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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아우디 RS4, 잘 길들여진 수퍼 맹수

아우디 RS4는 첨단 FSI 직분사 기술이 적용된 자연흡기 V8 4.2 리터 엔진을 얹고, 420마력의 강력한 파워를 네 바퀴로 뿜어낸다. A4를 베이스로 한 차체는 동급 모델 대비 크고 넉넉하며, 강력한 파워에도 불구하고 엔진 회전이 아주 매끄러워 스포츠카를 일상용으로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탄력 있는 클러치와 절도감 좋은 기어를 직접 움직이며, 강력한 파워를 다루는 재미는 헤어나오기 힘든 마력이다.

글,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컨텐츠 팀장)


강력한 RS4가 국내에 들어왔다. 이전 세대 RS4는 국내에 공식적으로 들어온 적이 없으며, RS6는 소수만 한정으로 들어왔었다. 더욱이 새로운 RS4는 국내 시장에서 호응을 얻기 힘든 수동 변속기만 장착되는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국내 진출을 결정한 것이다. 이는 국내 수입차 시장이 커졌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아우디의 성장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우디 코리아는 이미 2005년의 S4에 이어 지난 11월 RS4를 선보였으며, 2007년에는 S6와 S8은 물론 아우디가 처음 선보인 미드십 정통 스포츠카 R8도 국내에 도입할 예정이다. 이로써 아우디의 스포츠라인 모든 모델이 국내 도로를 누빌 수 있게 된다.

아우디는 기본적으로 브랜드에서 따온 영문자 ‘A’를 차명에 사용하고 있다. A3, A4, A6, 그리고 A8. 이들을 기본으로 강력한 달리기 성능을 발휘하도록 만든 스포츠 모델이 존재하는데, 각 라인업을 따라서 S3, S4, S6, 그리고 S8이 그들이다. 이들은 보다 스포티한 외모와 더욱 강력한 엔진, 그리고 탄탄한 하체 등을 갖춰, 겉으로는 평범한 세단처럼 보이지만 스포츠카의 강력한 달리기를 선사한다.

이러한 스포츠버전은 BMW의 M시리즈나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버전과 경쟁하게 된다. 스포츠 버전의 기본적인 개념은 3사가 비슷하지만 아우디의 S모델들은 아우디의 자회사 콰트로사가 생산하는 만큼 모든 모델이 콰트로 시스템으로 무장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에도 4륜 구동 세단이 존재하지만 M시리즈와 AMG버전에는 4륜 구동 스포츠 세단 모델이 없다.) 그런데 아우디는 여기서 한술 더 떠서 S 모델들 위에 더욱 강력한 RS 버전을 갖추고 있다. 현재는 RS4와 RS6만 존재하는데, RS4는 신형이 이번에 국내에 도입되었고, RS6는 아직 신형이 등장하지 않았다. 이들 역시 콰트로사에서 생산되며, 콰트로 시스템을 장착하고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RS4의 역사를 잠깐 거슬러 올라가 보면 아우디 80을 베이스로 220마력을 발휘했던 S2와 더욱 강력한 2.2리터 터보 315마력 엔진을 장착한 RS2 아반트에 이른다. 왜건 모델만 있었던 이 RS2 아반트가 바로 오늘날 RS4의 원조라 할 수 있겠다.
이 후 RS4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한 이전 세대의 RS4는 2.7리터 트윈터보 엔진을 얹고 335마력을 발휘했었다. 이 2.7리터 트윈터보 엔진은 그 아래급 S4에 270마력으로 얹혔으며, 이 후 국내에도 소개되었던 A6 2.7T 콰트로올로드 콰트로 2.7T에도 250마력으로 디튠되어 얹혔던 엔진이다.
이 때까지만 해도 A4를 베이스로 한 컴팩트 세단에 6기통 엔진이 한계였을 것이다. 하지만 아우디가 개발한 새로운 V8 엔진은 대배기량에도 불구하고 크기가 작아 컴팩트 세단에도 적용이 가능해 졌다. 이에 따라서 새로운 A4를 기본으로 한 S4가 등장하면서 V8 4.2리터 엔진이 컴팩트한 S4의 엔진룸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S4에 적용된 V8 4.2리터 엔진은 DOHC 5밸브가 적용되어 344마력을 발휘한다.
새로운 RS4는 같은 배기량인 V8 4.2리터 엔진에 5밸브 대신 4밸브에, 직분사 FSI 기술을 적용해 자연흡기로 무려 420마력을 발휘하게 되었다. 흔히 말하는 리터당 100마력을 달성한 것이다.


