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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연비 알고 사십니까


경기도 일산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K 씨는 지난 4월 푸조의 디젤 승용차인 407 HDi를 구입했다.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휘발유값이 부담스러웠던 그에게는 이 차가 디젤엔진을 얹어 연비가 15.6km/ℓ로 좋았기 때문이다. K 씨는 이 차를 산 이후 연료비를 월 40%나 줄일 수 있었다.

최근 수입차 고객들 사이에서는 이 처럼 연비를 중요한 구매요인 중 하나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사상 최고의 유가 고공행진 영향으로 서울 한 주유소의 휘발유가격은 12일 ℓ당 1,531원, 경유는 1,066원까지 각각 올랐다. 비교적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는 수입차의 경우 고객 특성 상 휘발유 및 경유가격에 신경을 덜 쓰는 편이지만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기름값 앞에서 ‘같은 가격이면 연비좋은 차’를 산다는 구매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수입차 딜러 관계자는 “특히 3,000만~4,000만원대의 엔트리급 수입차를 사는 고객들 사이에서 연비에 관한 문의가 부쩍 늘었다”라며 “기왕이면 에너지 효율이 높은 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연비는 자동차의 연료소비를 나타내는 것으로 연료 1ℓ(1갤런)로 주행 가능한 거리를 km/ℓ(mpg) 또는 100km를 주행하는 데 소비되는 연료량인 ℓ/100km로 표시한다. 또 이와 별도로 에너지관리공단은 자동차를 에너지 소비효율에 따라 1∼5등급으로 표시해 소비자가 차 구입 시 에너지절약형임을 손쉽게 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각 수입차업체들의 자료를 통해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차 174대의 연비를 조사했다. 그러나 페라리 및 마세라티를 수입판매하는 쿠즈플러스는 “페라리와 마세라티 모두 연비로 판매하는 차가 아닌 데다 공인연비에 대한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며 자료제공을 거부했다.

에너지 소비효율이 1등급인 모델이 가장 많은 업체는 한국토요타자동차와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DCK)였다. 토요타는 렉서스 LS430과 GS430, GS300, ES330 등, DCK는 크라이슬러 크로스파이어 쿠페와 로드스터, 그랜드보이저 2.8 CRD와 짚 체로키 2.8 CRD 등 각각 4종의 차가 1등급을 받았다. 푸조는 407 2.0 HDi와 607 3.0이, 7월부터 판매에 들어가는 한국닛산의 인피니티 G35 세단과 쿠페도 각각 1등급이었다. 이 밖에 BMW 545i, 혼다 어코드 3.0, 볼보 S60 AWD 등도 각각 1등급을 받았다.


배기량을 무시한 상황에서 베스트 연비 모델을 따져 보면 15.6km/ℓ의 푸조 407 2.0 HDi가 1위를 차지했다. 아우디 A4 2.0과 폭스바겐 골프가 각각 12.0km/ℓ와 11.9km/ℓ로 2위와 3위에 올랐다. 그 뒤를 푸조 206과 807 HDi, 미니 쿠퍼, 아우디 TT 로드스터, BMW 320i, 혼다 어코드 2.4 등이 이었다.

배기량별로는 1,401~1,700cc급에서는 푸조 206이 11.8km/ℓ로 1위로 나타났다. 이 배기량 대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차는 206과 미니 쿠퍼밖에 없다. 1,701~2,000cc급에서는 푸조 407 2.0 HDi가, 2,001~2,500cc급에서는 혼다 어코드 2.4(10.8km/ℓ), 2,501~3,000cc대에서는 렉서스 GS300(10.6km/ℓ), 3,000cc급을 넘는 차들 중에서는 재규어 XJ8 3.5의 연비가 가장 좋았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수입차 고객들이 연비에 대해 크게 고려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나 앞으로 기름값이 더 올라가면 연비가 판매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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