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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아우디 S6, 겸손한 엑스칼리버

아우디 스포츠 라인의 중심에 있는 S6는 V10 5.2리터 435마력의 엔진이 뿜어내는 수퍼카급의 달리기 실력과 탁월한 고속 안정성에다 예전에는 찾아 볼 수 없었던 예리한 핸들링까지 갖추었다. 하지만 과할 정도로 단단한 하체나 예민한 반응은 지양했다. 수수한 외모는 이빨처럼 드러난 LED 주행등과 10개의 날선 검으로 이루어진 19인치 알로이 휠로 치장하고, 운전자 중심의 실내는 알루미늄과 카본, 그리고 투톤 가죽으로 꾸며 스포티함이 넘친다.

글,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컨텐츠 팀장)


아우디의 스포츠라인은 독특하다. BMW가 M, 메르세데스-벤츠가 AMG, 재규어가 R 등의 스포츠 라인을 갖고 있는데 비해, 아우디는 S와 RS라는 두개의 라인을 소유하고 있다. 그래서 가끔 주위에서 S와 RS가 어떻게 다른지 물어오는 이들이 종종 있다.

아우디의 S와 RS라인이 태생적으로 특별한 차별점을 두고 태어났다기 보다는 출력에 대한 요구에 다양하게 부응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고성능의 S라인과 S라인을 능가하는 레이싱의 의미를 담은 RS라인이 형성되었다고 봐야 하겠다.

지난 번 RS4 시승기에서 간단하게 RS4의 역사를 짚어 보았는데, 80시리즈를 베이스로 한 스포츠 버전 S2가 그 시초이며, 2.2리터(2,226cc) DOHC 터보 315마력엔진을 얹고 1993년 등장해 0~100km/h 가속 4.8초, 최고속도 265km/h를 발휘했던 RS2 아반트가 RS 시리즈의 원조였다면, S6는 정식 A6를 바탕으로 한 고성능형으로 1995년 개발되었다.

최초의 S6는 직렬 5기통 2.2리터 230마력 엔진을 얹었으며, 1999년 등장한 2세대에 와서는 V8 4.2리터 5밸브 340마력으로 엔진과 출력이 대폭 업그레이드되었다. 2세대 S6의 밑바탕이 된 모델은 초대 S6에 V8 4.2리터 326마력 엔진을 얹은 S6 플러스였는데, 이 S6 플러스의 혈통을 이어 받은 모델이 2세대 S6를 바탕으로 더욱 강력한 V8 4.2리터 트윈터보 450마력 엔진을 얹은 RS6다. S6는 이 때까지 국내에 정식 수입되지 않았었고, RS6가 고진 모터스 시절 5대 한정판으로 수입된 적이 있어서 당시 기자는 태백 준용 서키트에서 450마력의 RS6를 시승했었다.

아우디 코리아는 출범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아우디의 스포츠 라인들을 속속 국내에 소개하기 시작해 S4와 RS4에 이어 지난 달 S6와 S8을 소개하였고, 이번 서울 모터쇼를 통해서는 R8을 선보임으로써 마침내 현재 아우디의 모든 스포츠 모델을 국내에 소개 하였다. 마지막 남은 RS6는 아직 현행 모델이 데뷔하지 않은 상태다.

아우디 스포츠 라인의 중심에 우뚝 서다

타 브랜드에 비해 더 다양한 아우디의 스포츠 라인에서 S6는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RS4만큼 개성적이지 못하고, RS6에 비해서는 당연히 약하며, S8에 비해서도 성능과 장비에서 뒤지는 등의 이유를 들어 존재감이 불분명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사실인만큼, 이번 시승을 통해서 S6의 확실한 존재감을 인정하게 된 기자로서는 다소 부담감을 가지고 S6를 소개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RS4에 비해 큰 차체가 주는 안정감이 탁월하며, 이전 세대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한 하체는 역동성에서도 RS4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그리고 420마력과 435마력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V8과 V10이 만들어내는 응답성과 매끄러움, 그리고 울부짖는 느낌은 V10의 압승임을 자신한다. 팁트로닉 자동 변속기는 당연 편의성에서 앞선다. (RS4와 S6의 지향점이 다른 만큼 S6에 편의성은 중요한 요구조건일 수 있다.)