튀지 않게 은근히 드러나는 과격함

RS4는 얼핏 봐서는 A4나 S4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앞모습에서는 범퍼 좌우의 공기 흡입구 모양이 다르고, 그 바깥으로 각각 핀이 달린 공기 구멍이 추가 된 점이 다르다. 물론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RS4 로고가 위치한다. 옆 부분에서는 과격하게 부풀린 앞 뒤 펜더가 RS4의 성격을 말해준다. 사이드 미러는 S4가 알루미늄 투톤인데 비해 모노톤으로 마감한 점과 모양이 좀더 둥근 점이 다르다. 휠은 무려 19인치를 끼었는데 스타일이 멋지고 휠 사이로는 RS4로고가 선명한 검정색 캘리퍼가 돋보인다. 타이어도 더욱 과격해 255/35R19 사이즈의 타이어를 앞뒤에 동일하게 신었다. 뒷 모습에서는 트렁크 리드에 적용된 스포일러가 RS4의 것이 더 크고 넓다.
특히 새로운 RS4는 강력한 성능에 어울리는 경량화를 위해 보닛과 프론트 윙, 그리고 서스펜션을 알루미늄을 제작해 무게를 줄였다.

모델 체인지된 A4를 베이스로 한 만큼 실내는 동급에서 상당히 넓은 편이다. 특히 뒷 좌석의 여유가 상대적으로 돋보인다. 실내는 가죽과 알루미늄, 카본을 많이 사용해서 세련되게 꾸몄다.
아는 것이 병이라고, 도어를 열고 들어갈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스티어링 휠은 이 차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왜냐하면 스티어링 휠의 아래 부분을 평평하게 잘라내고 알루미늄으로 마감한 스티어링 휠이 원래는 장착되는데, 국내에는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림 전체를 펀칭된 가죽으로 감싸고 RS4 로고를 장식해 멋스럽고, 근육질의 느낌도 좋다. 성능을 생각할 때 직경은 조금 큰 듯한 느낌이지만 일상에서의 활용을 생각한다면 수긍이 가는 부분이다.

상단에 RS4 로고를 박아 아이덴티티를 살린, 버킷 타입의 레카로 시트도 RS4를 돋보이게 하는 장비중의 하나다. S4에 장착된 시트와 기능적으로는 같으며, S4의 것에는 RECARO 로고만 박혀 있지만 RS4에는 RS4 로고도 박혀 있는 점이 다르다. 옆구리와 허벅지 부분의 날개가 격렬한 움직임에도 몸을 잘 잡아 주고 장시간 운전에도 편안함이 탁월하다. 허벅지 아래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날개가 있다. 다만 가격과 차의 급을 생각할 때 옆구리와 허벅지 부분 날개 조절 기능이나, 어깨 관절 작동 기능 등이 없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RS4에는 더욱 과격한 헤드 레스트 일체형의 버킷 타입 시트도 존재하는데, 이것 역시 국내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센터 페시아 상단에는 S4에도 없던 모니터가 마련되어 있다. 모니터 오른쪽에는 다양한 버튼들이 위치하는데, 위치만 센터터널이 아닌 센터 페시아로 옮겨 왔을 뿐이지 MMI와 기능이 동일하다. 모니터를 앞으로 눕히면 안쪽에 DVD 롬과 메모리 카드를 넣을 수 있는 슬롯 두 개가 나타난다. DVD 영화를 재생하지는 못하지만 다양한 저장 매체를 활용할 수 있는 점은 돋보인다. 6매 CD 체인저는 글로브 박스 안으로 이동했다.

