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19일 이틀동안 세계 모터스포츠 팬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세계 내구레이스의 최정상 \'르망 24시간\' LMP2클래스에 출전한 금호타이어가 뛰어난 타이어 성능을 선보이며 세계무대 정상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르망 24시간은 1923년 첫 대회를 연 후 제2차 세계대전 등의 휴식기를 가진 기간을 제외하고 올해 73회 레이스가 펼쳐졌다. 오랜 역사와 전통에 걸맞게 르망 24시간은 아우디, 페라리, 포르쉐 등 자동차회사는 물론 타이어업체의 자존심을 건 경쟁이 치열하다.
올해 이 대회에 처녀 출전한 금호는 미쉐린, 던롭, 요코하마, 굳이어 등과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는 성능을 과시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예선에서 클래스 선두를 잡는 등 돌풍을 일으키며 결선 상위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기 때문이다.
금호 레이싱타이어개발팀 변재완 부장은 \"대부분의 팀들이 예선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예선전용 타이어\'를 끼웠으나 금호는 타이어 지속성이 우수한 결선용 타이어를 끼웠다\"며 \"내구성이 뒷받침되는 만큼 레이스 상황에 따른 교체시기를 조절하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를 반영하듯 금호타이어의 S700을 끼운 \'미러클팀\'은 결선 라운드에서 꾸준히 3위권을 유지하며 레이스의 실마리를 풀어갔다. 그러나 8시간을 넘기면서 매끄럽게 흘러가던 상황은 한순간 꼬이기 시작했고, 도저히 수습할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달았다. 급유를 마친 경주차가 코스인하는 순간 왼쪽 뒷바퀴가 벗겨져 나간 것. 당황한 드라이버가 후진으로 피트로 돌아왔으나 이 것이 바로 올해 르망 24시간과 아쉬운 작별의 키스를 나누는 직접적인 이유가 됐다. 경주차가 코스에 있으면 한 바퀴를 돌아와 다시 타이어를 끼워야 하는 규정을 지키지 못한 너무도 아픈 실수였다.
그럼에도 금호가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 참가만으로 기술력과 브랜드 이미지 홍보 등 충분한 효과를 거뒀다는 게 대회를 지켜 본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 대회가 전년도 레이스 결과를 바탕으로 상위팀만을 초청해 치르는 경기여서 기술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참가할 수 없어서다.
매년 이 대회의 클래스 우승자들은 다음 해 자동 출전권을 갖고, \'아메리칸 르망\'과 \'쁘디 르망\' 등 우승자들에게도 참가권이 주어져 르망 24시간은 말 그대로 \'별\'들이 경쟁하는 무대인 만큼 금호가 비록 중도탈락했음에도 대회 참가만으로도 의미가 큰 셈.
이 처럼 금호의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 등 모터스포츠 마케팅 활동이 성과를 보는 건 꾸준한 실천으로 업계의 신뢰를 쌓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90년대 초반부터 미국의 SCCA대회를 후원하며 자동차경주의 매력을 맛보기 시작했고 2000년에는 경남 창원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코리아 F3 슈퍼프리\'에 공식 타이어업체로 참여하면서 날개를 펴기 시작했다. 이후 유로 F3, 말보로 마스터스 F3, 파우 F3 등의 공시 공급업체로 잇따라 선정됐고, 일본의 \'슈퍼 GT\'팀에 타이어를 공급하는 등 세계시장에서 모터스포츠 활동을 강화했다. 올해 미국 \'아메리칸르망시리즈(ALMS)\'의 미러클팀을 지원하며 세계 정상의 레이스에 도전장을 던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금호타이어 영국법인의 최기명 차장은 \"모터스포츠는 단기간에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게 아니라 꾸준한 참가를 통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며 \"금호가 80년대 어려운 환경에서도 인내심을 갖고 노력했던 게 이제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르망 24시간은 인디500, F1 모나코 그랑프리와 함께 세계 3대 모터스포츠 이벤트로 꼽힌다. 올해는 16개국에서 51대의 경주차가 LMP1, 2와 GT1, 2 등 4개 클래스에서 경쟁해 작년에 이어 아우디 R8 경주차가 우승컵을 안았다.
한편, 이 대회에는 3,000여명의 보도진과 22만여명(주최측 집계)의 관중이 서킷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회기간동안 ‘르망’은 밤을 잊었다.
르망=김태종 기자 kls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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