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기아자동차가 최근 과장급 이상 전 임직원의 임금을 동결한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표면적인 이유는 환율하락과 미래형 자동차 개발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이지만 이면에는 해외 공장의 잇따른 건설에 필요한 자금조달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어떤 이유에서건 마른 수건이라도 다시 짜서 자금을 확보해야하는 상황인 셈이다.
현대기아가 마른 수건을 쥐어 짜는 방법은 다양하다. 우선 회사측은 납품업체의 단가 인하를 요구키로 했다. 기본적으로 원가부담을 낮춰 수익을 늘리자는 취지다. 여기에 과장급 이상 임직원의 임금동결 선언으로 상당한 임금 부담을 줄이게 됐다. 아울러 이달 초 서비스 부품가격을 인상했고, 신형 싼타페 등 모델 변경이 있을 때마다 자동차 판매가격을 조금씩 올려 왔다.
양사가 이처럼 수익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데는 무엇보다 해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이는 사업 확장이 주 원인이다. 현재 양사는 미국과 동유럽, 중국 등지에 공장을 신규로 설립하거나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야말로 글로벌 기업으로서 현지화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대규모 프로젝트가 거의 같은 시기에 추진돼 이에 따른 단기간 소요자금이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환율하락으로 손해가 커지자 마지막 방어선을 구축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이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이는 대부분의 수익성 극대화가 국내에서 이뤄지고 있음에 배경을 두고 있다. 게다가 현재 양사의 부품 및 판매가격 인상 등이 시장의 독점적 지위에 바탕을 두고 있는 만큼 이를 믿고 계속적인 수익성 강화 전략에 나서면 결국 국내 시장에서 자칫 지지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다.
실제 이 같은 움직임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FTA 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판매와 서비스에 관한 클레임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을 향한 도전과 행보에 치중하다보니 국내 소비자들의 작은 목소리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셈이다. 결국 이번 마른수건 다시 쥐어짜기로 현대기아의 수익을 늘리는 것 못지 않게 국내 시장에서의 신뢰 구축도 병행돼야 하는 셈이다. 수 많은 소비자는 제조사의 작은 배려에 감동을 받을 수 있어서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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