모디터 상단 가운데 다소 낯선 \'S\' 버튼이 있다. 일반적으로 기어 레버 주변에 있기 마련인 스포츠 버튼이 눈에 잘 띄는(?) 센터페시아 상단으로 올라왔다. 스포츠 버튼을 누르면 엑셀의 반응이 좀 더 예민해지고 무엇보다 더욱 풍성한 배기음을 즐길 수 있다.

RS4의 실내에서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수동 6단 변속기와 연결된 기어레버다. 이제는 거의 타임캡슐 속에서나 찾아 볼 수 있을 듯한 수동변속기를 만나는 기분은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반갑다. 펀칭된 가죽으로 감싼 공 윗면에는 알루미늄으로 6단 게이트 그림을 새겨 넣었고, 역시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기하학적인 모양의 기둥도 멋지다. 후진에 넣을 때는 레버를 살짝 눌러서 왼쪽으로 끝까지 민 후에 넣으면 된다.


클러치는 탄탄한 탄력이 돋보인다. 심하게 무거운 편은 아니지만 비교적 스트로크가 긴 편이고 탄성이 좋아서 반동을 즐길 수 있다. 물론 강력한 성능을 전달하는 만큼 반클러치를 피하고 신속하고 정확하게 미트시켜야 한다. 그런 만큼 처음엔 클러치 워크에 적응할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 하지만 금새 익숙해 지면 강남대로의 지옥 같은 교통체증에서도 크게 힘들이지 않고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다.

RS4의 엔진은 최고 회전수가 무려 8,250rpm에 이르면서도 회전은 상당히 매끄럽다. 독일이나 이태리의 이런 성격의 차들이 대체로 회전이 매끄러운데 RS4의 V8은 더욱 두드러진다. 엑셀 페달을 툭 치듯 눌러도 회전이 순식간에 뛰어 오른다. 그리고 클러치를 끊으면 회전은 순식간에 떨어진다. 평소에 일반 승용차를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RS4와 처음 만났을 때 회전수의 상승과 하강 속도에 익숙해지는 시간 또한 필요하다.
예를 들어 기어를 올리는 동작에서 일반 승용차처럼 클러치를 밟은 후 느긋하게 기어를 바꾸고 다시 클러치를 이으려면, 그 사이 회전수가 현저하게 떨어져 버려, 기어와 회전수와 차의 속도가 맞지 않게 된다. RS4를 부드럽게 운전하려면 시프트 업 때에도 신속하게 변속하는 습관을 길러야겠다. 뿐만 아니라 더블 클러치나 힐앤토를 할 때도 엔진 회전이 빠르고 급격하고 상승하므로 적절한 회전수에 맞추는 적응이 필요하다.

그런데 힐앤토를 사용하기에 엑셀 페달의 위치는 조금 애매하다. 엑셀 페달의 위치가 깊어 브레이크를 아주 깊이 밟는 상황에서는 힐앤토도 비교적 쉽게 쓸 수 있는데, 그리 급하지 않은 코너를 가벼운 브레이킹으로 진입하면서 힐앤토를 사용하려면 엑셀 페달은 너무 깊다. 결국 엑셀 페달의 위치에서도 이 차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 평상 시에는 힐앤토 같은 건 쓰지 말자.

맹수 같은 RS4를 일반주행에서 부드럽게 길들이기 위해서는 클러치를 끊을 때 신속하게 끊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가 있다. 3천 rpm 이하에서 변속할 때는 차이를 크게 느끼기 힘들지만 그 이상의 고회전에서는 클러치를 천천히 끊으면 그 동안에도 차체의 울컥거림이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RS4는 워낙 토크가 높아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기어를 한 단씩 건너 뛰면서 변속해도 주행이 매끄럽다. 아니 오히려 그렇게 변속하는 것이 훨씬 여유 있고 부드러울 수 있을 정도다. 더욱이 기어가 6단이나 되므로, 출발해서 80km/h 정도 이르렀을 때 6단까지 변속하려면 정말 오른손과 왼발이 부지런히 움직여 줘야만 한다. 그래서 RS4를 타고 있으면 1단으로 출발한 후에 2단에서 4단으로, 그리고 6단으로 건너 뛰면서 변속하고픈 충동을 자꾸만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런 변속은 결코 권장할 만한 방법이 아니니, 적어도 RS4와 함께 할 생각이라면 부지런히 각 단의 모든 기어에 충실할 각오를 해야 한다.