그렇다면 S8과의 싸움은 어떨까? 아직 S8을 시승하지 않은 상황이라 단정지을 순 없지만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가벼운 차체에 더욱 강력한 450마력 엔진을 얹은 S8에 수치적인 성능은 열세일 수 밖에 없겠지만 S8의 (가볍긴 하지만) 큰 차체가 가질 수 있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는 만큼 다이나믹함에서는 S6가 한 수 위가 아닐까 짐작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짐작은 단순한 추측이라기 보다는 S6가 보여준 놀라운 안정감과 뛰어난 역동성을 고려한 추측이다. 하지만 국내 판매 모델의 가격과 장비를 고려한다면 S6의 손을 들기는 힘들어 보인다.

집안 싸움은 차 후에 S8과 R8을 모두 시승한 후에 다시 한번 붙여 보기로 하고 지금은 오늘의 주인공 S6에 시선을 모아 보자.


수수함 속에 이빨 드러낸 맹수

AMG나 M도 그렇지만 이런 수퍼 스포츠 세단들은 아는 사람만 그 차이를 알아 볼 수 있을 뿐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결코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겉모습에서는 과격함을 지양하고 있다. 하지만 매니아라면 한 눈에 알아 볼 여러가지 숨은 그림들을 찾아보자.

우선 앞 모습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범퍼 아래쪽 좌우에 크게 입벌리고 있는 공기 흡입구와 그 위쪽으로 드러내 놓고 있는 LED 주행등이다. 아우디는 A8을 통해서 세계 최초로 LED 주간 전조등을 선보였었는데, S6에는 전조등이라 할 수는 없지만 주간에도 쉽게 그 존재를 알릴 수 있는 LED를 좌우에 각각 5개씩 심었다. 앞서 달리는 차가 사이드 미러로 S6를 본다면 주간에도 좌우에 5개씩의 이빨을 드러낸 맹수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 외에는 금방 드러나지는 않지만 싱글 프레임 그릴의 세로 핀을 복선으로 배치하고, S6 로고를 당당하게 오른쪽 가슴에 붙였다. 그릴 아래에도 얇게 공기 흡입구를 뚫었다.

옆면에서는 알루미늄 느낌의 사이드 미러가 돋보이고, 무엇보다 아더왕의 엑스칼리버처럼 크고 예리한 느낌의 칼날 10개로 구성된 19인치 알루미늄 휠 디자인은 아우디 스포츠 라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알루미늄 휠 안쪽으로는 은색에 S6 로고가 박힌 캘리퍼가 선명하다. 펜더 위 사이드 턴 시그널 아래에는 새로운 고성능의 표준이 되고 있는 V10 엠블렘을 달았는데, 둘 다 조금 더 화려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도어 아랫단에 위로 살짝 치켜 올라가는 캐릭터라인에는 아래쪽으로 가드를 겸하는 스트립을 붙여 스포티한 이미지를 더한다.

뒷 모습에서는 특히 두드러지는 부분이 미약하다. 트렁크 끝을 살짝 접어서 만든 스포일러와 범퍼 좌우의 더블 트윈 머플러, 그리고 이름표 만이 고성능 모델임을 보여준다.

운전자를 감싸는 형태의 스포티한 실내

하지만 키의 버튼을 누르지 않고 도어 손잡이를 터치하는 것만으로 문을 열고 실내에 들어서면 외관에서의 덤덤함은 간 데 없고 눈이 번쩍 뜨이는 화려하고 강렬한 세상이 열린다. 시트를 제외하고는 디자인에서 일반 A6와 다를 것이 전혀 없지만 소재와 색상의 차이가 또 다른 세상을 만든 것이다.

