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시승기

매력만점 신개념 패밀리밴 - 쉐보레 올란도


GM대우가 쉐보레 브랜드로 탈바꿈하며 처음 선보이는 차종은 신개념 7인승 ALV(Active Life Vehicle)라 일컫는 올란도. GM의 글로벌 차량인 올란도는 한국에서도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정식 출시와 시승에 앞서 사전공개 발표회와 시승행사를 통해 경험한 올란도의 느낌을 적어본다.

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아직은 생소한 ‘쉐보레’라는 브랜드명과 노란 나비넥타이 엠블럼이 달린 이국적인 모습의 올란도를 마주하니 국산차라는 타이틀이 너무나 어색한 느낌이다. 하지만 앞으로 쉐보레 엠블럼을 달고 출시되는 차량이 많아질수록 흔하게 마주치는 국산차의 이미지가 형성될 것은 당연한 이치겠다.

사진만 접했을 땐 덩치가 그리 크지 않다고 느꼈었는데 실제로 보니 예상보다 큼직하고 시원스럽게 생겼다. 카니발보다 약간 작고 카렌스보다 많이 큰 정도랄까. 쏘렌토와 스포티지의 중간이라는 느낌도 든다.


외관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튀지 않으며 무난한 밴 스타일이지만 차체가 낮아 안정감 있고 튼튼해 보이면서 디테일들은 세련된 편이다. 전면은 듀얼 메쉬 그릴과 커다란 엠블럼 덕분에 존재감이 상당하고, 측면과 후면도 균형이 잘 잡혔다. 후면에선 범퍼 중앙에 후미등이 위치한 것이 특징. 선택사양인 18인치 휠과 앞 뒤 범퍼하단의 메탈 스키드 플레이트는 스포티함을 더한다.


시승행사 차량들은 다양한 색상으로 조합되어 눈요기가 쏠쏠했는데, 올란도는 딱히 어떤 색상이 가장 멋지거나 별로이기보다는 각 색상별로 잘 맞아떨어지는 느낌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아무래도 화이트나 실버가 판매량은 높지 않을까 싶다. 벨벳 레드라는 붉은색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그럴싸하니 여성 오너라면 적극 고려해보는 것도 좋을 듯.


실내를 살펴보면 먼저 7인승이라는 타이틀답게 넓은 공간을 자랑한다. 특히 폼으로만 달렸던 다른 7인승 차량들의 궁색한 3열 시트 대비 올란도의 3열은 성인에게도 그리 불편하지 않은 정도이며, 계단식 시트 설계로 2열과 3열 승객의 시야도 나쁘지 않다.

다만 3열 시트까지 펼치고 리어해치를 열면 커다란 짐을 싣기가 곤란해진다. 대부분의 오너들이 평소엔 3열 시트를 접어 5인승으로 사용하고 그 뒤로 여유로운 공간을 활용하지 않을까 싶다. 3열 시트는 깔끔하고 평편하게 접히기 때문에 굳이 5인승을 따로 제작할 필요는 없겠다.


운전석에 앉아보니 센터페시아를 비롯해 스티어링휠, 기어변속레버, 계기판, 각종 조작부와 버튼 등의 인테리어 디자인은 다분히 GM스럽고, 윈스톰이나 라세티의 분위기라던가 캐딜락 차종들에서 보였던 터치들도 혼합되어 그리 낯설지 않다. 적용된 소재들의 질감은 상당한 수준임으로 불만이 나오지 않는다.

시트 착좌감은 무난하고 틸트와 텔레스코픽 모두 지원하는 스티어링휠이 완벽한 운전 자세에 도움을 준다. 출발 전 어두운 장소에서 확인한 계기판 등의 조명은 현대차와 비슷한 파란색인데 시인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도 비슷하다.


센터페시아 오디오 조작부가 열리고 그 안에 수납공간이 위치한 것은 이채롭다. 네비게이션이 옵션으로도 없다는 것을 문제 삼는 지적이 많았는데, 기자 개인적으론 맵 선택의 자유가 없고 질 떨어지는 순정 네비게이션을 선택하느니 그 값으로 원하는 맵과 기종을 선택할 수 있는 전문 장착점에서 매립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방법이라고 본다. 최근에는 미관상으로도 순정 못지않은 깔끔한 마감재들이 많아서 만족감이 상당하며, 올란도 또한 해외버전처럼 상단 정보패널 위치에 매립이 가능할 것이다.