또한 엔진이 고회전으로 가더라도 엔진 사운드가 신경질적이지 않고, 저단에서 고회전을 사용할 때 차체에 전달되는 느낌도 아주 매끄럽다. 예로, 1단에서 6~7천 rpm 부근으로 주행에도 미세하게 엔진 회전수를 조절할 수 있고 그 때 차체도 매끄럽게 컨트롤된다는 말이다. 이 정도이니 2, 3, 4단에서는 더 매끄럽다. 그러다 보니 일반 시내에서 기어 변속하기를 깜빡 잊어버리고 저단 고회전으로 주행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시내에서 80km/h 정도로 주행할 때 기어가 3단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심지어는 2단으로 변속한 후에 100km/h가 될 때까지 잊어버리고 변속 없이 그냥 주행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처럼 고회전을 사용해도 아주 매끄럽고 사운드도 부드럽기 때문에 조금만 게을러 지거나 잠깐 딴 생각을 하면 그 사이 엔진만 고공 비행을 하게 된다. 하지만 시내에서 이렇게 고회전으로 달린다면 이 엄청난 괴물의 왕성한 식욕을 감당하기가 너무 힘들 것이다. 그러니 RS4가 비록 매끄럽더라도 잊어 버리지 말고 부지런히 기어를 바꿔서 고단 기어를 사용한다면 배기량을 생각할 때 비교적 좋은 연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실내에서 접하는 엔진음과 배기음은 상당히 자제되어 있어 신경질적이지는 않지만 저음으로 낮게 깔리는 사운드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창문을 조금 열고 달려보면 박력있는 배기음을 더 잘 즐길 수도 있다.


맹수의 야성을 잘 길들은 매끄러움이 가장 큰 매력

RS4는 초기 가속 시부터 안정감이 돋보인다. 토크 스티어는 찾아 볼 수 없고 그처럼 강력하게 밀어 부쳐도 휠스핀조차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처음부터 네 바퀴에 힘이 골고루 분산되기 때문이다. 작은 차체에 넘쳐나는 420마력의 강력한 파워는 RS4를 불과 4.8초 만에 100km/h의 속도까지 쏘아 보낸다. 하지만 회전이 너무 매끄러워서인지 실제 가속해 보면 4.8초를 실감하기에는 조금 못 미치는 느낌이다. 하지만 옆에서 빠르게 달리는 다른 차와 비교해 보면 정말 엄청난 놈이라는 것을 금새 실감할 수 있다.

1단에서 눈 깜짝할 사이에 회전수가 8천 rpm에 이르면 속도는 60km/h를 기록한다. 2단에서 100km/h를 넘어 110km/h에 이르고, 3단에서 160km/h에 이른다. RS4는 워낙 힘이 좋아 그렇게 멀게만 느껴지는 8천 rpm이 순식간에 코 앞에 다가오므로, 초긴장 상태에서 회전수를 확인하고 신속하게 변속하기를 두어 차례 반복해야 기세가 다소 누그러진다. 하지만 4단에서 210km/h에 이르는 것도 금방이다. 5단에서는 260km/h를 마크한다. 제원표 상에는 250km/h에서 속도가 제한된다고 나와 있지만 계기판으로는 260km/h에서 6단으로 변속한 후에도 조금 더 가속이 되다가 7천 rpm에 이르렀을 때 270km/h를 찍고는 속도가 차단된다. 계기판과 실제 속도 사이에 오차가 있는지는 직접 확인해 보진 않았지만, 아는 이의 말에 의하면 오차가 거의 없다고 한다. 리미트가 없다면 6단의 회전수로 계산해 봤을 때 레드 존인 8000rpm에 이르면 300km/h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RS4는 초고속 주행에서의 안정감이 돋보이는데, 무엇보다 스트로크는 약간 길지만 단단한 서스펜션이 주는 안락함과 접지력이 돋보인다. 고속으로 달리다가 약간의 범핑이 있어도 차체는 전혀 당황하는 기색을 찾아 볼 수 없다.

