝혔다.

이어 \"오기된 문구가 소비자의 구매행위 자체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이유로 회사 차원의 보상을 할 계획은 현재까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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