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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니치 마켓을 공략하는 영가이, 현대 엑센트

현대차의 엔트리급 세단 엑센트는 차급을 뛰어넘는 다양한 편의장비와 안전사양을 갖추고 경차와 준중형차의 니치마켓 공략을 위한 첨병으로 등장했다. 다시금 소형차 르네상스를 위해 질주하는 엑센트의 분발은 최근 선택의 폭을 넓힌 다양한 라인업의 추가로 한결 큰 힘을 얻는 모습이다.

글 / 김훈기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kimhoonki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그동안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소형차의 인기는 각종 세제혜택으로 무장한 경차와 중형급 포스를 내뿜는 준중형차 사이에서 적절한 포지셔닝을 차지하기가 어려워만 보였다. 하지만 과거 소형차가 부흥기를 이끌던 시절, 그 중심에 현대차의 엑센트는 빠질 수 없던 존재였다.

1994년 4월 첫 출시 후 5년 동안 국내에서만 41만 대를 팔아 치웠으니 지금의 아반떼 만큼의 호사를 누렸으리라. 그 시절 엑센트는 엑셀의 후속으로 출시되어 이름만큼 톡톡 튀는 바디컬러와 개성 넘치는 디자인, 그리고 강력한 동력성능으로 고객에게 어필했다. 그리고 그러한 부분들은 상당수 수용되어 경차 전성시대의 한 획을 담당했다.


하지만 양은냄비와 같던 열기는 이후 베르나로 계승된 모델에서 우수한 경쟁차종들과 시장의 강력한 물살을 감당하기엔 역부적인 모습으로 지지부진한 판매량을 이어왔다. 이유인즉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시간이 경과할수록 경차의 경제성과 준중형의 성능이란 틈새에서 특별한 매력을 발산하긴 쉽지 않은 과제로 손꼽혔다. 하지만 역 발상을 하면 경차와 준중형의 부족한 부분을 적절히 보완한 모델로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면 여전히 충분한 매력을 갖추고 있는 세그먼트다.


현대차는 베르나의 후속모델이자 프로젝트명 ‘RB’로 개발한 차량을 출시하며, 11년 만에 엑센트라는 차명을 부활시켰다. 하지만 그 동안 베르나의 수출명을 엑센트로 해왔기에 엄밀히 따지면 엑센트의 부활은 일부 지역에 국한되겠다. 현대는 이번 신형 엑센트의 출시로 내수명과 수출명의 통일을 고려한 차명의 부활과 예전 엑센트의 높았던 인지도를 끌어오려는 모습을 내비친다. 해외와 국내의 차명을 통일하려는 움직임은 지난 신형 아반떼부터 시작되었다. 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하는 현대차의 노력을 엿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신형 엑센트의 주된 타깃층은 여전히 이전 엑셀에서 엑센트로의 변화와 동일한 모습으로 20~30대의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전면에 내세우는 케치프레이즈도 ‘가이즈 라이선스 엑센트(Guy’s License Accent)’로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스타일과 동력성능을 내포하며, 젊은층을 자극하고 있다.


소나타에서 시작된 현대차의 디자인 조형미학 ‘플루이딕 스컬프쳐’는 엑센트까지 이어졌다. 그랜저, 소나타, 아반떼, 엑센트에 이른 패밀리룩은 이제 호불호를 떠나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운명. 이미 국내도로에 상당수 유연한 역동성을 뽐내는 차량들이 즐비하고 말았으니 말이다.

얼핏 그랜저와 소나타의 구별이 쉽지 않듯 아반떼와 엑센트의 구별은 더욱 어렵다. 패밀리룩이란 개념은 이러한 것이라며 현대차가 새롭게 출시하는 모델마다 묵언으로 보여주고 있다.


시각이미지란 지속적인 반복효과에 따른 판단력의 상실을 일으키는 것인지 엑센트를 처음 마주할 때 ‘정제’란 단어가 떠올랐다. 처음 소나타를 대면할 때 혼돈스럽게 느껴졌던 선과 면의 조화는 엑센트에서 순화된 느낌을 전달한다. 먼저 보닛의 굵은 선들은 역동적인 이미지를 발산하며, 헤드램프는 아반떼의 그것과는 유사하지만 좀더 강인한 모습이다. 육각형의 헥사고날 라디에이터 그릴 또한 라인보다는 면을 우선시 하며 심플하며 역동적인 느낌을 전달한다.

