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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인 F1을 고집하는 이유


얼마 전 끝난 WBC가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초의 야구 국가대항전이라고 할 수 있는 경기여서 더욱 관심을 모았을 것이다. 그러나 WBC가 아무리 떠들썩했다 해도 아직 야구는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에 들어가지 못한다.

세계 3대 스포츠는 올림픽, 월드컵 그리고 F1이다. 그 만큼 F1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는 상상 밖이어서 세계 각국이 F1을 유치하기 위해 펼치는 경쟁양상은 올림픽이나 월드컵 못지 않게 치열하다. 물론 F1은 1년동안 세계 18개의 도시를 돌며 진행되므로 시간과 일정을 따지며 추가로 신청한 도시 혹은 국가들에 경기를 배정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동안 경상남도가 F1을 유치하기 위해 준비해 왔으며, 최근에는 전라남도가 F1 유치에 적극성을 띠는 등 지역 이벤트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F1에서 우승하면 팀이나 드라이버에게는 큰 영광이다. 그러나 정작 F1 우승 후 국가가 연주된다는 걸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즉 드라이버의 국가에 해당하는 국기가 올라가며, 거기에 맞춰 국가가 연주된다. 따라서 F1을 국가대항전이라고 해도 될 듯 하다.

그렇다면 경기에 참가한 자동차메이커들은 어떤 효과를 거두고 있을까. 우승을 하면 메이커는 브랜드 이미지가 올라간다. 물론 F1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어 메이커들은 F1을 고집하고 있다. 현재 F1에는 페라리, 르노, 벤츠, BMW, 토요타, 혼다 등의 메이커들이 경쟁하고 있다.

올림픽과 월드컵 그리고 국가 이미지가 걸린 대회에서 사람들은 "대한민국"이라고 응원한다. 그러나 자동차 선진국에 속한 우리나라에서 F1에 참가중인 메이커와 드라이버는 없다. 방송에서까지 소개되는 F1이지만 정작 "대한민국"이라고 외칠 기회조차 없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드라이버와 팀만 응원할 뿐이다. 반면 일본은 F1에 토요타, 혼다와 함께 100% 일본 기술과 미캐닉, 드라이버로 구성하고 있는 슈퍼 아구리 등의 팀이 움직이고 있다. F1에서 뛰는 드라이버 중 타쿠마 사토는 일본을 대표하는 드라이버이며, 테스트 드라이버로도 활동하고 있다. 특히 F1으로 올라가기 위해 F3나 포뮬러 르노 등에서 활동중인 드라이버들이 즐비하다는 건 어느 순간 F1 서킷에 일장기가 걸릴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열렸던 모터스포츠 세미나에 참가한 외국 매니지먼트회사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모터스포츠는 좀더 발전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는 자동차메이커가 관여하지 않은 자국 내 모터스포츠란 있을 수 없다는 데에서 나온 얘기다. 국내 메이커가 그 동안 세계 무대에 참가했던 경기도 단순히 재미, 혹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제스처였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이들의 주장에 반박할 논리는 없다. 국내 메이커는 자동차를 생산·판매하기 위한 방법만을 찾고 있을 뿐 정작 기술력의 원천이 되고 있는 모터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전무해서다. 메이커 관계자들은 "생각의 차이"라고 변명하지만 예전부터 지녔던 "조금만 있다 하지"라는 습성이 모터스포츠에서도 나타나는 게 아닐까 싶다.

전라남도와 한국자동차경주협회가 F1을 고집하는 이유는 이 경기가 반드시 국가대항전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실제 F1에서 국가대항전이 치러지고 있으며, 일본에게 지기 싫어하는 대한민국의 국민성이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 중 1개 분야에서는 명함조차 내밀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아마도 국내 메이커들이 보수주의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자동차분야는 일본, 아니 세계 자동차메이커들에게 항상 뒤떨어져 있게 될 것이다.





한창희 기자 motor01@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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