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입차업계의 판매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백화점이나 골프연습장, 아파트 등 마케팅 및 프로모션 대상들의 금전요구가 심해져 영업사원이나 딜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3년 전부터 각 브랜드들의 현지법인 설립, 딜러 및 영업사원 수 증가 등으로 수입차 판매경쟁은 치열해졌다. 결국 각 딜러 및 영업사원들은 매장에 앉아 고객을 기다리거나 리스트에 있는 가망고객들을 찾아다니는 전통적인 방법에서 탈피, 새 고객들을 찾아 나서게 됐다.
가장 먼저 실시한 게 백화점 프로모션. 백화점 정문이나 로비 등에 차를 전시하고 개인정보를 주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시승 및 경품행사를 벌인 뒤 차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 순으로 접근하는 방법이다. 또 골프연습장이나 고급 아파트는 물론 가망고객이 많은 서울 및 수도권의 주요 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비슷한 행사를 하기 시작했다. 특히 목동이나 분당, 일산, 평촌 등 아파트단지가 밀집한 지역에서는 1주일간의 프로모션만으로도 판매에 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몇몇 브랜드가 짭짤한 재미를 보자 경쟁 브랜드가 프로모션에 합류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프로모션 대상들이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고 나서는 것.
업계의 한 딜러는 “최근 분당의 모 백화점과 1주일간 프로모션을 하기로 구두협의가 끝난 상황에서 다른 브랜드가 500만원을 낸다고 하자, 우리측에 3,000만원 상당의 차 1대를 요구했다”며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기념품이나 수입차 시승행사를 하면 해당 백화점의 프로모션에 도움이 되는데도 필요 이상의 장소 대여비나 협찬비를 요구해 걱정”이라고 털어 놓았다.
아파트나 골프연습장 역시 마찬가지. 아파트의 경우 차 홍보인쇄물을 게시판에 붙이고, 각 우편함에 넣는다. 또 방송으로 시승행사 등의 고지를 부탁한다.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수입차가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호의를 표시했던 아파트 부녀회에서 최근엔 3~4일 행사에만 200만~300만원을 부르고 있다. 수입차 고객들이 많이 찾는 모 골프연습장의 경우 하루에만 50만~100만원을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수입차 딜러 및 영업사원들은 그러나 매장에 찾아오는 소비자들 외에 신규 고객을 발굴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행사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양상은 TV 드라마나 영화 등의 PPL의 경우와 비슷하다. 불과 5~6년 전만 해도 각 방송사나 외주 제작업체는 TV에 수입차를 등장시키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고 차를 빌렸으나, 뜨는 드라마나 영화에 차가 나오면 광고효과가 높다는 게 입증되면서 입장이 달라졌다. 톱 탤런트나 배우들이 출연하는 드라마의 경우 최소 수 천만원에서 때로는 1억원이 넘는 차 협찬비를 달라고 하는 추세인 것. 업체들은 그러나 정기적으로 차가 노출된다는 장점 때문에 앞다퉈 PPL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판매가 늘어나면서 영업에 따른 부작용이 많이 생겨나고 있고, 최근엔 각 영업점 차원에서 돈을 요구하는 곳에서는 프로모션을 하지 말자는 결의가 있을 정도”라며 “정당한 비용이 아닌 음성적인 거래는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희정 기자 jinhj@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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