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의 새로운 첨병, 뉴A4의 출시는 굳이 TV뉴스에 등장하지 않더라도 화제꺼리가 될 수 밖에 없다. 높은 인지도와 그에 따른 판매량을 보유한 독일 프리미엄 3사의 엔트리급 모델 중 하나이며, 이 가격대엔 대다수 메이커의 수많은 차량들이 경쟁모델로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실로 치열한 전쟁터라 할 수 있는 이 흥미진진한 대결구도에서 과연 어떤 차량이 최후의 승리자로 살아남을 것인가, 뉴A4는 승자가 될 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파헤쳐 보았다.
글, 편집 / 김정균 (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아우디의 성장은 최근 들어 더욱 돋보이고 있다. 9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벤츠나 BMW의 명성을 뒤에서 바라봐야 했지만, 꾸준한 기술 개발로 내실을 기해 메이커 이미지를 높임과 동시에 공격적인 신차 출시로 독일 프리미엄 3사의 대열을 만들어내며 아우디라는 이름을 집어넣는 것에 성공했다. 그 후 앞모습에 싱글프레임이라 불리는 커다란 그릴 디자인을 자사의 패밀리 룩으로 내세우며 출시된 모델들부턴 아우디 차량의 DNA가 더욱 확실해지고 상품성이 높아졌다.
이젠 벤츠나 BMW의 명성에 위협을 가할 수 있을 만큼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더욱 상품성 높은 모델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함으로써, 차후 독일 프리미엄 3사의 경쟁구도가 어떻게 흘러갈지에 대한 결정권은 아우디가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엄청난 강자인 다른 두 메이커도 가만 앉아 당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기에, 이 거물들의 대결을 지켜보는 것은 더욱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
아무튼 그런 아우디가 자사 차량의 장점으로 가장 크게 부각시키는 것은 일명 ‘콰트로’ 라 불리는 풀타임 4륜구동 시스템이다. 2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아우디 하면 콰트로 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를 만큼 아우디 기술력의 대명사로 자리 잡으며 대부분의 자사 차량에 이 시스템을 장착해 왔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 판매되고 있었던 이제 구형이 된 기존 한국 출시형 A4에는 처음 출시했던 때와 달리 나중엔 콰트로가 빠져있었기에 마치 앙꼬 없는 찐빵과 같았지만, 이번 뉴A4에는 기본으로 장착해 아우디 차량의 최대 장기를 엔트리 급에서부터 선사해 주고 있다.
누가 그런 콰트로 아니랄까봐, 마침 뉴A4의 시승이 잡힌 그날 올해의 첫 눈이 내렸다. 카메라를 들고 주행 장면을 촬영해야 하는 기자님께선 달리는 차량 밖으로 몸을 내밀어 매서운 바람에 실린 눈과 비를 섞어 맞으며 고군분투해야 했지만, 덕분에 생동감 넘치는 사진과 함께 미끄러운 노면에서 콰트로의 성능을 제대로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되었다.
콰트로 뿐만 아니라 차량의 주행특성을 다양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 시스템, 최첨단/고효율의 터보엔진, 더 커진 사이즈와 실내공간을 자랑하는 매력적인 디자인의 차체 등을 무기로 최강자의 자리를 노리는 야심찬 뉴A4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익스테리어
구형모델과 비교해 보면 높이는 같으며 길이와 넓이가 늘어났는데, 단순히 더 커졌다고만 표현하면 미안해질 정도로 매우 세련되게 잘 다듬어져 있는 매끈한 디자인을 뽐낸다. 눈에 확 띄는 개성 강한 모습은 아니지만 다른 동급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비율이 가장 제대로 맞아 보이는 차체를 갖고 있다.
앞모습은 기존 아우디의 패밀리 룩인 싱글프레임 라디에이터 그릴과 함께 최근 새롭게 추가된 패밀리 룩으로 헤드램프 안에 LED로 구성된 주간 전조등 램프가 들어가 있어 낮이건 밤이건 아우디라는 존재감을 더욱 확실하게 보여준다. 스포츠 세단 다운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한껏 멋을 부린 앞 범퍼는 후륜구동 차의 모습과 같은 짧은 오버행으로 어우러져 있다.
측면의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라인은 적당히 날렵하게 기울어진 A필러와, 트렁크 리드로 자연스레 이어지는 C필러의 기울기가 비슷하며 최근 유행하는 쿠페형상의 분위기다. 헤드램프부터 리어램프, 그리고 앞, 뒤 펜더로 이어지는 두 줄의 측면 캐릭터 라인은 뒤쪽으로 갈수록 살짝 모아지며 심플하고 세련된 이미지의 뉴A4를 가장 잘 표현해 주고 있다.
