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챔프카 월드시리즈 취소에 따른 부작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1일 안산시는 \'2005년 안산 챔프카 월드시리즈\' 안산경기 취소와 관련, 송진섭 시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안산 국제 자동차경기장 운영방안과 이 대회 프로모터였던 더레이싱코리아(TRK)의 매각 방침을 밝혔다.
송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무경험과 준비 부족이 이런 결과를 가져 왔다\"며 \"경기가 내년으로 연기됨에 따라 그 동안 기대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시민 여러분들께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건설된 자동차경기장을 국내 자동차대회와 오토바이 경주, 인라인 스케이트, 트라이스키 등 다양한 이벤트에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대회 프로모터였던 TRK에 대해서는 다른 기업에 합병이나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모터스포츠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을 본 후 안산경기가 주관사인 미국 챔프카월드시리즈의 일방적인 취소로 무산됐음에도 주관사에 대한 항의없이 일방적으로 경기 프로모터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건 시가 자신들의 잘못을 은폐하려는 의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안산경기장 운영권을 갖고 있는 TRK는 지난 20일까지 농협대출금 45억원의 만기가 도래한 상태이며 이 달 31일에는 경기장에 대한 토지사용허가가 만료된다. 특히 TRK는 경기장이 포함된 토지에 부과되는 토지사용료 10억원을 미납해 안산시는 토지사용허가를 연기해주지 않을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40억원이 투입된 경기장을 농협이 대출금 회수를 위해 압류하고, 안산시가 경기장 토지사용허가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TRK는 내년 챔프카 월드시리즈를 안산에서 개최할 수 없게 돼 경기장도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관계자들은 현재의 안산경기장 건설이 마무리된 게 아니라는 점도 문제로 삼고 있다.
결국은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안산시와 TRK 중 한 쪽은 희생양이 돼야 한다. 안산시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을 보면 송 시장과 시는 챔프카 그랑프리 개최를 주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회가 무산되자 유치 당시부터 우려했던 TRK의 자금운영 등 기존의 문제점들을 몰랐던 것처럼 거론하면서 희생양을 TRK로 몰고 있는 듯 보여진다. 그럼에도 기자회견에서 안산시가 한 기업을 ‘합병, 혹은 매각’운운한 건 시가 TRK에 깊게 관여했음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TRK 관계자는 “안산시와 TRK는 아직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농협 대출금도 연기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합병이나 매각이 아닌 기업의 지분참여를 유도하고 있다”고 밝혀 안산시와 상반된 의견을 나타냈다.
이번 기자회견은 송 시장과 안산시가 경기무산에 따른 반발여론이 거세졌기 때문에 임시방편으로 마련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즉 시민사회단체, 안산시의회 등이 진상규명을 위한 특위를 구성해 챔프카 추진경위, 예산 투입현황, 관련자 책임규명 등에 대한 논의가 나오고 있는 상황인 만큼 송 시장이 여론을 무마시키려 했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에 대해 안산의 지역 신문기자는 \"지난해 8월 챔프카 월드시리즈를 안산시에 유치하면서 송 시장은 TRK 관계자와 함께 대회 유치에 따른 안산시의 이미지 제고와 경제적인 부가가치 창출을 역설했다\"며 \"특히 올초 신년사에도 자동차경주대회를 시의 최대 역점사업이라고 강조했고, 안산시도 챔프카 전담팀 운영, 홍보위원 위촉, 각종 행사 때마다 챔프카 대회 홍보, 홍보관련 예산 집행 등 올해 모든 행정력을 챔프카에 기울여 왔는데도 책임을 전가하는 건 그야말로 무책임한 행정의 본보기\"라고 지적했다.
한편, 안산경기장 문제가 장기화될 경우 TRK는 물론 어떤 프로모터도 경기장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각종 시설투자비, 공사대금 등이 밀려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안산시와 TRK 그리고 농협이 원활한 대화를 통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이번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따라 현재 경기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다른 회사에도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것으로 빠른 해결이 요구된다.
한창희 기자 motor01@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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