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와 미디어파워하우스(MPH)가 구축중인 중고차 통합전산망이 1월말 생존의 갈림길에 놓이게 된다. 새해 벽두부터 통합전산망이 마비되면서 전산망 참여 조합들이 잇따라 이탈한 데다 기존 전산망 구축업체가 MPH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 1월말께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해말까지 전국연합회 소속 조합들의 전산망 구축 및 운용을 담당했던 마이크로인포는 전국연합회의 통합전산망 구축업체로 선정된 MPH를 상대로 ‘프로그램 사용정지 가처분 신청’을 최근 서울남부지원에 냈다. 가처분 신청에 대한 판결은 1월말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인포는 이에 앞서 지난해말 MPH의 전산개발 하청업체가 자사 전산프로그램을 베꼈다고 판단, 변호사를 선임해 가처분 신청을 추진해 왔다. 마이크로인포측 변호사는 12월 서울 남부지원에 증거보존을 신청했고, 12월중순 담당판사와 함께 전산개발하청업체 K사(MPH의 전산개발 하청업체인 S사로부터 재하청받은 업체)를 방문해 프로그램과 데이터베이스 등 증거를 확보하는 절차를 밟았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MPH는 연합회 소속 조합들에 통합전산망을 제공할 수 없게 된다. 통합전산망 구축이 무산되는 것.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더라도 통합전산망 구축은 상당 기간 반쪽자리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MPH의 통합전산망이 새해 첫 영업일부터 ‘먹통’이 돼 매매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원부조회, 제시매도 신고업무에 어려움을 겪은 서울, 경기, 대전, 충남, 광주조합이 1월초 이사회를 열어 지난해 12월30일부로 계약을 해지했던 마이크로인포와 다시 계약을 체결해서다. 계약기간은 2년이고 이 기간중 조합이 계약을 파기하면 남아 있는 계약기간만큼 마이크로인포에 손해를 배상해줘야 한다.
MPH의 통합전산망은 1월6일 이후 제시와 매도관련 부분이 복구돼 가동되고 있으나 경북, 경남, 전남조합만 사용하고 있다. 대구조합도 1월11일 마이크로인포와 사용계약을 체결했다. 나머지 조합은 마이크로인포 등 기존 전산개발업체와 계약기간이 남아 있어 당분간 통합전산망에 합류하기 힘든 상태다.
MPH의 이재영 홍보실장은 “마이크로인포가 훼손된 데이터를 줘 통합전산망에 문제가 생기게 한 뒤 통합전산망 참여 조합들과 재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며 “법적 대응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으나 앞으로도 계속 통합전산망 구축을 방해하면 업무방해죄로 고소하고 계약무효소송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마이크로인포측은 MPH가 중고차매매업의 흐름도 파악하지 못한 채 하청에 재하청을 주면서 프로그램을 베끼고 테스트도 거치지 않는 등 졸속으로 일을 진행하다 문제가 생기자 책임을 마이크로인포에 떠넘기고 있다고 반박했다.
최재봉 마이크로인포 대표는 “훼손된 데이터를 줬다고 주장하나 마이크로인포는 조합 전산실장들이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 제대로 넘겨준 뒤 이에 대한 확인서까지 받아뒀다”며 “현재도 재계약 의사를 타진하는 조합들이 잇따르고 있는데 이는 마이크로인포가 수 년간 시행착오를 거치며 쌓은 노하우를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기성 기자 gista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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