RS4의 장점 중의 하나는 시내 주행에서도 크게 부담이 없다는 점이다. 가다 서다를 반복해도 클러치가 심하게 무겁지 않아 부담이 적고, 80~100km/h 대의 속도로 주행을 할 땐 6단 혹은 5단 기어 상태에서 전혀 부담 없이 가속하고 정속 주행할 수 있어서 일반 세단을 운전하는 것과 거의 같은 느낌으로 부드럽게 주행할 수 있다. 물론 6단으로 달리다가 순식간에 3단으로 내려서 강력하게 치고 나갈 수 있는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앞 4링크와 뒤 멀티 링크 서스펜션은 RS4를 길들인 공신중의 하나다. 420마리의 말이 끄는 스포츠카로서는 큰 키와 높은 지상고임에 틀림없지만 돋보이는 고속 안정감을 이끌어 내고, 일상주행에서도 큰 무리 없는 탄력 있는 승차감을 제공한다.

아우디가 자랑하는 콰트로 시스템도 진화한다. RS4에는 4세대 콰트로 시스템이 적용되었는데, 가장 큰 변화는 기본적인 앞 뒤 구동력 배분이 과거 50:50에서 40:60으로 바뀐 점이다. 안정감이 돋보이는 50:50 대신 뒷 바퀴에 구동력을 조금 더 보냄으로 보다 다이나믹한 주행이 가능해 졌다고 한다. 고도로 숙련된 테스트드라이버들이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서 보다 향상된 시스템으로 개선한 것인 만큼 일상적인 주행에서 그 차이를 느끼기는 힘들 것이다.

지난 번 용인 스피드웨이에서의 시승은 기자에게 많은 의문을 남겼었다. 함께 주행하는 차량 없이 텅빈 스피드웨이를 혼자서 RS4로 4랩 정도를 돌았었는데, RS4의 강력한 성능을 마냥 즐기기엔 더 없이 좋았지만, 네 바퀴를 굴리는 강력한 머신을 어떻게 다루는 것이 최선인지 한 번의 짧은 만남으로 그 답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이 차가 그냥 A4 콰트로라면 굳이 이런 의문을 던질 필요가 없겠지만 지금 함께하고 있는 놈은 최강 RS4다. 그런 만큼 RS4와 어울리는 대우를 해 줘야 하는 건 당연한 도리다. 이번 이틀간의 시승 때에도 그 때 찾지 못한 답을 찾아 다양한 시도를 해 보았다.
스피드웨이에서 확인하지 못한 초 고속영역에서의 성능은 쉽게 확인할 수 있었고, 이제는 핸들링과 코너링에 대한 숙제를 해결할 차례다.

콰트로의 가장 큰 장점은 눈길이나 빗길에서의 안정적인 주행 뿐 아니라 뛰어난 코너링 성능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네 바퀴 굴림이 코너링에서 더욱 유리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일반적으로 앞이나 뒤에만 힘이 집중되는 2륜 구동 차들과는 달리, 네 바퀴에 힘을 분산시킨 만큼 각 바퀴에 가해지는 힘이 절반으로 줄어들어, 더 높은 속도에서도 접지력을 유지할 수 있고, 그 만큼 더 빠른 속도로 코너를 미끄러지지 않고 돌아나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이론은 두 대의 차량이 크기와 모양, 그리고 무게 등이 똑 같고 구동 방식만 다를 때의 일이고, 실제로 비교하게 되는 차량들은 모델이 서로 다를 뿐 아니라 콰트로 시스템이 장착되면 그 만큼 차의 무게가 무거워지고, 엔진에서 바퀴까지 힘이 전달되는 과정이 더 복잡한 만큼 그 과정에서 힘의 손실이 추가적으로 더 발생한다. 결국 이론적으로는 두 배의 속도로 돌아 나갈 수 있지만 실제로 두 배나 빨리 돌 수는 없다.