리어에는 얇고 널찍하며 차체와 잘 어우러지는 크기의 안개등 내장형 테일램프가 안쪽으로 마름모 형태의 각을 이뤄 자리 잡고 있으며 트렁크 리드는 미세하게 위로 치켜 올라가 리어스포일러의 역할을 어느 정도 수행해 줌과 동시에 스포티한 분위기를 살려 준다.
차체의 작은 라인 하나도 수없이 미세하게 바꿔가며 가장 최적의 각도를 찾아내 디자인 한다는 아우디의 디자인 철학이 반영된 최신 모델이기 때문일까, 실제로 구형 모델과 실물을 비교해 보니 비슷한 생김새를 갖고 있으면서도 뉴A4 대비 기존 A4는 껑충하니 어색해 보였다.
인테리어
보다 커진 차체사이즈와 더불어 기존보다 약간 더 넓어진 실내의 디자인 역시 최근 출시되는 아우디 모델들과 패밀리 룩을 이루며 윗급 A6나 A8의 모습과도 닮아 있고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느낌은 아래 급 A3보다 확실히 월등하다. 내장재의 조립 품질 또한 아우디 답게 어느 한부분 흔들림 없이 단단하게 마무리 되어 있다.
다이나믹 트림인 시승차는 차량의 각종 정보가 칩에 저장되는 어드밴스드 키를 몸에 지니고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누르거나 키를 꼿아 눌러주는 것, 두 가지 방법으로 시동을 걸 수 있었다. 고급스러운 가죽 재질의 메모리 전동시트에 앉으면 적당한 사이즈로 A3의 것을 닮은 3스포크 스티어링 핸들이 손안에 들어온다.
계기판 가운데엔 각종 정보를 보여주는 LCD창이 마련되어 있는데, 주행중 커다랗게 디지털 속도계가 표시되는 점이 눈에 띈다. 우측 센터페시아엔 사제 네비게이션이 내장된 모니터가 아우디의 MMI 시스템과 연동되어 각종 세팅 정보를 화면에 비춰준다. 센터패시아 중앙 좌측엔 이번 뉴A4에 새롭게 적용된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 버튼이 컴포트, 오토, 다이나믹, 인디비주얼의 4가지 모드로 전환시킬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다. 기어레버 주변엔 다소 많은 버튼이 오밀조밀 모여 있어 익숙해지려면 어느정도 시간이 걸릴 듯 했으나 실제로 이것저것 조작해보니 적응되는 것엔 하루면 충분했다.
눈에 띄는 것은 전자식 주차브레이크 버튼 아래 위치한 오토 홀드 온, 오프 버튼. 이런 것까지 필요할까 싶었지만 실제 사용 후 그러한 생각을 무색하게 만들었던 장치로 언덕과 평지 불문하고 정지 후 편하게 브레이크에서 발을 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뒷좌석 공간은 참으로 절묘하리만큼 차급 대비 적당한 실용적인 크기를 제공해 주고, 앉아보면 적당한 기울기와 더불어 착좌감이 편하게 느껴진다.
파워트레인 & 퍼포먼스
2.0가솔린 엔진으로 최고출력 211마력, 최대토크 35.7kg.m 를 발휘하려면 뉴A4의 심장처럼 효율 높은 직분사 엔진에 터보를 더해야 한다. 배기량 대비 뛰어난 이 성능은 아우디의 직분사 FSI엔진에 그와 궁합이 잘 맞는 터보 유닛을 추가해 TFSI라고 명칭 되는 최신 버전이며, 이 효율성 높은 엔진과 맞물리는 변속기는 팁트로닉 6단으로 상위 모델들과 같다.
특히나 35.7kg.m라는 최대토크가 낮은 알피엠 영역에서부터 플랫하게 발휘되는 것에 힘입어 0-100km 가속을 6.9초에 이루어내는데 콰트로가 장착되어 체중이 어느 정도 나가는 뉴A4의 차체를 무게와 상관없이 힘차게 전진시켜준다. 발진 시 한 템포 늦은 듯 출발하지만 이내 가속이 시원하게 붙는 스타일. 그 후 중속 영역을 지날 때 까지 꾸준히 밀어주는 진중한 가속은 만족스럽다. 단순히 2리터의 배기량만을 생각했을 땐 실로 뛰어난 수준으로 일반 자연흡기 3리터 엔진과 맞먹을 정도의 파워를 갖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반드시 언급해야 할 중요 포인트 하나는 이런 충분한 힘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체감속도는 그리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너무나 뛰어난 하체의 안정감 때문인데 독일차 특유의 단단한 서스펜션 셋팅과 더불어 콰트로만의 끈끈한 접지력은 마치 차체를 도로에 접착시킨 채 달리는 듯한 감각을 전달해주기 때문이다.