운전자를 감싸는 듯한 라운드 스타일의 운전석은 여러 스포티한 요소들이 가미되면서 드라이빙에 집중하도록 하는 본래의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게 되었다. 기존 A6에서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던 점이다. 아니 S6를 위해 미리 이런 디자인을 해 둔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다. 이런 점 때문에 인테리어는 S8에 비해서 더욱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계기판에서 센터 페시아 상단 모니터까지는 알루미늄 트림으로 꾸미고, 그 아래 쪽과 센터 터널은 카본 트림으로 꾸며 스포티함이 특히 두드러진다. 센터터널을 덮고 있는 카본 트림은 S6의 실내를 가장 스포티하게 만드는 요소다. 도어와 글로브 박스 위쪽으로도 카본 트림이 적용되었고, 기존의 크롬 테두리와 어울려 더욱 두드러진다.

A6의 계기판은 물방울이 누워 있는 형상으로 기자가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바탕색을 회색으로 바꾸면서 바닥면을 입체적을 더 깊게 파고, 글씨체를 S6 로고와 유사한 이탤릭체로 바꾸는 등의 변화를 거치면서 아주 다이나믹한 스타일이 되었다. 특히 회전계 가운데 박힌 S6 로고와 속도계에 새겨진 300km/h 눈금은 자꾸만 쳐다 보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스티어릴 휠도 S6는 조금 특별하다. 기존에 사용하고 있었던 스티어링 휠이지만 A6에서 사용되는 4스포크 스티어링 휠 대신 스포티한 3스포크에 림 안쪽으로 흰색 스티치를 넣어 더욱 스포티하게 꾸몄다. S6에서 두드러지는 특징 중에 하나는 스티어링 칼럼 뒷 면에 붙어 있는 변속 패들이 알루미늄으로 감싸져 있으며, 변속 방향을 표시하는 “+”와 “-“ 표시에 조명을 넣어 야간에도 식별이 된다는 것이다. 패들에 조명이 들어간 것은 기자로서는 처음 보는 장치다.

S6의 실내를 화려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주요한 요소는 헤드레스트 일체형의 투톤 버켓 타입 시트다. 시트의 중앙 부위를 알칸타라로 처리해 시각적인 화려함과 밀착감을 높여주는 기능적인 효과를 동시에 부여하고, 등 부분에는 S6 로고를 부조로 새겨 넣었다. 오너라면 타고 내릴 때 불룩하게 솟아오른 허벅지 부분의 볼스터가 닳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허벅지 부분의 길이를 수동으로 연장하는 기능도 마련되었다.

시트는 일상주행에서의 안락함과 과격한 코너링에서 몸을 잘 지지해 주는 양쪽의 역할을 모두 잘 소화해 낸다. BMW M5나 M3에 있는 옆구리 조절 장치와 메르세데스-벤츠가 먼저 선보인 코너링 시 기울어지는 쪽 옆구리를 부풀려서 자세를 지지해 주는 장치 등이 추가되었다면 S6의 성격에 더욱 잘 맞을 것 같다. S6의 급을 생각할 때 냉방 기능이 없는 것도 M5나 E63 AMG에 비해 아쉬운 부분이다.

오디오는 기자가 좋아하는 보스의 고성능 DSP 시스템이 장착되어 볼륨감이 풍부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지금까지 아우디에 장착된 보스 제품들에 비해 더욱 섬세한 사운드를 표현해 내는 점도 돋보인다. 글로브 박스에 내장된 CD체인저는 MP3를 지원한다. 통합 인터페이스 중에서 가장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MMI는 최근 아우디 코리아가 전 모델 한글 지원을 완성했지만 시승차에는 아직 한글 장착이 되어 있지 않았다. 시승을 위해 미리 도입된 때문으로 보인다.

특별한 차에 어울리는 특별한 V10

아우디 S6에서 가장 중심은 역시 새로운 엔진이다. 2005년 동경 모터쇼에서 등장한 S8에 람보르기니에서 가져온 V10 엔진을 얹은 후 이듬해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S6에 같은 엔진을 얹었다. 하지만 차의 급을 고려하고 엔진룸의 크기차이 등을 이유로 출력은 S8의 450마력보다 15마력 낮은 435마력으로 세팅하였다. V10 DOHC FSI 5,204cc 엔진은 최고출력 435마력/6,800rpm과 최대토크 55.1kg.m/3,000~4,000rpm을 발휘한다.