좌우측 헤드램프와 매칭되는 안개등은 전면의 강인함 속에 날카로움을 전달하는 포인트로 아반떼와 구분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하 사이드 디자인은 아반떼와 유사하게 풍부한 볼륨감과 예리한 캐릭터 라인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했으며, 프런트 오버행을 짧게 가져가 스포티한 역동성을 보여준다. 후면 디자인은 아반떼의 리어램프가 곡선의 형태로 날카로운 면모를 보인 반면, 엑센트는 단순한 선처리로 고전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다.


엑센트의 인테리어를 마주하면 정제란 단어는 다시금 상기된다. 대시보드를 비롯한 센터페시아의 디자인은 단출하지만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으로 각 버튼의 사용질감에 있어서도 만족스러움을 제공하는 모습. 아반떼의 독창적인 인테리어에 불편함을 느꼈던 고객이라면 엑센트의 인테리어는 탐하고픈 아이템이 될 수 있겠다.

이전 베르나와 비교해 전장과 전폭에서 70mm, 10mm 상향 조정된 실내는 70mm 늘어난 휠베이스와 함께 좀 더 여유로운 실내공간의 확보로 소형차에선 눈여겨볼 부분이다. 또한 이와 함께 소형차 최초로 적용된 버튼시동 스마트키와 후방 주차보조 시스템 등의 편의사양은 높아만 가는 국내 고객들의 눈높이를 위한 조치로 보인다.


시인성이 높은 계기판은 좌측 타고미터, 우측 스피드 미터를 위치하고 중앙 상단과 하단으로 차량 정보를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했다. 운전석을 비롯한 보조석 가죽시트는 수동으로 조절이 가능하며, 착좌감이 우수하지 못해 아쉽다. 고급스러움 보다는 격식만을 갖춘 세팅으로 스티어링휠을 비롯한 셀렉트레버의 질감에 있어서도 다소 불편한 마음이 앞선다.

그밖에 안전사양으로는 운전석 및 동승석, 사이드&커튼 에어백에 이르기까지 탑재되었다. 또한 액티브 헤드레스트까지 전 모델에 기본 적용돼 충분한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신형 엑센트의 초기 라인업은 1.4 MPI 엔진과 1.6 GDI 엔진을 탑재한 차량만이 존재했다. 하지만 이후 1.6 VGT 엔진의 탑재와 각 라인에 5도어 모델을 추가함으로써 다양한 선택의 폭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 중 시승에 사용된 차량은 1.6 GDI 엔진을 탑재하고 6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된 차량이다. 이전 아반떼에 탑재되었을 때도 부족함 없는 동력성능을 보였던 최고출력 140마력, 17.0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했던 1.6 GDI 엔진은 더욱 작은 차체와 경량화된 엑센트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먼저 초반 가속에 있어 경쾌함이 전달된다. 스티어링휠은 최근의 현대차 중 가장 만족스러운 움직임 마저 보였고, 차체의 사이즈도 운동성능을 충분히 커버하는 모습. 자동 6단 변속기는 소형차에 있어 과분하게 생각될 발전으로 변속감 역시 적정의 세팅으로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직진주행성은 시속 120에 이르기까지 거침없는 성능을 발휘한다. 이후 고속 크루징에선 다소 힘겨운 모습으로 엔진의 최대치를 쥐어짜듯 나아간다. 이때 엔진소음은 초반에만 다소 거칠 뿐 이후 고속으로 갈수록 익숙해진다. 그래도 소형차 급에선 여전히 발군의 실력으로 하체와 브레이크의 안전성이 좀더 발전된다면 꽤나 흥미를 가져다 주겠다.

신차를 거듭할수록 적정 세팅을 찾아가는 모습을 내비치는 스티어링휠은 엑센트에서 이전에 없던 믿음을 가져다 줬다. 적극적인 코너링 공략에 있어서도 약간의 언더 성향으로 매끄럽게 탈출한다. 일반적인 공도주행과 요철에 있어 승차감 또한 적정수준을 유지하는 모습. 다만 2열 시트에 탑승할 경우에는 1열과는 상이한 반응의 승차감을 전달하며, 차체가 커졌다 하지만 여전히 여러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신형 엑센트는 라인업이 다양한 만큼 선택의 폭이 넓음이 가장 큰 장점이겠다. 가솔린 및 디젤엔진을 비롯한 해치백 모델에 이르기까지 경차와 준중형에서 불가능한 경제성과 합리성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부분들은 충분한 매력요소로 작용된다. 더구나 최근 유가상승과 맞물린 고연비 차량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폭되는 가운데 국내외 메이커에서 소형차 분야에 계속적인 신차와 풀모델 체인지를 예고하고 있어, 소비자들은 다시 한번 소형차 르네상스를 떠올려 보게 되는 날들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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