RS4로 코너를 달려 보면 상당히 높은 속도에서도 보다 안정적으로 코너를 달려 나갈 수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코너와 코너 사이의 직선 도로에서는 엄청난 파워에 의한 폭발적인 가속력으로 질주할 수 있다.
그런데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아나가는 RS4를 믿고 조금씩 속도를 올려 보면, 2륜 구동에 비해서는 분명 빠르지만 기대보다 빨리 한계에 이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좀더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RS4는 약하게 스키드음을 뿌린 후 ESP가 작동하고 계기판에는 경고등이 번쩍인다. 코너의 특성에 따라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기자가 가졌던 큰 기대에는 분명 살짝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지금까지 대부분 전륜이나 후륜 구동 스포츠카들에 익숙해 져 있어서 4륜 구동 스포츠카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도 쉽게 터득되지는 않았다.

RS4가 코너에서 보이는 거동은 일반적인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가 상황에 따라 모두 나타난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특별한 경우에는 네 바퀴가 동시에 미끄러지는 상황도 발생한다. 네 바퀴에 모두 구동력이 전달되는 만큼 동시에 미끄러질 수도 있지 않겠는가? 코너 진입 속도와 스티어링 각도, 엑셀의 개도 정도에 따라서 위와 같은 3가지 상황이 모두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무척 재미있다. 쉽게 이해하더라도 RS4의 특성은 앞바퀴 굴림과 뒷바퀴 굴림의 중간 정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다.


만약 RS4의 오너가 된다면 강력한 힘에 어울리는 강력한 코너링을 위해 타이어을 보다 광폭으로 바꾸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RS4의 휠 하우스를 들여다 보면 이 또한 쉬운 선택은 아닐 듯 보인다. 이미 옵션으로 제공되는 19인치의 휠에 편평비 35시리즈의 피렐리 P-제로 타이어를 국내에서는 기본으로 신고 있으니 말이다. 자칫 한 가지를 더 얻기 위해 더 중요한 것을 잃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결과적으로 볼 때 RS4의 코너링 성능은 탁월하다. 코너링 한계 속도도 높다. 코너와 코너간 직선 구간에서는 최고의 가속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다. 그 후에 코너 진입 전에는 8 피스톤이 적용된 강력한 브레이크 성능이 진입 속도를 맞추어 준다.

여기서 RS4의 성격을 이해한다면 많은 부분이 설명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슷한 성능을 내는 스포츠카들과 비교할 때, RS4는 상대적으로 키도 크고, 무게 중심도 높다. 경쟁모델과 맞 비교 할 수는 없지만 콰트로 시스템이 장착된 만큼 무게가 더 나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엔진은 그 어떤 경쟁자들보다 강력하고, 안정적인 콰트로 시스템은 최강의 전천후 달리기를 보장한다. RS4는 극한의 레이싱을 위해 만들어진 스포츠카가 아닌, 일상적인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스포츠카다. 더욱이 극도로 난폭한 야수의 본성을 잘 길들인 매끄러움이 돋보이는 스포츠카다.

주요제원 아우디 RS4

크기
전장×전폭×전고 : 4,589×1,816×1,415mm
휠 베이스 : 2,648 mm
트레드 (앞/뒤) : 1,559/1,569 mm
공차중량 : 1,650kg
승차 정원 : 5명

엔진
형식 : V 8 DOHC FSI
배기량 : 4,163cc
보어×스트로크 : 84.5m × 92.8mm
압축비 : 12.5 : 1
최고출력 : 420마력/7,000rpm
최대토크 : 43.8kg.m/5,500rpm

트랜스미션
6단 MT
기어비 (1/2/3/4/5/6/R) : 3.667/2.211/1.520/1.133/0.918/0.777/3.333
최종감속비 : 4.111

섀시
서스펜션 (앞/뒤) : 4링크/멀티링크
브레이크 : 앞, 뒤 벤틸레이티드 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 옵션 255/35R19
구동방식 : 4WD

성능
0-100km/h : 4.8초
최고속도 : 250 km/h(속도 제한)
연료탱크 용량 : 63리터
연비 : 7.3km/L

차량 가격 : 1억 4,550만원

2007-01-05 18: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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