전통적으로 V12 엔진을 얹던 람보르기니가 2003년 베이비 람보로 개발한 가야르도에 처음 얹은 V10 엔진은 배기량 5리터에 최고출력 500마력을 발휘한다. 2005년 등장한 가야르도 SE는 같은 배기량에 최고출력을 520마력까지 키웠다. (이 엔진이 약간의 변화를 거쳐 S6와 S8에 얹혔다는 점에서는 약간의 논란이 있다. )

S8과 S6에는 배기량을 키우고 출력을 오히려 낮추어서 더욱 양산차(?)다운 세팅을 갖추었지만 현재 개발 중인 RS6가 얼마나 출력을 높일 수 있을지 충분히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과거 터보를 사용해서 고출력을 얻어 내던 아우디가 오랫동안 모터스포츠에서 얻은 FSI 기술을 접목하면서 터보를 사용하지 않고도 초 고출력을 얻어 낼 수 있게 되면서 최근 BMW와의 출력 경쟁이 새로운 구도로 접어들고 있는 분위기다.

RS4가 V8 4.2리터 420마력 엔진을 얹고 먼저 등장하자 최근 M3는 V8 4리터로 RS4와 동일한 420마력을 뿜어내는 엔진을 장착했다. 출력 경쟁이라는 명제하에 결국 BMW는 오랫동안 고집해온 고출력 직렬 6기통을 버릴 수 밖에 없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이다. 그런 만큼 RS4보다 낮은 배기량으로 동일한 출력을 얻어 내는 기술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RS6와 M5의 경우에는 그 반대가 될 것 같다. 과거 M5가 V8 5리터 엔진으로 400마력을 뿜어낼 때 RS6는 V8 4.2리터에 트윈터보를 얹어 M5보다 더 강력한 450마력을 얻어 냈었다. 이제 새로운 M5가 V10으로 올라오면서 이전과 같은 5리터 배기량으로 507마력을 뿜어내고 있는 만큼 새롭게 등장할 RS6는 S6의 V10 5.2리터 엔진으로 최소한 507마력이상을 얻어내지 않겠는가?

기자가 이번 S6를 시승하면서 놀란 부분은 단순히 출력이 높아진 엔진의 적용 수준이 아니라 몰라보게 완성도가 좋아진 섀시와 하체에 있다. 솔직히 과거 RS6는 트윈터보로 인해 450마력이라는 괴력을 소유하고 있었던 데다 아우디의 콰트로까지 힘을 합쳤지만 RS6라는 명성에 걸맞는 다이나믹한 주행 성능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그만큼 기본이 되었던 A6 세단 자체의 완성도가 상대적으로 그리 높지 않았던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의 A6는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S6가 그것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그런 만큼 새로운 RS6가 등장한다면 M5의 강력한 라이벌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잠시 S6가 아닌 RS6로 초첨이 빗나갔는데, 다시 S6로 돌아오자면 그 만큼 S6의 완성도가높아졌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또한 과격함이 지나칠 정도인 M5나 RS6에 비해서 S6는 충분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일상적인 주행에 더없이 적합한 진정한 \'Everyday Sports\'를 구현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모델이 모델인 만큼 퍼포먼스에 대한 리뷰 도입부에서 또 서론이 길어졌다. 이제 실제 주행의 느낌을 이야기해 보자.


시동은 키를 꽂지 않고 버튼을 눌러서 거는 형태다. 이미 A6에도 적용되었던 장치다.