이제 올란도와 함께 달려본 시승 후기로 넘어가보자. 행사에서 마련된 시승 코스는 길다고 할 수 없었지만 복잡한 도심에서 시작해 고속주행이 가능한 자동차 전용도로, 코너가 반복되는 국도변까지 포함되어 전반적인 주행성능 체크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올란도의 주행성능이나 감각은 다분히 무난한 성격이다. 그다지 모난 구석 없이 2리터 디젤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 범위 내에서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성능을 발휘한다.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36.7kg.m라는 수치를 갖고 있다.


시내주행에서 스트레스는 없다. 기존의 국산차에서 두드러지는 가속페달의 지나친 초반 응답성(정지 상태에서 살짝만 밟아도 앞이 들리면서 톡 하고 튀어나가는)도 적당하게 조율된 느낌이라 만족스럽다.

다만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속도를 높여가면 디젤엔진 특유의 풍부한 토크감으로 쭉쭉 뻗어나가는 맛은 다소 부족하다. 마치 2.5리터 정도의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에 무단변속기가 조합된 듯 부드럽고 꾸준한 가속이 이루어지는 특징을 나타낸다.


수동모드를 사용해도 간결하게 변속되며 스포티한 반응을 끌어내기보다는 느긋한 느낌으로 일관되게 어떤 영역에서나 순발력보다는 매끄러움을 강조한다. 고속에서의 직진 주행 안전성은 160km/까지의 실용 영역에서 무난한 거동을 보였다. 급차선 변경을 시도하니 다소 가벼운 스티어링휠이 신경쓰이지만 원하는 라인대로 곧잘 이어가는 움직임은 기특하다.


올란도는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 판매되는 글로벌 전략 차종이다. 따라서 다양한 환경과 취향을 한 대의 차로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기 때문에 가장 민감할 수 있는 서스펜션 세팅 등에서는 판매되는 국가들의 실정을 고려해 별개의 세팅을 하고 있다.

스포티, 미디엄 컴포트, 컴포트, 울트라 컴포트로 구분하여 각각의 시장 특성에 맞게 적용한다는 서스펜션 세팅 중에서 한국시장 판매모델은 미디엄 컴포트를 적용했다고 한다. 물론 각 세팅별로 체감적인 차이는 크지 않고 기본적인 성향은 비슷할 것이다.

과거 물침대라던 국산차나 이와 별 차이 없던 미국차의 감각과는 전혀 다르다. 기자가 느끼기에 올란도의 하체와 가장 비슷한 국산차로는 의외로 세단인 현행 쏘나타가 떠오른다. 결코 단단하지 않지만 노면 정보는 꽤나 직감적으로 전달하고 과속방지턱에서 과하게 출렁대지는 않는다. 국내 도로환경이나 운전자들의 취향을 감안했을때 올란도의 하체는 적당한 수준으로 받아들여진다.


굽이진 커브에서 일상 주행보다 꽤나 빠른 속도로 몰아치며 앞머리를 돌려대자 스티어링휠에서 느껴지는 감각은 무딘 편이지만 섀시가 롤링을 곧잘 이겨내며 다소 휘청거리더라도 고분고분한 거동을 보여준다. 235mm의 18인치 신발도 진득한 코너링에 한 몫 거들고 있다. 체감상으로만 본다면 직선에서 단단한 것 같은데 코너에서 쏠리는 느낌은 최근의 다른 국산차들과 비슷하기도.

브레이킹은 다른 GM 차량들에 익숙하다면 문제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적응하기까지 신경을 써줘야 한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초반 응답성이 예민하지 못해서 깊게 밟기 시작해야만 제대로 선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런 감각이 너무 심해서 짜증났던 캐딜락 SRX같은 차량도 있었지만, 그에 비하면 올란도는 무난한 수준으로 불만이 나올 정도는 아니다.


에필로그
예상보다 야심차게 시작된 GM대우, 아니 쉐보레의 새로운 한국 상륙작전은 올란도라는 꽤나 훌륭한 무기로 인해 성공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뒤이어 아베오와 카마로 등이 출격을 대기하고 있으며 올 해 안에 많은 차종들을 선보인다고 하니, 쉐보레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게 느껴질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

올란도는 많은 사람들에게 두루 사랑받을 수 있는 요건을 갖춘 차다. 유달리 모난 구석 없이 고분고분 말도 잘 들으면서 넓은 공간 활용성과 뛰어난 실용성으로 만족감이 높은 다양한 매력을 가졌다. 시승기 본문에 깜빡하고 언급하지 않았는데 평범한 4기통 디젤엔진 차량으로선 굉장히 뛰어난 정숙성도 갖추고 있다. 차후 정식 시승을 통해 올란도의 또 다른 모습과 장단점들을 소개해 드릴 예정이다.





Copyright © CARISYOU. All Rights Reserved.

토크/댓글|0

0 / 300 자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