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부품 수직계열화를 바라보는 부품업계의 눈길은 착잡하다. 우리 사회의 화두로 자리잡은 ‘부의 편중’이 부품업계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어서다.
부품 수직계열화란 차를 만드는 데 핵심 부품은 아웃소싱하지 않고 그룹 내부에서 조달하겠다는 취지다. 모듈은 현대모비스가, 전장품은 현대오토넷, 제동장치는 카스코, 변속기는 현대파워텍·다이모스·위아, 엔진제어 시스템은 케피코, 범퍼 등 플라스틱 사출물은 에코플라스틱이 각각 담당하게 하고 이들을 통해 해당 부품을 공급받겠다는 것이다. 그룹 내에서 대부분의 주요 부품을 자체 조달하는 방식이다. 물론 이 회사들의 경영권은 현대·기아차그룹이 행사하고 있다.
수직계열화를 완성함으로써 현대·기아차그룹은 생산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뿐 아니라 원가절감 등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를 우려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이 부품업계마저 완전히 장악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부가가치가 크고 돈되는 알짜사업은 수직계열화란 이름으로 자체 조달하고, ‘영양가 없는’ 기타 부품을 아웃소싱하겠다는 것으로 현대·기아차그룹의 행보를 풀이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수직계열화에서 제외된 업체들의 입지는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울타리 바깥업체들의 위기감이 커지는 원인이다.
부품업계는 파트너십의 부재를 아쉬워한다. 경영권을 확보해 회사를 접수하는 것보다는 출자 등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하도록 하고 장기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해 나가는 게 업계 전체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즉 부품업계는 현대·기아차그룹의 오너십보다는 파트너십, 독존보다 상생을 원한다고 풀이할 수 있다.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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