우선은 가속 테스트. 새로운 V10 엔진의 레드존은 7,000rpm이며, 정평이 나 있는 팁트로닉 6단 변속기를 장착한 S6는 50, 100, 150, 200km/h에서 각각 변속이 이루어졌다. 정교함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가속에는 대 배기량과 V10 구성에서 오는 여유로움과 섬세함이 묻어난다. V8에 비해 두개 더 늘어난 실린더가 주는 독특한 정교함과 경쾌함이 신선하다. 특히 중후하께 깔리며 두드리는 듯한 엔진음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강력한 가속, 뛰어난 안정성, 더욱 예리해진 핸들링

0~100km/h 가속에는 제원표 상 5.2초가 걸린다. 4초 대의 몬스터들이 즐비한 요즘이긴 하지만 이 세그먼트의 세단으로 5.2초의 가속력은 말 그대로 폭발적이다. 이러한 폭발적인 가속력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가속의 지속력이다. 즉 200km/h를 넘어서도 전혀 지칠줄 모르고 이어지는 가속력이 통쾌하기 그지없다. 약간의 뜸도 들이지않고 꾸준하게 속도를 밀어 올리던 S6는 250km/h에 이르면서 ‘팅’하는 경고음과 함께 계기판 한 가운데 속도 제한 메시지를 노출시킨다. 지금까지 아우디에서 보지 못했던 화면이다. 하지만 계기판의 바늘은 조금 더 원을 따라 돌아서 6,800rpm에서 260km/h를 가리키고는 멈추어선다. 일반 D 모드에서는 250Km/h에서 6단으로 변속 후 멈추고, S 모드나 수동모드에서는 5단에서 변속하지 않고 속도 제한까지 이른다.

S6 가속의 매력은 최고속도까지 지치지 않고 꾸준하게 밀어 부치는 힘과 고속에서의 탁월한 안정감이다. 고속으로 가면서 꼬리를 서서히 내리는 가속이나 구름속에 있는 듯한 느낌과는 차원이 다르다. 리미트를 해제하면 어디까지 치고 올라갈 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업는 대목이다.

6단 100km/h로 정속 주행할 때 회전수는 2100rpm이다. 기어를 5단으로 내리면 2,600, 4단 3,400, 3단에서는 4,600rpm으로 올라간다. 이처럼 수동으로 기어를 내리게 되면 밟는 즉시 튀어나갈 수 있는 전투 준비 테세가 완벽하게 갖추어지는 셈이다.

ZF제 팁트로닉 자동 6단 변속기는 지금까지 보아왔던 정교함 그대로 엔진의 출력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또한 기자가 특히 좋아하는 S모드로 주행하면 굳이 수동모드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항상 즉각적이고 강력한 가속이 가능하다. 하지만 S모드에서 급감속을 하면 기어를 내리긴 하지만 DSG에서처럼 자동으로 힐엔토를 해주지는 않는다.

그리고 또 하나 S6는 D 모드에서도 언제든지 가속이 시원하다. 정말 전투(?) 상황이 아니라면 S모드도 많이 필요치 않다. 시내에서라면 D 모드에서 살짝 엑셀을 누르는 것 만으로도 원하는 때 원하는 만큼의 가속을 즉시 얻어 낼 수 있다. 그만큼 출력과 토크에 여유가 많다.

물론 강력하게 와인딩을 공략할 땐 수동 모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정교한 와인딩의 특성상 패들 시프트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코너 진입 전 강하게 감속하면서 왼쪽 패들을 상황에 따라 한 번 혹은 두 번 당겨 주면 노련한 드라이버의 힐엔토에 버금가는 다운시프트가 이루어지고, 정점을 지나면서 재 가속할 때 강력한 가속력으로 탈출이 가능하다.

이 때 콰트로 시스템과 ESP가 안정적인 주행을 보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엑셀 워크가 정교하지 않으면 분명 오버 스티어가 연출될 상황이지만 S6는 깔끔하게 라인을 따라 돌아나간다. 또한 코너에 다소 빠른 속도로 진입하더라도 언더스티어 보다는 뉴트럴을 유지하려는 특성이 두드러진다.

S6에 장착된 콰트로도 지난 번 RS4에 장착된 신세대 콰트로와 마찬가지로 앞 뒤 구동력을 기본 40:60으로 나눈다. 기존 50:50에 비해 역동성이 더해진 세팅이다. 그러다가 상황에 따라서 65:35에서 15:85까지 구동력이 전달된다.

