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로 거듭난 포드 포커스는 유럽 포드에서 글로벌 C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발되어 전 세계로 판매되는 모델이다. 다부진 스타일링과 첨단 장비, 직분사 엔진과 듀얼클러치 미션 등으로 상당한 상품성과 내공을 고루 갖춘 포커스를 만나보도록 하자.
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사진 /
양봉수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시승차인 해치백 모델의 외관을 먼저 살펴보면, 포드 엠블럼을 제외하곤 머릿속에 선입견으로 박혀있던 예전 미국차의 이미지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유럽산 핫 해치의 느낌으로 굉장히 스포티하면서 암팡진 외모가 인상적이고, 무엇보다 개성이 뚜렷한 스타일이다.
각각의 디테일 또한 마찬가지로, 특히 전면의 커다란 3분할 공기흡입구와 후면의 독특한 리어램프 형상이 눈에 띈다. 측면에서 바라보면 전륜구동임에도 앞 오버행이 길지 않고, 비스듬히 누운 A필러부터 시작된 루프라인이 뒤에서 살짝 낮아지며 빵빵한 엉덩이와 맞물려 공격적으로 전진하는 형상을 자아낸다.
실내로 들어서 운전석에 앉으면 스포티한 느낌이 더욱 배가된다. 전투기 조종석을 연상시키는 분위기로서, 기어변속레버를 비롯한 각종 장비들이 손에서 가깝게 배치되어 달리는 도중에도 모든 조작이 굉장히 간결하고 편리하다. 동행한 우리 팀 기자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부분.
포커스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요즘 시대에 걸맞게 스마트한 첨단 장비들이 적용되었다는 것.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 개발한 음성인식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싱크(SYNC)와 연동된 마이포드 터치(MyFord Touch) 기능을 통해 다양한 IT기기들을 편리하게 작동할 수 있다. 차 안에서 음악을 듣거나 전화를 걸고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는 등의 행위들을 복잡한 조작 없이 간단하게 처리 가능하다.
와이파이 핫스팟 기능도 빠질 수 없다. 별도 수신기 없이도 스마트폰이나 테블릿 PC 등의 통신기기를 USB 단자에 연결하면 차량 전체가 와이파이존이 되어 5명까지 동시에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이쯤 되면 달리는 스마트 기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포티한 내외관이나 첨단 장비들도 중요하겠지만 자동차를 평가할 때 최우선되는 것은 역시 주행능력. 포커스는 이 부분에서 가장 높은 만족도를 선사한다. 2리터 가솔린 직분사 엔진의 최고출력 162마력과 최대토크 20.2kg.m라는 수치는 평범할 수 있지만, 동급에서 보기 드문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매칭되어 수치가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몸소 실천한다.
기어변속레버를 D모드에 놓고 주행하면 가솔린 엔진다운 정숙성과 편안함이 돋보인다. 컴팩트한 덩치에 걸맞게 필요 충분한 힘을 발휘하며 느긋한 주행을 즐길 수 있다. 반면 S모드에서는 다른 차종들의 스포츠모드와 다르게 D모드와 굉장히 확연한 차이를 나타내며 성격이 돌변한다. 모든 반응이 즉답식으로 빨라지고 엔진음과 배기음 또한 살아나면서 오른발을 부추긴다.
그 상태로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 쭉 뻗어나가면 듀얼클러치의 재빠른 변속과 함께 꽤나 시원스런 가속이 펼쳐진다. 160km/h 이상의 고속 영역으로 넘어가면 속도계의 바늘이 굼뜨게 올라가지만 배기량을 감안하면 무난한 수준. 하지만 고속에서의 안정감은 차의 급에 비해 탁월할 정도로 안정적인 편이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포커스의 하체다. 시승 당일 와인딩 코스로 향하지 못한 것을 나중에서야 후회할 만큼 인상적인 반응을 선사했다. 스티어링 감각부터 묵직하고 날카로운 유럽차의 성격과 닮아있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며, 예상을 뛰어넘는 단단하고 세련된 하체가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고속에서의 차선 변경이나 인터체인지에서 느껴지는 안정된 거동 또한 흐트러짐 없는 모습. 훌륭한 접지력과 탄탄한 섀시로부터 전해져오는 믿음직한 감각들은 급격한 코너를 만났을 때 스티어링 휠을 마음먹은 대로 휘감아도 일체의 불안감 없이 깔끔한 움직임을 나타낸다.
예상치를 뛰어넘는 운전재미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살펴보니 역시나 토크 백터링 컨트롤 시스템이란 장비가 달려있다. 좌우 구동력을 상황에 따라 스스로 컨트롤함으로서 안정적이고 예리한 코너링을 가능케 하는 것. 이러한 장비는 고성능 차종에선 익숙하지만 포커스 정도의 급에서는 다소 어색할 정도.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100km/h 정도로 주행하다 저 멀리 뒤에까지 따라오는 차량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풀 브레이킹해서 정지한 결과 역시 예상보다 안정적인 반응. 포커스는 이렇게 마지막까지 주행성능의 모든 부분에 걸쳐 의외의 실력을 보여줬다.
이정도 운전재미를 갖추고도 항간에 들리는 경쟁상대가 현대 i40이라니 그게 무슨 소린가 싶다. 달리면 달릴수록 머릿속엔 폭스바겐 골프부터 떠올랐고, 볼보 C30이나 아우디 A3의 감각도 기억을 더듬어 되새겨봤다. 국산차 중에서는 2리터 엔진에 듀얼클러치를 달고 하체와 브레이크를 보강한 벨로스터가 나온다면 가장 비슷하지 않을까 싶은 상상도 해보게 된다.
에필로그
신형 포커스는 개성 넘치는 외모와 만족도 높은 실내 인터페이스에 첨단 장비들까지 결합된 매력적이고 똑똑한 녀석이다. 무엇보다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쏠쏠한 운전재미까지 곁들여졌으니 오감을 모두 만족시키는 차종이 아닐 수 없다.
시승하기 전과 후의 평가가 이만큼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세삼 느끼면서, 한편으론 그동안 포드차에 대한 관심도 자체가 너무 떨어졌던 것은 아닌지 기자 스스로 돌이켜보는 계기도 되었다. 사실 최근의 포드차는 과거와 달리 상품성이 괄목할 만큼 높아진 수준에 이르렀다. 그것을 몸소 증명하고 일깨워준 포커스는 앞으로 꾸준히 눈여겨봐야할 중요체크 차종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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