제로백 6.9초의 수치는 얼마전 출시된 A3와 동일하지만, 운전자가 느끼는 감각에서는 확연한 차이가 두드러진다. A3로 풀악셀을 했을 때 가볍게 쭉 달려 나가는 느낌이었다면, 콰트로가 장착된 뉴A4는 같은 속도지만 실제 체감 상으론 무디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는 뉴A4의 출력 대비 하체가 매우 튼튼하기 때문인데, 속된말로 하체가 엔진을 잡아먹는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이부분에선 더 높은 파워의 3.2 버전이면 정말 제대로겠다는 아쉬움도 살짝 스쳐갔다.
아우디는 콰트로를 장착한 경주차량으로 유명 레이스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둠으로써 그 우수성을 입증해 왔고, 눈이 쌓인 스키점프대를 아우디 차량이 역으로 올라가는 광고 등을 통해 자사의 기술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콰트로의 장점은 미끄러운 눈길이나 빗길에서 4륜구동 특유의 안정감을 발휘하는 것은 물론, 마른 노면에서도 코너에서의 우수한 접지력 등을 통해 최적의 성능을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코너에서는 어지간히 과도한 속도로 진입하지 않고서는 좀처럼 불안감을 느끼기 힘들며 고속으로 인터체인지를 돌아나가는 테스트를 반복하며 한계점을 점차 높여가도 차체의 쏠림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또한 시승 당일의 미끄러운 노면 상태에서 거칠게 몰아 붙여도 마치 후륜구동과 같은 예리한 회두성으로 스티어링 핸들의 조타각에 따라 오차 없이 돌아나가는 모습엔 반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단단한 하체 때문에 승차감을 해칠 이유도 뉴A4에게는 없다. 바로 아우디 드라이빙 셀렉트 시스템의 버튼을 이용해 손가락 하나로 컴포트, 오토, 다이나믹 모드로 각각 전환시키며 차량의 주행 감각을 적절히 바꿔줄 수 있는 것이다. 오토 모드에서는 주행 환경에 따라 스스로 댐핑 스트로크 등 하체의 감각이나 엔진의 반응을 변환시켜 주며, 여기서 더 큰 차이를 느끼기 위해선 MMI시스템으로 들어가 자신의 취향에 맞게 엔진의 반응, 스티어링 핸들의 무게, 서스펜션의 답력 등을 각각 조절시킴으로써 오너 개개인에 따른 최적의 맞춤형 주행감성을 세팅해 인디비주얼 모드로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드라이빙 셀렉트 모드를 이용해 각각의 세팅을 전부 다이나믹 모드로 전환시켜 커지는 엔진음과 배기음을 벗삼아 단단한 하체를 이용해 고알피엠으로 주행한 후, 모든 세팅을 일시에 컴포트 모드로 전환시켜 버리면, 과장 조금 보태서 스포츠카를 몰다가 부드럽고 물렁한 세단으로 옮겨 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결국 차량의 성격을 극과 극으로 바꿀 수 있는 이 매력적인 장비로 인해 스포츠 드라이빙이 가능한 단단한 차량을 원하는 남성 오너와 부드러운 주행을 원하는 여성 오너 양쪽 다 뉴A4 한대면 만족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콰트로를 포함한 가격대를 감안했을 때 뉴A4가 가진 그 어떤 것 보다 상품성을 높이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부분이라 보여 진다.
에필로그
새롭게 변신한 뉴A4는 내세울 만한 것이 너무나 많은 녀석이다. 아우디만의 기술력이 가득 담긴 첨단의 TFSI 엔진과 콰트로, 튼튼한 하체와 어우러진 드라이빙 셀렉트 시스템 등이 더없이 말끔하고 세련되게 변신한 외모 속에 숨겨져 있다. 녀석에 대한 궁금증을 파헤쳐 보면 볼수록, 이정도 실력이면 치열한 전쟁터에서 최후의 승리자가 될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음이 분명해졌다.
눈과 비가 섞여 내린 굳은 날씨와 관계없이 특유의 안정된 드라이빙을 선사해주며 다양한 취향의 오너들을 위해 카멜레온처럼 자신의 성격을 자유자재로 바꿀 줄 아는 똑똑한 프리미엄 컴팩트 세단, 뉴 A4는 마치 말끔한 명품 정장을 차려 입은 잘생긴 만능 스포츠맨과 같은 모습으로 당당히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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