롤의 억제도 기대 이상이다. 예전의 RS6 보다도 더욱 정교하다. 차고 조절형 에어 서스펜션이 아닌 고정형이면서 앞 4링크 에어 서스펜션과 뒤 셀프 트랙킹 트래퍼조이달 링크 타입인 S6의 서스펜션은 일상적인 주행과 과격한 와인딩을 모두 고려한 세팅으로 적절한 균형을 이룬 점이 돋보인다. 시내에서 요철을 통과할 때는 노면 정보가 비교적 많이 전달되는 정도로 단단하지만 S6의 가치를 아는 이들에겐 기분 좋을 정도의 단단함이다.

S6의 핸들링 실력은 기대 이상으로 예리하다. 과거 콰트로가 적용된 아우디 모델들은 코너링에서 예리함을 손해 볼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새로운 S6도 후륜 구동의 강력한 스포츠 세단에 비하면 무딜 수 밖에 없는 핸들링이지만 지금까지 경험했던 아우디 중 최고임을 인정할 만큼 예리해 졌다.


S6는 이처럼 많은 것들을 타고 났지만 불행히도 형의 그늘에 가릴 수 밖에 없는, 그러면서 사랑은 막내에게 빼앗길 중간 형제 태생인지도 모르겠다. 특히 국내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지난 신차발표회에서는 형인 S8과 함께 등장해 그리 크지 않은 가격 차이에, 오히려 S8은 성능에서나 장비에서 우세임을 과시했다. 또한 그리 멀지 않아 또 다른 형 RS6가 등장할 터다.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M5와의 한판을 위해 완전 중무장한 모델이 될 것이 틀림없다.

이런 운명적 그늘을 안타까워 하던 차에 기자가 S6를 만난 건 행운이었다. 삐뚤어 진 성격을 소유하기 딱 좋은 위치지만 기자가 만난 S6는 너무나 반듯했다. 이전 세대에 비해서는 말 그대로 괄목상대해야 할 모습이다.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도 분명하다. 어차피 서킷을 전전할 자세가 아니라면 S6는 가장 현실적인 수퍼 스포츠 세단임에 틀림없다.

스포츠카의 혈통을 잘 이어 받아 탁월한 달리기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심하게 단단한 서스펜션으로 교만해 지지도 않았고, 그러면서 어떠한 상황에도 대처 능력이 뛰어난 콰트로가 원만한 대인관계를 형성한다. 볼수록 은근한 매력으로 다가오는 선 굵은 외모와 화려한 속살은 섹시미가 흐른다.

다만 그를 소유하기에는 상대적으로 높아 보일 수 밖에 없는 대가를 지불해야 함이 유일한 장벽이다. S6의 탁월한 가치를 소중하게 맞이해 줄 상대를 만나기를 기대한다.


아우디 S6 주요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4,916×1,864×1,449mm
휠 베이스 : 2,847mm
트레드 (앞/뒤) : 1,596/1,576mm
차량 중량 : 1,910kg

엔진
형식 : V10 DOHC FSI
배기량 : 5,204cc
보어×스트로크 : 84.5×92.8.6mm
압축비 : 12.5:1
최고출력 : 435마력/6,800rpm
최대토크 : 55.1kgm/3,000~4,000rpm

변속기
팁트로닉 6단 AT
기어비 (1/2/3/4/5/6//R): 4.171/2.340/1.521/1.143/0.867/0.691//3.403
최종감속비 4.111:1

구동방식 : 4WD

섀시
서스펜션 (앞/뒤) : 4링크 에어 서스펜션 / 셀프 트랙킹 트래퍼조이달 링크
브레이크 : 앞/뒤 V.디스크/V.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파워)

성능
0-100km/h : 5.2초
최고속도 : 250km/h(속도제한)
타이어 : 265/35ZR19
연비 : ---km/ℓ
연료탱크 용량 : 80리터


가격 : 1억 5,590만원(VAT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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