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뉴스

한강시민공원 보행로 정비 (4/1)


“여의도에서 한강시민공원에 가봤는데 너무 크고 아름다워요. 그런데 양쪽에 차도가 있어서 다른 동네에서는 가기 어려운 것 같아요.”

서울에 온지 11개월된 중국인 유학생 진루(김뇌·여·19)양은 “한강에 쉽게 갈 수 있는 길이 좀 많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씽씽 달리는 자동차 전용도로에 빼앗겨 서울시민들조차 걸어서 가기 쉽지 않은 한강. 그래서 매일 보면서도 멀게만 느껴지는 한강까지 즐겁게 걸어가는 길은 없을까?

서울시가 한강시민공원에 접근하는 보행도로 24곳을 정비하기로 하고 5월부터 공사를 시작한다. 꼬불꼬불 운치있는 강변길은 이제 없지만, 버스나 지하철에서 내리면 쾌적한 길을 따라 강변까지 걸어 갈 수 있게 될 것 같다.

현재 한강시민공원은 광나루, 잠실, 뚝섬, 잠원 등 모두 9개 지구. 접근로는 126곳에 개설돼 있다. 하지만 대중교통과 연계가 잘 안되고, 진입통로를 찾기도 쉽지 않다. 한강쪽으로 안내하는 표지판이 부족할 뿐 아니라 설치돼 있더라도 크기가 작고 가로수 등에 가려져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해 1400여만명이 한강을 찾지만, 대부분은 승용차를 이용한다. 작년 12월 ‘걷고싶은 도시만들기 시민연대’가 한강시민공원 9곳을 찾은 시민 1835명을 면접·설문조사한 결과 43.4%가 “한강공원에 갈 땐 승용차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역에서 한강공원 방향을 찾기 힘들다’(25%), ‘어느역에서 내려야 할 지 모르겠다’(15%)고 답했다. 또 ‘장애인이나 노약자를 고려한 경사로가 부족하다’(82.6%) ‘진·출입 지하차도가 어둡고 지저분하다’(70.7%)도 대다수가 문제로 꼽았다.

앞으로 서울시의 계획대로 보행도로가 정비되면 성내역, 당산역, 잠수4거리 버스정류소 등 한강공원과 연계된 대중교통 정거장 24곳에서 안내표지를 따라 예쁘고 안전한 길을 걸으면 쉽게 한강공원에 닿는다. 장애인을 위한 시설도 갖춰지고, 지저분한 지하 육갑문 15곳도 깨끗하게 바뀐다.

보도길이는 곳에 따라 100~500m . 도로 시점 바닥에는 ‘한강가는 길’이라는 안내무늬가 커다랗게 그려지고, 지하철역에는 멀리서도 보이도록 길쭉한 간판이 세워진다. 보도는 보행등, 볼라드, 화분 등으로 꾸며지고 장애자 점자블럭이 설치된다. 폭 4m 이상의 보도엔 1.5m 넓이의 초록색 자전거전용도로도 생긴다. 보행등에는 한강에서 열리는 행사를 안내하는 배너를 걸 예정이다.

시는 우선 올해 반포대교 부근, 망원육갑문, 천호육갑문 등 3곳에서 공사를 끝내고 2004년까지 연차적으로 완료하기로 했다. 또 기존에 설치된 한강공원 안내표지판 중 216개를 올해중 교체하고 333곳에 표지판을 새로 설치한다. 또 망원, 양화, 이촌, 잠원 등 한강공원 7곳 81만8000평에 내년 5월까지 느티나무, 느릅나무 등 키큰나무 2000여그루와 갯버들 등 관목 3만그루를 심을 계획이다.
<이규현기자 while@chosun.com>

Copyright © CARISYOU. All Rights Reserved.

토크/댓글|0

0 / 300 자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인기매거진

2025-05-25 기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