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차 \'신4파전\'이 펼쳐졌다.
중형차시장은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현대 EF쏘나타 독무대였다. 그러나 지난해 대우 매그너스에 이어 기아 옵티마가 나오면서 EF쏘나타의 아성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한때 단종위기를 맞으면서 소비자의 눈에서 벗어났던 삼성 SM5도 회사가 회생하면서 판매가 급증, 지난 12월에는 옵티마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수세에 몰린 현대는 이제 뉴EF쏘나타로 왕좌를 되찾겠다는 태세여서 중형차 4파전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중형차는 내수시장에서 가장 큰 시장점유율을 차지해 온 만큼 각 메이커가 내놓은 차들은 야심작으로 개발됐다. 이 시장은 올해 내수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그만큼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반면 소비자들로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객관적 평가가 가능한 제원을 중심으로 4사 중형차의 주력인 2.0 DOHC 자동변속기 모델들을 지상비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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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크기와 실내공간=메이커들의 주요한 판촉 포인트 중 하나. 같은 값이면 큰 차를 선호하는 게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이어서 각 사는 새차를 내놓을 때마다 크기를 조금씩 키우고 있다. 실내공간을 포함한 크기에서 매그너스의 강점은 여전히 살아 있다. 차마다 큰 차이는 없지만 매그너스는 차 높이, 실내의 너비와 높이에서 가장 앞선다. SM5는 전체 길이와 실내 길이가 가장 길지만 차 폭이 경쟁차보다 좁다. 형제차종인 뉴EF쏘나타와 옵티마는 길이와 높이는 작은 대신 너비를 키워 약점을 보완했다.
휠베이스는 4개 차종 모두 같다. 트레드는 매그너스가 가장 넓으며 차폭이 좁은 SM5가 제일 작다. 제원수치만으로 볼 때 휠베이스가 길면 직진성능과 승차감이 좋으며 짧으면 운동성능이 좋다. 트레드가 넓으면 코너링 때 안정감이 좋지만 실제 주행에선 서스펜션과의 조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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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성능=정부는 뉴EF쏘나타 인증 때 허용오차 범위 5%를 인정치 않는 등 과거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 과거 기준으로 인증받은 경쟁차와 객관적 비교가 어려워졌다. 그러나 건교부 산하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가 매그너스, SM5를 새 기준으로 측정한 비공개 자료에 따르면 뉴EF쏘나타의 최고출력이 가장 센 것으로 나타났다. 옵티마는 아직 새 기준으로 측정치 않았으나 같은 엔진을 쓴 뉴EF쏘나타와 비슷한 수치일 것으로 보인다. 순간 가속성능을 점칠 수 있는 최대토크도 새 인증기준에 따르면 인증수치가 아직 나오지 않은 옵티마를 제외하곤 뉴EF쏘나타가 가장 앞선다.
최고속도는 옵티마가, 정지상태에서 200m까지 도달시간 등 순간 가속성능은 뉴EF쏘나타가 가장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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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구조적으로 뉴EF쏘나타와 옵티마가 우수하다. 현대는 기존 EF쏘나타에 국산 중형차 중 처음으로 고급차용 더블위시본 방식을 쓴 뒤 페이스리프트 모델 개념으로 개발된 옵티마와 뉴EF쏘나타에도 이를 적용했다. SM5는 앞 서스펜션에 전통적 방식인 맥퍼슨 스트럿을 썼으나 뒤엔 타이어 접지력을 높이는 닛산의 QT서스펜션을 채택, 조종성능을 향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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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연비=2.0 DOHC 자동변속기 모델은 옵티마가 가장 뛰어나고 이어 뉴EF쏘나타, 매그너스, SM5의 순이다. 매그너스는 레간자의 엔진을 튜닝해 최고출력을 7마력이나 높여 장착하느라 연비면에선 희생을 감수한 듯하다. 출시된 지 가장 오래된 SM5는 경쟁차처럼 성능개선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연비가 다소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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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자동변속기를 포함한 2.0 DOHC 모델의 경우 매그너스가 가장 싸다. 제일 비싼 뉴EF쏘나타는 매그너스보다 69만원, SM5보다 45만원 비싸다. 그러나 뉴EF쏘나타는 전 모델에 최첨단 ABS를 기본장착하고 준대형급 고급편의 장비를 적용, 기본장착 품목 대비 가격가치를 따지면 오히려 유리하다는 게 현대측 입장이다.
종합적으로 뉴EF쏘나타는 경쟁차 중 가장 나중에 출시돼 성능개선 단계를 한번 더 거쳤고 첨단 편의장비, 신기술을 대폭 적용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옵티마는 성능, 연비, 편의장비,가격 등 전반적인 면에서 무난하다. 매그너스는 준대형차다운 차체크기와 가격이 가장 싸다는 게 강점이다. SM5는 경쟁차들보다 오래됐으나 삼성이 자동차사업에 진출하면서 만든 첫차인 만큼 많은 신경을 써 품질과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이미지가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김기호 기자 proto640@hanch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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